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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3일과 이번 달 3일, 이명박 대통령의 KBS 라디오 연설은 사회 혼란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KBS는 애초에 매주 내보내려 했다가 '관제방송'이라는 비판이 일어나자 격주 방송으로 바꾸고 급하게 원내 교섭단체도 연설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지요. 그러나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가 3일 대통령 연설에 대한 야당 반론권 차원에서만 라디오 연설은  공식 거부하였지요. 게다가 KBS 라디오 PD들은 'MB라디오' 항의 팻말시위를 벌였네요.

 

이렇게 이명박 대통령은 괜한 사회 물의를 또 일으키고 있네요. 미국 대공황 시기, 노변정담으로 국민들을 화합하고 위기를 넘어서게 하였던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을 따라하면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시민들을 위로하고 전망을 제시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정감 있게 시민들에게 다가가 추락한 지지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요.

 

문제는 지금까지 비판을 받아왔던 소통부족이나 변화하려는 열린 자세를 보이지 않은 채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하는데 있습니다.

 

시대는 21세기... 1930년대로 돌아간 MB

 

대통령이 국민들 귀에다가 직접 신념을 털어놓고 힘내자는 발상은 1930년대에는 커다란 혁신이었지요. 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지도자의 놀라운 정치 행보였고, '뉴딜정책'을 내세우며 서민과 중산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특정 계층의 사람이 아닌 나라 전체를 생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다르게 자신은 변하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으면서 힘을 내자는 귓속말에 시민들은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지요.

 

또한 매체의 적절성 문제도 꼬집을 수 있네요.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에는 라디오가 미국민들과 대중 소통하는 가장 적합한 매체였지요. 지금은 라디오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어요. 'MB라디오' 한정된 인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방향으로 쏟아내는 것밖에 안 되는 상황이지요. 세상은 인터넷으로 쌍방향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혼자서 한 방향으로 외치기를 좋아하고 있지요. 빠르게 변화하는 대한민국에서 한국 대표는 1930년대로 돌아갔네요.

 

오마바 유투브 이명박 블로그, 닮은 꼴?

 

이명박 대통령이 닮았다고 주장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국민들과 소통하는 방식도 커다랗게 바꾸려고 합니다. 

 

선거운동 기간에 인터넷으로 자금모금에 성공하였고 풀뿌리 전국정당 운동으로 거듭났던 오바마 대통령은 시대 흐름에 맞게 유튜브에서 연설을 하여 국민들과 만나려고 하지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아랍어 등으로 번역되어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사람들과도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요. 노변정담이 2008년에 맞게 발전한 셈이지요. 

 

물론 이명박 대통령도 청와대 홈페이지와 포탈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요.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꽃을 심는 자유를 만들자는 청와대 자유게시판에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10만 건이 넘는 글이 올라와 있지요. '푸른팔작지붕아래-대통령과 함께 쓰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만들어 놓은 블로그들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지요. 

 

그 역시 21세기 매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오바마만 칭찬해주고 사람들이 열광하면 서운하고 섭섭할 거예요. 자신도 시민들과 소통하려고 이렇게 블로그도 하고 있는데 정당한 대접을 하지 않느냐고 따져물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오바마와 달리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람들이 고개를 젓는 까닭은 자기 자신 때문이지요.

 

새로운 변화를 주창하는 오바마 당선인과 엇비슷하게 이명박 대통령은 변화는 모색하지만, 과거로 돌아가고 있지요. 시대는 21세기인데 그가 보여주는 정치 상상력에 앞날은 사라졌지요. 1980년대 신자유주의를 맹신하고 1930년대 노변정담을 고집하며 중세시대 종교관을 신봉하는 그를 보며 희망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지요.

 

 

라디오가 아닌 정책으로 말하길

 

어려운 경제 위기에서 미국민과 세계인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오바마는 등장하네요. 변화를 얘기하는 그답게 새로운 경제와 세계 질서를 위해 그는 뛰겠지요.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특권층과 기업에게 세금을 더 걷고 일반 서민들은 세금을 줄여주겠다고 공약했지요. 그러한 개혁이 있기에 유튜브를 통한 연설도 통하는 것이지요.

 

올해 새롭게 한국 지도자가 된 이명박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위기를 자초하고 소통 부재, 신념 집착으로 한국 시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네요. 그러면서 특권층 세금을 대폭 깎아주고 거품 낀 아파트값 유지를 하며 대규모 토목 건설로 어떻게든 넘어가려고 합니다. 서민들 쌈짓돈을 빼가려고 부가가치세를 높이고 서민 복지를 줄이고 있지요. 어려움을 넘어설 별다른 대책도 없이 라디오 앞에 서기에 시민들은 그를 외면하는 것이지요.  

 

방송 때문에 자신의 지지도가 낮다고 판단했는지 과거 정권들처럼 방송장악을 하려고 여러 꼼수들을 쓰고 있어요. 많은 시민들이 외면하고 비판하는 MB방송은 이어질 듯 싶습니다.

 

그러나 진정 한국이 잘 된다면 더 넓게 보고 자신을 돌아봐야 해요. 사람들이 바라는 건 8분 30초 동안 속삭이며 어려운 시기 넘어보자는 사탕발림이 아니니까요. 한국 대표자로서 많은 사람들을 아우르며 위기를 어떻게 넘어설지 MB라디오가 아닌 달라진 정책으로 말해주길 바랍니다.


태그:#라디오연설, #오바마, #이명박, #방송장악,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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