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가 건강해야 인간이 건강하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했다.
습지보전을 위한 지구촌 환경축제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가 막을 내렸다.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CECO)를 중심으로 열린 람사르총회에는 140개국 2288명의 습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번 람사르총회는 습지인식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포스트(Post) 람사르’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창원선언문' '논 습지 결의문' 등 채택
4일 총회에서는 '창원선언문'을 채택했다. 우리나라가 초안을 작성하고 전문가 회의를 거쳐 마련된 것이다. 창원선언문은 습지를 '천연의 물 인프라'로 인식하고, 습지를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국가 정책, 인간 생활개선에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제출한 '습지 시스템으로서 논의 생물다양성 증진'에 관한 결의문은 일부 당사국들의 의견 대립으로 난항을 겪었으나, 총회 마지막 날 채택되었다.
논 습지 결의문은 람사르습지 등록 등을 통한 논의 생태적 가치 보전과 인식증진 강화를 요청하고, 지속가능한 농법을 통하여 논의 생물다양성을 증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물새 비행경로 보전을 위한 국제협력 증진'이란 결의문은 '동아시아 갯벌 국제 심포지엄'의 결과를 포함시킨 것인데, 황해지역의 연안습지가 경제․문화․경관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철새 이동경로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중요함을 인지하고, 람사르습지 지정, 국제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는 2009년 2월에 열리는 상임위원회 회의 때 위치가 결정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지역이니셔티브에 대한 승인 절차 변경으로 인하여 결의문 33번 '개최국에 대한 감사 표명'에서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를 언급했다. 경남도는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가 경남에 위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환경외교 위상을 제고하고 회의 개최능력을 향상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번 람사르총회 개최 성과를 바탕으로, 2012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총회와 세계환경정상회의(Rio+20) 유치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친화적 국제행사 평가받아
이번 람사르총회는 환경친화적 국제행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총회기간동안 총회참가자뿐 아니라 일반시민도 함께 '탄소상쇄기금'을 납부하며 탄소감축노력에 동참했다. 또 참가자들은 개인컵 사용, 종이사용 최소화, 친환경 수송수단 사용 등을 이행해 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탄소상쇄기금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탄소감축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총회기간동안 CECO 행사장에 탄소상쇄기금부스를 운영하여 총 2339명(11월 3일 현재)이 동참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경남도청 공무원들이 대거 기금을 내기도 했다.
총회참가자들에게 휴대용 스테인레스컵을 제공하여 종이컵 대신 이용하도록 유도하였고, 친환경성을 고려하여 총회브로셔와 탄소상쇄기금증서 등을 친환경인증지류로 제작하였다.
종이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회참가자들에게 USB를 제공하여 종이대신 USB로 자료공유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회의자료 및 업무자료에 친환경 재생용지를 사용하였다. 이번총회에서는 300여명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노력이 빛났다. 환경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원봉사 참여증서 수여식이 5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람사르총회 기간 동안 습지생태관광도 활성화되었다. 우포늪(소벌)과 주남저수지는 총회기간 동안 평일 4000~5000여명이 다녀갔다. 주말과 휴일에는 우포늪 10만명, 주남저수지 3만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지난 2일 총회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공식 생태탐방에는 531명이 참여했다. 총회참가자은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을 비롯해 순천만, 주남저수지, 낙동강 하구, 봉암갯벌, 해인사, 대원사, 왕등재늪 등을 둘러보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지역문화를 체험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의 성공적 개최로 환경선진국으로서 경상남도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다"며 "람사르총회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향후 습지보전에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포스트 람사르 정책에도 국민들이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외국 전문가 등 5~7일 DMZ 방문
람사르총회에 참가했던 10개국 20여명의 외국인과 외신기자들은 5~7일 사이 2박3일 일정으로 DMZ(demilitarized zone)를 탐방한다. 이번 탐방은 경남도와 국가습지사업단 한강-임진강 관리단의 공동주최로 실시된다.
경남도는 "제10차 람사르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국외참가자를 대상으로 신청자를 모집하여 지난 반세기 동안 출입이 통제된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공간이자 생명벨트인 DMZ를 소개하게 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서부 DMZ권 한강하구와 임진강 유역의 성동습지와, 장단습지, 문산습지, 임진각습지, 초평도 습지를 탐방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종 1급인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저어새 등 8종과 2급인 큰고니, 개리 등 21종, 황조롱이, 매, 흑두루미 등 천연기념물 22종이 서식하고 있다.
옹진 장봉도 습지보호구역 등 3곳 람사르 등록 추진
한편 우리 정부는 국내 연안습지보호지역 3곳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을 추진한다. 4일 국토해양부는 옹진 장봉도 습지보호지역을 람사르 협약 등록 습지로 추진하기 위해 람사르 정보기록지(RIS : Ramsar Information Sheet)를 이번 주 내로 람사르 사무국에 전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습지보호지역 중 가장 넓은 면적(68.4㎢)을 가진 옹진장봉도 습지보호지역은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의 번식지로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우수한 지형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2003년 12월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또 국토해양부는 서천갯벌 습지보호지역과 곰소만 습지보호지역(고창갯벌과 줄포만갯벌 습지보호지역 포함)을 2009년 중에 람사르 습지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람사르 등록 습지는 연안습지 2개를 포함한 11개, 면적은 8198ha다. 이번 옹진장봉도 습지보호지역 등 3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될 경우 람사르 습지 면적이 1만8218ha가 되어 현재의 두 배 이상의 면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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