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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세계가 주목한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가 뽑혔어요. 언론들은 오바마에 대해 크게 다루고 있고 정치계에서는 '오바마 통'을 찾으려 바쁜 움직임을 보이네요. 미국 최초 흑인대통령, 누군가는 혁명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엄청난 변화지요. 뿌리 깊게 박힌 인종차별과 인종편견을 넘어서 흑인이 미국 대통령이 되었네요.

 

오바마 역시 다른 많은 정치인들과 비슷하게 공부를 많이 하였지요. 유명 대학을 나왔고 주 상원의원과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엘리트 길을 걸어왔어요. 그런 그가 정치 야심과 권력욕에 싸여있는 다른 정치인들과 크게 차이나는 지점은 비주류 출신이라는 것이죠. 유학 왔다가 눌러 앉아 잘 살 수도 있었으나 자신의 아버지가 케냐로 돌아갔듯이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는 어려서부터 배웠죠.

 

피부색 때문에 멸시와 부당한 차별을 겪어야했기에 그는 함께 사는 공동체를 고민하며 살아왔지요. 자신과 피부색이 같은 흑인들이 사회 밑바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사는 것을 보며 빈민운동에 뛰어들었지요. 타고날 때부터 비주류였고 살아오면서 약자의 서러움을 느낀 오바마이기에 지금까지와는 분명히 다른 길로 미국을 이끌 거예요. 

 

오바마와 이명박이 닮았다?

 

한국 이명박 대통령은 11월 5일 외교 안보 전문가들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오찬간담회를 가졌지요. 오마바 정부에 대비하여 자문을 구한 자리에서 또 웃지 못할 이야기를 터뜨렸지요. 여태껏 '부시 프렌들리'를 하였던 이명박 정부였기에 오바마 당선은 걱정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일이지요. 그러한 걱정 때문인지 "새로운 미국의 변화를 주창하는 오바마 당선인과 새로운 변화를 제기한 대한민국 이명박 정부의 비전이 닮은꼴"이라며 자평을 했지요.

 

논란이 일 것을 예상했는지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이 어려운 젊은 시절을 보낸 점, 비주류에서 일약 주류로 부상한 점, 당내 경선에서 여성 맞수를 누르고 대선 후보가 된 뒤 '경제이슈'를 선점해 대통령이 된 부분, 개혁과 변화를 기치로 내 걸고 있는 점 등에서 비슷한 게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보태네요.

 

변화라는 화두를 꺼내고 새로운 미국을 만들려는 오바마와 자신의 비전이 닮은꼴이라는 얘기는 정말 블랙코미디죠. 오바마의 공약대로 달라질 미국 모습을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과 정반대이기 때문이에요.

 

이명박 정책은 상행선, 오바마 정책은 하행선

 

오바마는 95%의 노동자(1억5천만명)들에게 감세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지요. 노동자마다 500달러, 노동자 가정은 1천 달러의 소득세 감면혜택을 주며 조세형평성을 갖추겠다고 하네요. '배관공 조'가 화제가 되었듯이 연소득 25만 달러 이하 가정은 세금인상이 없지만 고소득층은 세금을 더 내게 될 것이고 기업과 부유층 세금 특혜가 폐지될 예정입니다.

 

사회 대다수 서민과 사회 약자들을 보호 정책들이 많아지고 노동자들의 단결권 보호가 되고 임금 및 근로조건이 나아집니다. 신자유주의 환상이 깨지면서 미국 노동자 보호를 위해 보호무역이 될 것이며 오바마가 이미 언급했듯이 한미FTA도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오바마의 공약에 대해 매케인은 `부(富)의 재분배'를 통한 `계급투쟁'이라고 공격을 할 정도였지요.

 

이명박 정부는 '1% 강부자'들에게 감세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종부세 ‘사실상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요. 이명박 대통령은 2327만원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1819만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339을 감면받을 수 있게 ‘조세형평성’을 맞추려 하지요. 세수는 줄어드는데 경기부양 하겠다고 재정은 확대하니 그 돈은 어디서 마련 할지 훤하지요. 부가가치세를 9.5% 높이겠다는 정부발표가 있었듯이 서민들의 쌈짓돈을 빼가고 국채 발행하여 재정적자폭이 커지겠지요.

 

'기업 프렌들리'를 위해 사회 약자들을 위한 보호 정책은 줄어들고 노동자들은 국가 경쟁력에 해가 된다고 믿고 있어 열심히 탄압을 하지요. 미국에서 1980년대 실시하고 오바마 당선으로 사실상 폐지된 신자유주의 환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지요. 레이건 노믹스를 흉내 낸 'MB노믹스'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기 때문일까요? 시민들의 웅성거림이 안 들릴 정도로 그의 집착은 대단하지요.

 

당장 대북정책만 보더라도 이렇게 다른데...

 

오바마는 선거운동 초기 "집권 1년 안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요. '악의 축'이라고 북한을 규정한 부시행정부와 다르게 북미 관계가 바뀔 전망이에요. 이미 미국은 10월 11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했고 접촉을 시작하고 있지요. 당장 빠른 관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6자 회담과 직접 협상을 함께 하면서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예측되지요.

 

이명박 정부는 평화통일은커녕 북한을 자극만을 일삼으며 어서 '빨갱이'들 망하기만을 빌고 있지요. 부시와 너무 친한 나머지 북한을 상대하는 방법을 부시행정부에서 배워 와서 쓰고 있지요.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삐라를 방관하고 관계 개선을 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지요. 6자 회담 재개되고 북미 직접 협상이 이루어져서 성과가 나올 경우, 머쓱하니 뒷북치리라 예상되지요.

 

이명박 대통령은 7% 경제성장, 4만 달러 달성, 세계7대 강국이란 앞날을 제시하며 한국의 대표로 뽑혔지요. ‘잘 먹고 잘 살자.’를 얘기하여 민심을 잡았으나 알고 보니 자신을 포함한 강부자들만 해당되는 얘기에 서민들은 뜨악했지요. 사상 유례가 없는 촛불시위를 일으킨 배후로서 그는 당청 엇박자, 불도저식 밀어붙이기, 명박산성을 보여주며 시민들을 지배하려 하지요.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대표 공약 대운하 건설과 747은 얼토당토하지 않은 환상이란 것이 밝혀지고 있지요. 그는 이제 어느 당 소속 정치인이기에 앞서 한국의 대표입니다. 자신의 세계관을 열어서 수많은 사람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지요. 대통령일지라도 사람이기에 만능일 수 없지요. 모르는 부분을 인정하고 세상이 달라지는 흐름을 눈여겨보면서 많은 사람들을 품으려 애를 써야 해요.

 

모르는 데 자신은 안다고 믿는 것을 정신분석학에서 도착이라고 하지요. 타자의 욕망을 알지 못하기에 그에 대한 방어로 스스로 도구가 되면서 불가해성을 해소하려고 하지요. 그리고 잘못될 경우 남 탓하며 자신을 정당화하려 하지요.

 

시대가 바뀌었고 경제도 예전과 다른데 자신은 민심과 경제를 잘 안다고 그는 믿고 있지요.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고 하지요. 스스로 욕망에 도구가 되어 타자의 어려움을 풀려고 하다가 그게 잘 안되니까 잃어버린 10년을 탓하며 과거로만 역주행하고 있지요.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오바마와 닮았다고 하는 그의 현실 인식능력이 걱정스럽습니다.


태그:#오바마, #이명박, #미국대통령, #도착, #강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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