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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다. 주인이 떠난 모래성.
 가을 바다. 주인이 떠난 모래성.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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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이 항상 맑은 건 아니다. 가끔은 흐리고, 그러다가 쌀쌀해지기도 하면서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간다.

지난 여름 바닷가에 가지 못했다. 여름 휴가계획을 잡아놓고 취소했던 아픈 기억이….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매번 산에만 다니는 아빠가 애들은 지겹기도 하겠다.

봄에 동백꽃 보러갔다가 들렀던 돌산 무술목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조카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다. 한참 재잘거리며 모든 것에 재미를 붙일 때다. 여름이 지나간 바닷가는 한적하기만 하다.

여름이 지난 가을바다는 아름답다
 여름이 지난 가을바다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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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목은 특이한 형태다, 커다란 몽돌들이 상층부를 형성한다. 몽돌이 작아지지도 않으면서 바로 모래톱이 드러난다. 근데, 이 모래들이 특이하다. 일반 해수욕장에서 보는 보통 모래보다 무척 알이 작다. 그래서 물을 만나면 단단해 진다.

그러다보니 산책하기에 너무나 좋다. 모래에 빠지지도 않으면서 묻어나지도 않는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모래해변은 촉촉한 감촉이 느껴진다. 해변으로 연인들이 맨발로 걸어 다닌다. 허전한 바다를 부드러운 사랑으로 감싸주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사랑이 깊어가는 해변의 연인
 사랑이 깊어가는 해변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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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가면 꼭 보이는 풍경. 모래에 글쓰기.
 바닷가에 가면 꼭 보이는 풍경. 모래에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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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도들이 찰랑거린다. 애들은 바다와 신경전이다. 물이 차가울까? 들어가 볼까? 처음에는 밀려오는 파도를 피해 다니느라 열심이다. 그러다가 바다와 친해졌는지 물로 들어가 버린다. 첨벙 첨벙.

애들은 바닷가에서 꼭 하는 놀이가 있다. 모래 만지기. 모래성 쌓기. 또 있다면 글씨쓰기. 할 건 다 해본다. 모래를 파니 물이 고인다. 점점 파 들어가면 웅덩이가 되면서 가장자리로 모래성이 쌓인다. 단순한 웅덩이 파기에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고 점점 키워나간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하려던 꼬마조카는 모래를 만지더니 재미를 붙였다.

꼬마 조카. 바다에 가보자.
 꼬마 조카. 바다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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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을 만들자.
 모래성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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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조카. 바다와 친해지니 무척 즐겁다.
 꼬마 조카. 바다와 친해지니 무척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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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는 즐길게 많다. 모래성을 만들다 다른 흥밋거리를 찾는다. 무작정 바라만 보아도 좋은 바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차가운 느낌을 즐겨본다. 파도를 피해 뛰어보기도 하한다.

애들이 떠나간 자리에는 모래성만 남는다. 바다는 여름이 아니어도 좋다. 사람이 빠져 나간 바다는 여러 표정으로 다가온다. 시원한 수평선 너머 희망으로, 텅 빈 바닷가의 허전함으로, 그리고, 사랑이 깊어가는 따뜻함으로….

바다와 놀기
 바다와 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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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예요? 소라게지.
 이거 뭐예요? 소라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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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깊어가는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바다.
 사랑이 깊어가는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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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무술목은 여수 향일암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해양수산과학관도 있어 애들과 함께 가면 좋습니다.



태그:#무술목,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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