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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린다, 제설대대요원들은 전원 출동 대기하라'

 

곧이어 첨단장비로 무장한 제설기계가 드넓은 활주로로 들어서면서 내려쌓인 눈이 채 1시간도 되기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첫눈이 내리던 18일부터 20일까지 3일동안 눈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공군20전투 비행단 제설대대요원들에게 눈은 '적'이다.

 

눈은 적설이 되기 시작한 지 최단시간 내에 제압해야 한다.

 

서산지역에 18일 대설주의보까지 동반한 첫눈이 내리면서  이 비행단은 비상체계에 돌입했다.

 

서산기상대에 따르면  첫눈이 내린 18일엔 적설량이 6.4cm를 기록했고 19일 다시  내린 눈은 5.5cm으로 20일 오전까지 내린 눈은 모두 11.9cm이나 이날 오후까지 예보된 적설량은 1~5cm이다.

 

11월 중순께 첫눈이 내리면서 이 같은 적설량은 보인 예는 지난 1983년 11월 17일, 22.3cm를 기록한 이후 25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역대 2번째 기록이다. 게다가 첫눈이 3일 동안 연속해서 내린 예는 극히 드문 일이라고 한다.

 

눈은 좋은 풍경을 보여주기도 처한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공군부대 장병들에게 눈은 정말 적이다.

 

첫눈이 이정도이니 정말 올 겨울 내내 눈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할듯하다. '전투기 24시간 비상 출동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전투비행장에 근무하는 장병들은 더욱 그렇다.  장병들은 많은 눈이 내리면서 곧바로 '눈 치우기 작전에 들어간다.

 

작전의 선봉은 이 부대가 보유하고 있는 SE-88(길이 20.3m, 폭 13.5m, 높이 4.33m)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제설기다.

 

이 제설기는 이미 폐기된 1950년대 공군이 사용하던 F-86 전투기의 엔진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380℃의 강력한 열기를 뿜어 단숨에 활주로에 쌓인 눈을 제거한다.

 

SE-88의 뒤를 잇는 것은 강한 바람을 일으켜 활주로 인근의 눈을 치우는 '그레이더'와 '스노우 블로어'다. 그리고 그 다음은 시설대대 제설요원들의 몫이다.

 

공군부대는 이런 제설기계가 개발되기 전에는 전원이 투입되어 밤을 새워가며 싸리비와 넉가래를 이용하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눈을 치워야 했기 때문에 눈이라면 치를 떨어야 할 정도로 지긋지긋한 존재였지만 기계를 이용해 눈을 치우는 오늘날에도 그들에게 눈은 여전히 지겨운 '적'이다.

 

제설요원으로 눈 치우기 작전에 투입된 이아무개 이병은 "입대 전에 첫눈은 낭만스런 존재였는데 공군부대에 들어오니, 기계를 이용해 눈을 치우더라도 눈이 적으로 보여진다"며 웃었다. 

 

눈덮인 격납고에서 나온  KF-16 전투기가 눈이 치워진  활주로로 굉음을 내며 질주하다가 사뿐 날아올랐다. 

 

이 부대 시설대대의 박은기 중령은 "눈과의 전쟁이 시작됐다"며 "영공방위를 위해 24시간 전투기 출격에 빈틈이 없도록 완벽한 제설작업을 하고 있고 항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공군,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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