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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전학온 한 학생에게 지나친 체벌을 가해 물의를 일으키고있다.

 

학생과 가족들은 담임 교사가 체벌은 물론 줄곧 인격 모욕적인 발언을 해왔다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담임 교사는 폭행은 사실이지만 우발적이었으며 인격을 모욕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있다.

 

해당 학교 재단은 이 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며, 폭행 당한 학생은 현재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다"며 전학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면학 분위기 흐린다'... 교사, 공고전학생 폭행

 

G공고를 다니던 K(17)군은 지난 9월 5일 O고로 전학왔다. K군은 기술을 배우는 공고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부모를 설득해 이 학교로 옮겨왔다.

 

K군은 지난 달 17일 교내 계단에서 담임인 김교사에게 수차례 뺨을 맞고 배를 걷어차이는 등 폭행을 당했다. K군과 학교측에 따르면 이날 김 교사는 K군에게 "2층에서 기다리라"고 했지만 서로 길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다.

 

잠시 뒤 K군을 만난 김 교사는 갑자기 화를 내며 손과 발로 때렸다. K군은 "왜 맞는지도 모르면서 신나게 맞기만 했다"고 말했다.

 

처음 K군은 이런 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말하지 않았다. 며칠 동안 불면증에 시달린 K군은 부모에게 편지를 써 담임교사의 폭행을 알리고 등교를 거부했다. 결국 K군 가족들은 학교를 찾아가 강하게 항의했다.

 

담임교사 "때린 것은 잘못... 인격적 모욕은 안 했다"

 

담임인 김 교사는 3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학생을 때린 것은 크게 잘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학부모와 통화해서도 잘못했다고 했고, 치료비 등에 쓰라고 60만원을 드렸다"며 "지금이라도 용서를 빌라면 빌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K군이 전학 온 뒤 전교 1등이던 반이 2등으로 떨어져 분위기를 흐트린 것 아니냐'는 생각이 있었고, 우발적인 폭행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K군의 잘못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폭행 전날 K군이 교내 3층 화장실에서 흡연하다가 적발됐고, 전학을 온 뒤 계속해서 지각을 했다"고 밝혔다.

 

K군과 가족에 따르면, 이번 폭행 사건 이전에도 담임인 김아무개 교사는 동급생들 앞에서 K군에게 심한 모욕과 수치심을 줬다. K군은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김 교사가)'양아치'라고 부르고, 이동수업을 할 때도 '우리 반에 오염물질이 들어왔다'는 등의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사는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K군을 비롯한 몇몇 학생이 똑같은 모양의 손목시계를 차고 있길래 '양아치 시계를 찬 사람'이라는 말은 한 적이 있지만, 오염물질이니 하는 말은 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O고 관계자는 "학부모가 찾아와 교장 면담을 하면서 파악해 보니 체벌에 과한 점이 있었다"며 "'양아치'니 하는 발언 등 인격적으로 수차례 걸쳐서 모욕했다는 얘기도 학부모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교사는 따로 사건조사를 해서 징계위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폭행 사건 뒤 전학 준비 들어간 K군

 

K군은 이번 사건 뒤 다시 전학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은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서는 전학 갈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K군의 어머니 유아무개씨는 "같은 학교에 있다면 김 교사와 아들이 언제라도 만나지 않겠느냐"며 "학교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전학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O고 관계자는 "어떻게든 K군을 설득해 학교에 다시 나오게 하려고 담임교사를 바꾸는 등 조치를 취해주겠다고 했으나, 가족들 반대가 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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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영훈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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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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