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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매일 글을 씁니다. 좋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저로서는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만날 이처럼 뭔가를 쓴다는 건 저 자신이 그저 술이나 좋아하는 무지렁이만은 아니라는 사실의 발견과도 부합되는 것입니다. 즉 저도 살아있다는 어떤 반증의 자긍심이라고나 할까요.

글을 쓰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무시로 사자성어와 한문을 사용하게 됩니다. 헌데 그러한 문구가 들어가는 글은 때론 백 마디 말보다 더한 웅변력을 강조해 주는 경우도 없지 않지요.

아무튼 어제는 한남대학교에 가서 한문 2급 시험을 치렀습니다. 일전 아들이 서점에서 사준 ‘한문 2급 한자능력 검정시험’ 문제지를 공부하고 갔던 것이었죠. 만추에 어울리게 캠퍼스의 여기저기선 낙엽이 휘날리고 그에 걸맞게 나란히 걷는 캠퍼스 커플들의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이윽고 오후 3시가 되어 한문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강의실엔 초등학생들도 많이 온 걸로 보아 한문은 역시나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소 먹고사는 것이 더 급한 화두였던 때문으로 공부에 소홀했던 것이 어제는 그만 후회막급의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문제는 총 150개가 출제되었는데 처음에 나온 문제는 한문을 우리말로 옮겨서 적으라는 ‘다음 한자(漢子)의 독음(讀音)을 쓰시오’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자신이 있어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써 낼 수 있었지요. 하지만 다음문제인 ‘다음 한자의 훈(訓)과 음(音)을 쓰시오’라는 부분에서부터는 그야말로 대략난감과 후회막급의 벽에 부딪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아! 내가 공부를 너무 등한시했구나!’

어제 제가 시험을 치른 한남대 문과대학의 강의실은 원래는 도합 43명이 한문시험을 치르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시험 직전에 인원을 가만 세어보니 모두 19명이더군요. 그러니 시험의 결시율은 무려 50%가 넘었던 셈이었지요. 아무튼 시험이 어려워서인지 중도에 시험지는 아예 백지로 비워두고 슬그머니 나가는 사람도 속출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어진 문제인 ‘다음 글자와 의미상(意味上) 대립(對立)되는 한자를 적어
실용성 있는 단어(單語)를 만드시오’와 ‘다음 한자의 부수(部首)를 쓰시오’ 라는 문제까지
저는 전전긍긍하면서도 어쨌든 얼추 다 적어내는 열의를 표출했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감지했던 건 그래봤자 결과의 시험성적은 고작 100점 만점에 50점이나 겨우 얻을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여간 어젠 모처럼 좋은 경험 했습니다. 첫술엔 배부르지 않다는 교훈을 애써 간직하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여 다음엔 반드시 한문 2급 시험에 당당히 합격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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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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