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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엇이든 처음은 다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최초라는 말에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간에 강박적으로 메달리는 것이다. 세계최초로… 등등. 원조란 말도 따지고 보면 최초에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초는 반드시 궁금증을 유발한다. 오래된 제과점이라고 하면 별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는다. 헌데 우리나라 최초의 제과점이라 하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 이성당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으로 알려진 이성당. 1945년도에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으로 알려진 이성당. 1945년도에 문을 열었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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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제과점은 서울이나 부산에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군산에 있었다. 군산시 중앙로 1가에는 일제시대 지어졌음직한 3층 건물이 있다. 이곳 1층에 소재한 '이성당'이 바로 국내 최초로 생긴 제과점이다.

제과점의 내력을 물으니 1945년에 개업했다고 한다. 1945년이면 대한민국이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되던 해가 아닌가.

지금은 두산주류로 인수되었지만 백화양조(전신 조선양조) 역시 군산에서 창업했고, 그 시기는 1945년도이다. 이쯤 되면 짐작되는 바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 이성당이나 백화수복은 일본인이 운영하던 것을 해방과 함께 한국인이 맡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성당의 역사는 더 거슬러 올라간다고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군산엔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했었다. 호남평야에서 난 곡물을 수탈해가기 위해 군산항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아직도 시내 곳곳에는 일제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는데, 이성당도 그런 곳 중에 한곳이 아닐까 싶다.

일제 잔재라면 무조건 없애야만 할까. 역사적, 문화사적 의미는 분명 일제잔재에도 있을 것이다. 비록 이성당이 일본인에 의해 만들어졌다지만, 한국 제과문화의 시초인 만큼 그 의미까지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성당은 제과점이라기 보다 빵집이란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도시의 세련된 케이크와 달리, 읍에 한 곳 있는 제과점에서 봤음직한 케이크들이 진열되어 있다. 지난 9월 이성당을 찾았을 때 이른 오전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제법 북적거리고 있었다. 지역민보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더 많아 보였다.

이성당의 바닐라아이스크림에는 특별한 맛이 있다
 이성당의 바닐라아이스크림에는 특별한 맛이 있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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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꼭 맛보는 게 있으니, 바로 바닐라아이스크림이다. 먹어본 바로는 여태 먹었던 아이스크림과는 확실히 차이가 났다. 살짝 씹히는 알맹이가 들어간 것부터 비교가 되었다. 손님들이 많이 찾는 또 하나는 채소빵(야채빵)이다. 내용물이라 봤자 채선 양배추와 당근, 마가린 정도지만 은근히 구수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foodcolumn.tossi.com과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성당, #군산, #제과점,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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