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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은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람사르COP10)를 어떻게 평가할까? 환경단체들은 이번 람사르총회가 부분적으로 성과를 거두었다며 '절반의 성공' 내지 '습지 인식 증진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경남환경연합 "이명박 대통령의 개막 축사는 립스비스"

 

 환경단체들은 제10차 람사르총회를 평가하면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환경연합 등 국제 환경운동가들이 람사르총회가 열린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연안매립에 반대하며 연 퍼포먼스 모습.
환경단체들은 제10차 람사르총회를 평가하면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환경연합 등 국제 환경운동가들이 람사르총회가 열린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연안매립에 반대하며 연 퍼포먼스 모습. ⓒ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마산창원진해․거제통영․진주 등으로 구성된 경남환경연합은 4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람사르COP10는 습지 인식 증진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람사르총회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시민들의 습지  인식증진"이라며 "하지만 람사르총회에 걸맞는 습지관련 체험프로그램이 아닌 일반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대행사들로 채워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외국의 습지보호 사례나 국내습지의 실태 등 정작 중요한 내용을 담은 전시 프로그램들은 일반시민들이 접근할 수 없는 총회장 내에만 설치하여 그들만의 행사라는 따가운 지적도 있었다"며 "이번 람사르총회는 행사진행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국민들의 습지 인식 증진(SEPA)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 평가했다.

 

우포와 주남저수지 등 공식 탐방행사에 대해, 이 단체는 "현장투어는 습지파괴와 철새서식 환경 훼손만 하였다"며 "경남도와 환경부는 여러 가지 부적절한 시설물을 설치하였고, 이로 인해 자연스런 생태환경은 인공화되었고 주남저수지는 동네 유원지가 되어버렸다"고 비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람사르총회 개막식 축사를 통해 "람사르 모범국가가 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 단체는 "그 말은 결국 공수표"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화려한 개막식 축사가 있은 지 불과 이틀 만에 이번 총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인 논습지의 가치를 전면 부정하는 농지규제를 없애는 정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경남환경연합은 "람사르 사무국은 한국이 새만금을 비롯해 이후 추가로 매립되는 연안습지에 대해 사전에 생태영향조사를 실시하여 보고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한국정부는 람사르사무국이 제출한 이 결의안에 대해 타당한 근거 없이 거부하고 삭제를 요구하는 등 총회개최국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연안매립의 금지가 아닌 생태영향 보고 정도의 당연한 요구조차 부정한 한국 정부의 이러한 태도가 두고두고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것은 자명하며 이번 총회의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남환경연합은 "이번 10차 람사르총회가 논의한 32개 의제에 대해 차후 심층적인 평가와 함께 우리나라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국NGO네트워크 "주요한 부분은 진전 없는 절반의 성공"

 

습지와새들의친구 등 전국 68개 단체로 구성된 '2008 람사르총회를 위한 한국NGO네트워크'는 이날 별도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주요한 부분에서는 진전 없는 절반의 성공"이라며 "갯벌 등 연안습지 개발사업에 대한 정책 변화 없는 말잔치뿐인 회의 진행"이라고 지적했다.

 

한국NGO네트워크는 "낙동강하구, 한강하구, 금강하구 등 국제적으로 중요한 한국의 주요 갯벌과 강 하구습지 등은 포함되지 않는 등 람사르협약 가입국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협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습지 중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전체면적은 8198ha로 158개 람사르협약 가입국 중 132번째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한국의 습지가 연안매립과 대운하 건설로 위협받는다"며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공사 중이거나 계획된 간척사업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향후 11만2500ha(1125㎢), 2003년 기준으로 남아 있는 전체갯벌의 44.1%가 다시 사라지게 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올해 정부가 람사르습지로 추가 지정한 면적은 48ha이며, 반면 연안매립을 추가로 승인한 면적은 그 25배가 넘는 1206ha에 이른다"며 "추가 매립이 승인된 지역에는 경남의 갈사만과 전남 압해도, 낙동강하구의 눌차만 같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NGO네트워크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강화도와 가로림만 갯벌에도 현재 조력발전소 건설계획이 논의되고 있어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만약 운하건설이 강행될 경우 한국 정부가 작성한 내륙습지 목록에 수록된 84%의 습지가 소실되게 된다"고 밝혔다.

 

한국NGO네트워크는 "습지보전법의 경우 습지보호지역의 지정목적에 반하는 건축행위까지도 '합법적'으로 시행될 수 있으며, 습지보전기본계획은 구체적 실행력을 전혀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습지심의위원회에 대해, 이 단체는 "한국 정부는 2007년 12월 국가습지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한국 정부가 COP 9 이후 이룬 성과의 하나로 람사르사무국에 보고하였다"면서 "하지만 경제활동 촉진을 위한 규제철폐의 한 방편으로 행정안전부 차원에서 람사르 총회 직후 국가습지심의위원회를 폐지할 예정에 있어 람사르 총회 개최의미를 유명무실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향후 전 세계 습지보전을 위해 노력하는 NGO의 소통과 활동을 지원하는 등 보다 긴밀한 공동협력을 만들어가기 위해 국제습지 NGO 네트워크를 결성하기로 합의하여 폐막식에서 공식 선언한 것은 조그마한 성과"라고 지적했다.


#람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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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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