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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법학자와 언론학자, 법조인 등 관련 전문가들이 1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레이첼카슨룸에서 '사이버 모욕죄 입법 시도 반대 전문가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 모욕죄 입법 시도에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 법학자와 언론학자, 법조인 등 관련 전문가들이 1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레이첼카슨룸에서 '사이버 모욕죄 입법 시도 반대 전문가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 모욕죄 입법 시도에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사이버모욕죄는 한국 지성에 대한 말살 기도다. 문명에 대한 도전이자 지성에 대한 탄압이다. 대한민국이 문명사회라면 당연히 자유롭게 말하고 비판하고 토론할 권리가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한 여배우의 죽음을 계기로 야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사이버공간의 정치적 비판에 재갈 물리기를 하려 든다. 우리는 이 법의 입법 시도에 반대한다."

전국 법학자와 언론학자, 법조인 등 228명의 전문가 집단이 11일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7층 레이첼카슨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모욕죄 입법 시도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상희(건국대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비판하고 토론하는 것은 문명사회를 떠받치는 기본"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사이버모욕죄를 도입한다는 것은 국민의 자유로운 발언을 금지하고 처벌하겠다는 잘못된 권력 의지의 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교수는 "정부는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악성댓글의 피해가 얼마나 큰 지 아무런 검토나 대안 없이 일차원적이고, 야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한 여배우의 죽음을 계기로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모든 정치적, 사회적 비판에 재갈 물리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사이버모욕죄가 반의사 불벌죄로 처벌되면 국내에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버공간에서 공적 인물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면 수사기관은 '모욕죄를 수사한다는 이유'로 아무 때나 표현 하나 꼬투리 잡아 그 카페에 대한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모든 내용을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 카페에서 벌어진 또 다른 일들에 관해서도 일일이 수사해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사이버모욕죄는 실제로 인터넷 공간상의 새로운 국가보안법이라고 비판했다.

문제가 되는 표현 하나를 꼬투리로 잡아 인터넷 카페나 포털, 게시판에 대해 모두 압수수색할 수 있는 여지가 열려 있고, 카페 관계자는 수사받을까 겁이 나서 의견을 못 올리는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점에서 "사이버모욕죄는 사이버상에서 벌어지는 제2의 긴급조치이자 국가보안법"이라고 개탄했다.

한 교수는 "수사기관이 이용하기에 따라 국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지성적 토론이나 논의를 일거에 잠재우는 무시무시한 핵폭탄과 같은 일"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도대체 왜 이처럼 무시무시한 일을 벌이려고 하는 것인지 정말 갑갑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는 "사이버모욕죄의 도입은 국제적 모독거리를 쌓는 탑에 돌을 하나 더 얹는 격"이라며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특별히 고소하는 절차 없이 국가기관이 알아서 대신 비판을 못하도록 옥죄는 원리가 작동되는 비 친고죄로 발의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한본 변호사는 "2001년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에 이미 사이버명예훼손죄가 도입돼 있다"며 "굳이 이 법의 도입을 주장할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변호사는 또 "정부여당은 사이버명예훼손과 관련된 처벌의 공백이 없는데도 처벌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결국 이것은 국민을 협박해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 죄악시하는 후진적 법의식"

 전국 법학자와 언론학자, 법조인 등 관련 전문가들이 1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레이첼카슨룸에서 '사이버 모욕죄 입법 시도 반대 전문가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 모욕죄 입법 시도에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 법학자와 언론학자, 법조인 등 관련 전문가들이 1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레이첼카슨룸에서 '사이버 모욕죄 입법 시도 반대 전문가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 모욕죄 입법 시도에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전문가 집단 228명은 이날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정부와 여당은 최진실 자살사건을 계기로 일시적이고 감정적으로 형성된 일부 여론에 기대어 사이버모욕죄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인터넷 자체의 특성을 죄악시하려는 후진적 법의식"이라고 비판했다.

여대야소 국면에서 국회 입법조사처조차 비 친고죄 형태로 이 법을 도입하는 데 부정적임에도 정부와 여당은 국회의원 숫자만 믿고 악법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욕에 대한 형사처벌제도는 권력자가 자신의 반대세력을 탄압할 목적으로 남용될 수 있다"며 "OECD 국가 대부분이 모욕죄 조항을 이미 폐기했거나 실질적으로 사문화했고 세계언론자유위원회(WFPC) 또한 매년 모욕죄의 폐지를 요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모욕죄가 도입된다면 비단 혐오스러운 욕설 이외에도 ▲ 풍자적 표현이나 ▲ 비꼬는 정중한 표현 ▲ 다소 거친 표현까지도 모두 모욕죄의 요건에 해당돼 매우 자의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독재권력은 과거 신문방송을 통제해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했고 긴급조치와 같은 추상적 규정을 동원해 형벌법규로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억압해왔다"며 "앞으로 수사기관들이 자의적이고 차별적으로 인터넷 이용자들을 수사하고 처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고위 공무원 등에 대한 인터넷 비판을 억압하는 데 쉽게 사용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고 전했다.

사이버모욕죄 도입반대 전문가 선언 참여 명단(228명)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법학), 강기탁 (변호사), 강길호 (영남대 언론정보학), 강내희 (중앙대 영문학), 강상현 (연세대 신문방송학), 강성태 (한양대 법학), 강영철 (단국대 법학), 강장묵 (세종대 컴퓨터공학), 경건 (서울시립대 법학), 고영남 (인제대 법학),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법학), 곽병선 (군산대 법학),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 권영국 (변호사), 권정순 (변호사), 권헌영 (광운대 법학), 길준규 (아주대 법학), 김경복 (회계사), 김경환 (MBC 전문연구위원), 김광수 (서강대 법학), 김기중 (변호사), 김기창 (고려대 법학), 김도균 (서울대 법학), 김도현 (동국대 법학), 김동노 (연세대학교 사회학), 김명연 (상지대 법학), 김민배 (인하대 법학),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김선광 (원광대 법학), 김성수 (연세대 법학), 김성우 (변호사), 김성태 (연세대 법학), 김승수 (전북대 언론심리학), 김승환 (전북대 법학), 김신규 (목포대 법학),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 김영찬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 김욱 (서남대 법학), 김원식 (변호사), 김은진 (원광대 법학), 김인재 (인하대 법학), 김정명신, 김제완 (고려대 법학), 김종서 (배재대 법학), 김종철 (연세대 법학), 김준현 (변호사), 김진 (변호사),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김창록 (경북대 법학), 김천수 (성균관대 법학), 김탁환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김평호 (단국대 언론영상학), 김학웅 (변호사), 김혜순 (계명대 사회학), 김홍영 (성균관대 법학), 김희성 (강원대 법학), 나완수 (변호사), 류한호 (광주대 신문방송학), 문병효 (강원대 법학), 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 문준영 (부산대 법학),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 민병덕 (변호사), 박경신 (고려대 법학), 박경우 (동아대 신문방송학), 박경준 (변호사), 박근서 (대구카톨릭대 언론광고학부), 박병도 (건국대 법학), 박병섭 (상지대 법학), 박상식 (경상대 해양경찰시스템학), 박성호 (한양대 법학), 박순덕 (변호사), 박승룡 (한국방송통신대 법학), 박용규 (상지대 언론광고학), 박은정 (인제대 법학), 박주민 (변호사), 박지현 (인제대 법학), 박진완 (경북대 법학), 박태순 (폴리시앤리서치), 박홍규 (영남대 법학), 박홍원 (부산대 언론학), 배성인 (한신대 국제관계학), 배영 (숭실대 사회학), 백욱인 (서울산업대 교양학), 백좌흠 (경상대 법학), 서경석 (인하대 법학), 서보학 (경희대 법학), 서선영 (변호사), 석인선 (이화여대 법학), 선정원 (명지대 법학), 설창일 (변호사), 성기강 (변호사), 송강직 (동아대 법학), 송기춘 (전북대 법학), 송문호 (전북대 법학), 송상교 (변호사), 송석윤 (서울대 법학), 송호창 (변호사), 신순철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신태섭 (전 동의대 광고홍보학),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안진 (전남대 법학), 안차수 (경남대 정치언론학), 엄순영 (경상대 법학), 오동석 (아주대 법학), 오문완 (울산대 법학), 오병두 (홍익대 법학), 오정진 (부산대 법학), 우지숙 (서울대 행정대학원),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 유주상 (변호사), 유홍식 (서울여대 언론영상학), 윤영철 (한남대 법학), 윤영태 (동의대 신문방송학), 윤재만 (대구대 법학), 윤철홍 (숭실대 법학), 이경주 (인하대 법학), 이계수 (건국대 법학), 이광석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강사), 이국운 (한동대 법학), 이기형 (경희대 언론정보학), 이남진 (변호사), 이대순 (변호사), 이덕우 (변호사), 이동승 (상지대 법학),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이상근 (회계사), 이상길 (연세대 영상대학원), 이상수 (서강대 법학), 이상훈 (변호사), 이상희 (변호사),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 이승조 (중앙대 신문방송학), 이영주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연구소), 이오영 (변호사), 이원우 (서울대 법학), 이원희 (아주대 법학), 이은우 (변호사), 이은희 (충북대 법학), 이이수 (변호사), 이인영 (홍익대 법학), 이재승 (건국대 법학), 이재정 (변호사), 이재협 (서울대 법학), 이종님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이종수 (연세대 법대),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 이진로 (영산대 신문방송학),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 이창호 (아주대 법학), 이한본 (변호사), 이헌욱 (변호사), 이호중 (서강대 법학), 이희랑 (인천대 강사), 임동욱 (광주대 신문방송광고학), 임순혜, 임재홍 (영남대 법학), 임정희 (연세대 인문예술대학), 임지봉 (서강대 법학), 장근영 (청소년개발원), 장덕조 (서강대 법학), 장유식 (변호사), 장주영 (변호사),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영우 (인천대 신문방송학), 전윤구 (경기대 법학), 전정환 (원광대 법학), 전지연 (연세대 법학), 전형배 (강원대 법학), 전효관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정경수 (숙명여대 법학),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 정병덕 (영산대 법학), 정연구 (한림대 언론정보학),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 정원 (변호사), 정재민 (서울여대 언론영상학), 정정훈 (변호사), 정태욱 (아주대 법학), 정태호 (경희대 법학), 정희준 (동아대 체육학), 제철웅 (한양대 법학), 조경배 (순천향대 법학), 조국 (서울대 법학), 조범석 (변호사), 조상균 (전남대 법학), 조순열 (변호사), 조승현 (한국방송통신대 법학), 조시현 (건국대 법학), 조용만 (건국대 법학), 조우영 (경상대 사회교육학), 조임영 (영남대 법학), 주동황 (광운대 미디어영상학), 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 차성민 (한남대 법학),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 채석진 (서울대 신문방송학 박사과정), 천정환(성균관대 국문학),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 최민성 (변호사), 최성호 (변호사), 최영규 (경남대 법학), 최영동 (변호사),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최우정 (계명대 법학), 최일숙 (변호사), 최정학 (한국방송통신대 법학), 최진영 (서울대 심리학), 최철영 (대구대 법학), 최홍엽 (조선대 법학), 하승수(변호사), 하태훈 (고려대 법학), 한경수 (변호사), 한명옥 (변호사), 한상희 (건국대 법학), 한창욱 (변호사), 한택근 (변호사), 허일태 (동아대 법학), 허진민 (변호사), 현창수 (변호사), 홍성일 (서강대 신문방송학 박사과정),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황도수 (건국대 법학), 황민호 (변호사), 황성기 (한양대 법학), 황승흠 (국민대 법학),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 황필규 (변호사), 황희석 (변호사)
/ 이상 228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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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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