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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환 경상대 교수가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국제관에서 열린 제5회 사회경제학계 공동학술대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가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국제관에서 열린 제5회 사회경제학계 공동학술대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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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미국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진보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그들에게 '이명박정부가 이끄는 한국 경제'에 대해 묻는다면? 모두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진보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상부터 탈자본주의까지 다양한 대안을 내놓았다. 14일 오후 'MB 노믹스를 넘어서'라는 이름을 내건 진보경제학자들의 집담회는 이날 사회경제학계 공동학술대회의 하이라이트라 할만 했다.

오바마의 당선? 긍정과 부정적인 평가로 엇갈려

이정우 경북대 교수
 이정우 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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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경제학자들은 오바마 당선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이는 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그는 "다른 방향으로 갈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이정우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도 오바마의 당선에 대해 "28년 미국 시장만능주의에 대한 심판"이라며 "현재의 위기는 규제 완화와 감독 태만 탓인데, 이제 시장만능주의 시대가 가고 이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게 되는 수정된 케인즈주의 시대가 부활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세계 2차대전 이후, 민주당이 집권할 때가 공화당이 집권할 때보다 경제성장률이 높고, 분배가 더 잘 이뤄졌다"며 "앞으로 30년간은 민주당이 승승장구하고 공화당은 얘기하기도 힘든 단계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많았다.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문제 핵심은 '투자은행 등 금융 자본을 제어할 수 있는가'인데, 당장 5대 투자은행들이 사라졌지만 그들을 삼킨 은행들이 투자은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의 민주당은 월가와 가깝다, 앞으로의 전망은 암울하다"고 전했다.

정성진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바마가 당선된 지 꽤 됐으니 흥분에서 깨어나야 한다"며 "오바마 선거자금의 반은 대기업으로 나온다, 또한 오바마가 구상하고 있는 내각을 보면 신자유주의자가 있는 등 클린턴 내각과 비교해 새로운 게 없다"고 지적했다.

"1920년 미국과 현재 한국상황 비슷... 엄청난 경제위기 올 것"

홍종학 경원대 교수
 홍종학 경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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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금융 위기를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면, 우리나라의 경제 난국 극복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이명박정부의 정책으로 이 험난한 상황을 넘어설 수 있을까?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1920년대 미국과 지금의 한국 상황이 무척 똑같다. 당시 미국은 진보시대 10년릏 겪고 20년대 들어와서 보수의 시대를 겪었다. 세계화가 강력한 상황에서 1920년대 미국은 감세 정책과 친기업 정책을 썼고, 그 결과는 대공황이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엄청난 경제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홍 교수는 "지금 중요한 건 돈을 푸는 게 아니라, 돈을 공급할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것"이라며 "돈만 계속 풀면, 돈이 기업한테 안 가고 원하는 이자율 하락은 없다, '강시' 경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교수도 "이명박정부는 현 상황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닥쳤으면 바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건국가'라는 박정희 모델과 작은 정부·감세·규제완화라는 레이건·부시 모델로 가려고 한다, 둘 다 틀리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는 아주 위험한 항해"라고 말했다.

그는 "제3의 길로 가야 한다"며 "사회적 시장경제, 사회민주주의, 인간 얼굴을 한 시장경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불공정 거래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진 교수는 탈자본주의를 외쳤다. 그는 "지금 위기는 자본주의 자체의 위기"라며 "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케인즈주의가 아니라 전쟁이었다"며 "시장 경제를 넘어서고 탈자본주의가 위기에 대한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경제정책, #MB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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