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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입춤1.
 김지원의 입춤1.
ⓒ 둥국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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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저기 보이네.  세상사람에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네.  처음 만난 그날처럼  또렷이 또렷이. 더는 다가설 수 없는 서럽디 서러운  가슴앓이로. 하늘은 흐리고  바람 거세어  바다는 울부짖어도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은 삭이어지고 삭이어지다가, 숲과 하늘의 고요를 흔드는 동박새 재잘거리는 노래로. 마침내 오랜 울음에서 깨어나고, 당신의 환한 눈동자처럼  노오란 망울, 당신에 대한 뜨거움을  더는 참지 못해 토해낸 듯 붉디붉은 꽃잎으로  피어오르네. 오, 얼마나 기다려왔던고, 이 세상과의 만남을.

뜨거운 사랑, 시샘하는 눈발이 한숨처럼 온통 뒤덮여도 나 외롭지 않네.  인연의 길고 긴 ,  멀고 먼 길을 돌아와 여기 올곧게 피어나 가슴 죄고 두근대며, 그대 곁에 있기에.  어허  지는구나. 어허  가는구나.  너도 가고 마는구나. 차마 보낼 수 없는데,  기어코 가누나.  애태우던 떨림의 여운을 단단한 믿음으로 매달아 놓은 채로, 세월에 접혀버린 빛나던 청춘의 꽃잎은  너무도 찬란했기에 그림자 더욱 진하게 남기고  이렇게 누워만 있구나. 기다림도 아픔도 욕망도 기쁨도 모두 다 쏟아내어 버리고 대지로 돌아가는구나 . 

춤추어라,  춤추어라 , 춤을 추어라.  미친 저 세상 바람에 사랑 실어 모두 날려 보내게. 춤을 추고, 추어,  모두 추어 버려라. 언제까지 언제까지나 이어질 재회와 부활의 그 몸짓으로,  다시 못 만나도 잊지 못할 그 춤을. - 동백은 피어나고(이번 창작무용 공연의 작품내용)

호남의 떠오르는 별 한국 무용가 김지원씨가 광주에서 그의 두 번째 공연무대를 갖는다.  11월 26일 오후 7시 30분 광주5·18기념문화 센터 민주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김지원의 창작무용 <동백은 피어나고>의 테마로 펼쳐진다.

김지원은 이번 무대를 통해 한겨울 눈 속에서도 화사하게 피는 동백꽃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창작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이제까지 한국 춤에서는 시도된 바 없는, 스틸사진과 동영상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춤 형식을 취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지원의 살풀이춤.
 김지원의 살풀이춤.
ⓒ 둥국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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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춤은 원래 툭 터진 마당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이뤄졌으나, 근대화와 더불어 무대 예술의 한 분야로 거듭나면서 무대에 갇힌 형태로 자리잡고 말았다. 김지원은 이번 공연에서 오랫동안 ‘갇힌 무대’에 익숙해진 우리 춤 관객들에게 ‘열린 무대’를 한껏 보여 줄 계획이다.

김지훈의 춤 무대에는 광주대학교 허순선 교수의 입바탕춤과 풍물세상굿패인 ‘마루’의 사물놀이판 굿, 강혜경씨의 가야금 산조가 함께 출연, 가을의 흥과 정취를 한층 북돋아 줄 전망이다.

김지원의 모듬춤.
 김지원의 모듬춤.
ⓒ 둥국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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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저작활동과 논문 발표 등을 통해 우리 춤 계통에서 ‘공부하는 춤꾼’으로 널리 알려진 김지원은 그간 각종 공연에서 자주 선보여 갈채를 받았던 입춤과, 살풀이춤, 소고춤의 깊이와 폭을 한층 더 확장하여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김지원은 2005년 전국 국악 경연대회 무용부문 일반부 대상(문화관광부 장관상)과 제8회 광주 국악대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상을 수상했으며, 명인명무전에도 단골 출연하고 있어  ‘끼 있는 춤꾼’으로 통한다. 특히 로스엔젤레스, 도쿄, 북경 등지의 해외 공연 등을 통해 승무와 쌍검무, 살풀이춤, 북춤 등을 선보여 ‘한국 어깨춤의 진수를 보여준 춤꾼’ 이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김지원의 소고춤.
 김지원의 소고춤.
ⓒ 둥국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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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미래춤학회 이사, 한양대학교와 용인대학교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원은 인간문화재 양태옥씨에게 진도북춤을, 인간문화재 김동언씨에게 설장고를, 전수조교 임이조 선생과 김진홍 선생으로부터 승무를 배웠으며, 특히 전 국립무용단 단장 전황씨로부터는 소고춤, 장고춤, 쌍검무 사랑가를 전수받은 바 있어 탄탄한 춤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춤의 동작과 원리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한국 춤의 코드와 해석>과 <한국 춤에 빠지다> 등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김지원의 '동백은 피어나고'
 김지원의 '동백은 피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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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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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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