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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3일 낮 12시]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지도부에 "어려운 때일수록 당이 한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 안경률 사무총장, 임태희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와 한 조찬회동에서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시기, 수도권 규제완화안 등에 대해 당 일각에서 이견이 노출된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또한 대통령은 한미FTA 비준안을 야당과 합의해 올해 안에 처리하겠다는 당의 입장에 대해 "존중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연말·연초 개각설과 관련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알려졌다.

 

이 대통령 "경제위기 극복 법안, 국회서 신속히 처리해달라"

 

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당내에서 한 목소리를 내어 이 고비를 넘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수도권 규제완화안에 대한 비수도권 의원들의 불만, 한미FTA '선제비준' 반대 등 그간 당에서 잇따라 다른 목소리가 불거진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을 마친 뒤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께서는 당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게 되면 행여 엇박자로 비칠 수 있으니 한 목소리가 나오도록 노력해달라면서 (해외 순방 때문에) 내가 부재 중에도 당·정·청이 잘 협의해 현안을 잘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께서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국회 대책에 관해서도 얘기를 하셨다"고 말했다. "경제 회복을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법안들을 국회가 신속하게 처리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민생법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개혁을 한다고 어설프게 법을 바꾸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한번 법을 바꿀 때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미FTA 연내 처리가 국익에 부합"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선 "야당과 합의해 연내에 처리되도록 하겠다"는 당의 입장에 대해 대통령이 "존중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회동에서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으로부터 농·어촌 피해보전 대책에 어떤 점을 더 보완해야 되는지 의견을 받는 대로 당·정간 협의를 거쳐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예산안 및 법안 심사 과정에 최대한 반영해 조속히 시행되도록 준비를 한 뒤 연내에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려고 한다"고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합리적인 것 같다. 당의 의견을 그대로 존중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박 대표가 전했다. 청와대 측도 "당의 의견에 대해 대통령은 연내에 처리하는 것이 여러모로 국익에 부합한다. 처리의 구체적 방법은 당이 알아서 하라고 전했다"(이동관 대변인)고 브리핑했다.

 

박희태 "지방발전 종합대책 필요", 홍준표 "노·사·정 대타협해야"

 

회동에선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안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박 대표는 대통령에게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후속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에게 지난 10일 열린 전국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전하면서 "정부에서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지방발전 대책을 내야 한다. 특히 지방에서는 기업들이 떠나지 않고 계속 투자할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정부의 지방발전대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협의회에서 나온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노·사·정 대타협을 건의했다. 홍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아일랜드식 노·사·정 대타협을 하자고 얘기했다"며 "민주노총을 껴안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내년 3% '플러스' 성장 예상"

 

경제 사정에 대한 대통령의 전망도 있었다. 박 대표가 "현 경제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실제보다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며 우려를 표한 데 대해서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내년에 선진 각국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는 그래도 3% 정도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여기서 1%를 더 올리느냐, 아니면 더 내려 가느냐는 노사안정과 법·질서 확립을 포함해 우리가 얼마나 합심협력해서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당 지도부에 해외 순방 일정을 줄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14일 출국해 26일 귀국한다.

 

이와 관련 대통령은 "이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10여일간 비우게 돼 미안하다"면서 "국제적인 공조로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가서 큰 역할을 하고 오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대통령은 "애초 해외 일정이 2주 이상이었으나 국내 사정을 감안해 미국, 페루 등 꼭 참석해야 하는 일정만 남기고 남미 주변국 순방은 모두 취소했다"고 설명했다고 박희태 대표는 전했다.

 

개각 얘긴 나오지 않아... 회동, 청와대가 제안

 

연말·연초 개각설과 관련해서는 당·청 양쪽에서 모두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박 대표는 "회동에서 개각의 '개'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청와대의 제안으로 전날(12일) 오후 확정됐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자리를 비우게 돼 당에 민생법안 처리 등을 지도부에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는 설명이다.

 

회동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20분까지 약 1시간 50분간 이뤄졌다. 당에서는 대변인들이 배석하지 않은 채 지도부만 참석해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이 대통령 외에 정정길 대통령실장, 맹형규 정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대변인이 참석했다.


태그:#이명박, #박희태, #조찬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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