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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분 참 좋습니다.

먼저, 오늘 아름다운 날을 맞은 양가 부모님께 축하 말씀을 드립니다. 기쁘시지요? 또한 바쁜 중에도 함께해 주신 일가친척, 그리고 모든 하객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제 신랑 신용희 군과 신부 이다영 양은, 여러분이 지켜보신 가운데, 혼인서약을 함으로써 부부로 맺어졌습니다. 신랑 신용희 군의 당찬 모습을 보십시오. 듬직하지 않습니까. 신부 이다영 양의 우아한 자태를 보세요. 야무지지 않습니까. 두 사람은 참 좋은 인연으로 만난 부붑니다.   

주례는 신랑신부가 초등학교 때부터 만났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됨됨이를 너무나 잘 압이다. 소소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주례는 신부 이다영 양의 6학년 담임으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행복합니다. 이보다 더 소중하고 빛나는 자리가 또 있겠습니까?

주례는 2006년 11월 26일 울산 현대자동차문화회관에서 있었다. 신랑 김한 군은 울산 장생포초등학교 6학년 때 제자다.
▲ 김한 박진주 부부 결혼식 주례 주례는 2006년 11월 26일 울산 현대자동차문화회관에서 있었다. 신랑 김한 군은 울산 장생포초등학교 6학년 때 제자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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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세상 변화무쌍합니다. 사람 만나는 일도 쉽습니다. 그만큼 토라지고 낯붉히는 일도 많아집니다. 그러나 신랑신부는 9년이란 세월을 하루 다르지 않는 사랑으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만하면 한 쌍의 부부로서 살아가기에 충분합니다.    

그렇지만, 오늘 평생지기로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 변함없는 사랑으로 충만하기를 바라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데 보탬을 주고자 소중한 말씀드릴까 합니다.

신랑 신용희 군, 신부 이다영 양!

인연의 끈은 다릅니다. 인연의 끈은 아무리 끊으려 해도 끊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연은 단 한번 뿐입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이 결혼하여 한 가정을 이루어 일생을 함께 살아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부부간의 원만한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물이 깊으면 고기가 많이 모여 살고, 숲이 울창하면 새가 많이 깃들 듯이 사랑이 충만한 사람 주위에는 언제나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게 마련입니다. 부부 사이도 그렇고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는 항상 서로 마주보는 거울과 같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얼굴이 나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내가 웃고 있으면 상대방도 웃고, 내가 찡그리면 상대방도 찡그립니다. 그러니 예쁜 거울속의 나를 보려면 내가 예쁜 얼굴을 해야 합니다.

주례는 2008년 4월 26일 대구에서 있었다. 신랑 유병민 군은 울산 장생포초등학교 6학년 때 제자다.
▲ 유병민 전홍희 부부 주례 주례는 2008년 4월 26일 대구에서 있었다. 신랑 유병민 군은 울산 장생포초등학교 6학년 때 제자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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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반쪽과 반쪽의 만남입니다. 그래서 외눈박이 물고기와 같이 항상 같이 있어야 양쪽을 다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다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부부는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하는 사이지만, 그래도 서로의 마음에 들도록 애써야 합니다. 언제나 자기 입장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변합니다. 늘 같을 순 없습니다. 악기와 같습니다. 그 변화의 현 위에서 각자의 상념을 연주할지라도 현을 이루는 악기 자체에 소홀하면 좋은 음악을 연주할 수 없습니다.

부부는 평행선과 같아야 합니다. 그래야 평생 같이 갈 수 있습니다. 조금만 각도가 좁혀져도 그것이 엇갈리어 결국은 빗나가게 됩니다. 부부의 도를 지키고, 평생을 반려자로 존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부부는 이 세상에 딱 한 사람, 나에게 가장 귀한 사람입니다.

부부는 한쪽 발 묶고 같이 걸어야합니다. “하나 둘, 하나 둘” 보조를 맞춰 같이 걸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넘어집니다. 그래서 부부는 흔적을 같이 남깁니다. 자식이라는 소중한 사랑의 흔적을 이 세상에 남겨야합니다.

부부는 닮아야 합니다. 늘 같이 바라보니까 닮습니다. 그래서 부부는 늘 감사합니다. 부부는 처음부터 하납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만나도 순간부터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결국 까만 머리카락이 하얗게 같이 됩니다.

부부로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말은 서로가 서로를 향한 아낌없는 '격려'입니다. 격려는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그에 걸맞은 양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칭찬'이겠지요. 칭찬은 단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끼리, 부부 사이에도 하면 할수록 더욱 다정스럽게 다가설 수 있습니다.

주례는 2008년 4월 27일 삼천포에서 있었다. 신랑 김대범 군은 남해 광천초등학교 6학년 때 제자다.
▲ 김대범 박주현 부부 주례 주례는 2008년 4월 27일 삼천포에서 있었다. 신랑 김대범 군은 남해 광천초등학교 6학년 때 제자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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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부부는 벽에 걸린 두 꽃장식과 같습니다. 편안하게 각자의 색채와 모양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조화롭게 걸려있어 장식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해야 합니다.

서로 의지하며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때, 말없이 전부를 들어 주는 그런 친구 같은 부부가 되어야 합니다. 마음에 부담되지 않는 그런 사이로 서로의 곁에 있어 주는 부부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면 '이해'와 '배려'겠지요. 하지만 그러한 것들도 '사랑'으로 버무리지 않는다면 이내 빛바래고 맙니다. 사랑의 진가는 소금과 같습니다. 언제 어디든 변함없이 제 역할을 다하니까요. 그게 부부의 사랑이어야 합니다. 명심하십시오.

그리고 오늘이 있기까지 변함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신 양가 부모님의 잊지 말고 항상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주위의 여러 분들의 은혜에도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기 바랍니다.

특히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다름이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 합심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형제간에 우애를 돈독히 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말씀입니다만, 그것을 실행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두 사람은 이 점을 항상 마음에 새겨서 모범적인 가정을 가꾸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오늘 하객 여러분들은 두 사람을 축하해 주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셨습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지켜보는 것으로만 끝내지 마십시오. 아직 부족한 두 사람이 행복한 가정을 잘 꾸려 나갈 수 있도록 항상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관심과 격려로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신랑 신용희 군과 신부 이다영 양의 결혼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면서 주례사를 대신하겠습니다. 신랑신부 예쁘게 잘 사세요.

감사합니다.

2008년 11월 16일
주례  박 종 국


태그:#주례, #주례사, #결혼식,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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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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