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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G20 금융정상회의와  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리마에서 LA로 향하는 기내에서 23일 오후(현지시각) 수행기자 간담회를 갖고 방문 성과와 국내 상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 기내간담회 이명박 대통령이 G20 금융정상회의와 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리마에서 LA로 향하는 기내에서 23일 오후(현지시각) 수행기자 간담회를 갖고 방문 성과와 국내 상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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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교민 간담회에서 "지금 주식을 살 때"라며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뒤 부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은 매수 타이밍 아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이 대통령 발언이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대체로 "내년 상반기 금융위기 해소 속도와 구조조정 추이를 지켜보고 매수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증권사들은 '금융위기가 해소된다'는 전제 하에 코스피지수가 900~1500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영증권은 "최악의 경우 내년 코스피지수가 51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주식거래 수탁수수료가 주요한 수익원인 증권사들조차도 "매수 타이밍이 아니다"고 밝힌 마당에, 이 대통령 말만 믿고 섣불리 주식을 샀다가 부자가 되기는커녕 손해를 볼 가능성이 적지 않은 셈이다.

이명박 "지금 주식 살 때" - 증권사 "지금 매수 타이밍 아니다"

지난 10월 24일 오전 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오후 1시 16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지수가 951.63으로 표시되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오전 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오후 1시 16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지수가 951.63으로 표시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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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삼성증권은 '내년 금융경색이 해소된다'는 가정 하에 내년 코스피지수가 990~1320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의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가 해소된다면)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지 않고, 수출기업의 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라며 "원자재값 폭락으로 인한 물가 안정으로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공격적인 금리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역시 내년 4분기 때 1500포인트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지금 매수 타이밍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까지 등락을 거듭할 것이다, 본격 매수는 내년 하반기부터"라고 강조했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지금 주식을 살 때"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한동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경제분석부 연구위원은 "지금 매수 의견을 주지 못한다, 변동이 워낙 크고 금융위기 해소 과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시황팀 연구원은 "현재 싸 보이는 주식이 있지만, 주식을 산 이후 주가 변동에 따른 심리적 리스크는 모두 비용"이라며 "4년 전 8조원인 주식형 펀드가 140조원으로 불어났다, 기존에 벌여놓은 걸 잘 추슬러야지 비중을 늘릴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내년 주가가 지금의 반 토막이 될 가능성을 언급한 증권사도 있었다.

내년 코스피지수를 900~1450포인트로 전망한 신영증권의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를 기록하고 한국 주택가격이 30% 이상 하락할 경우, 내년 코스피지수가 510~1020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매수 타이밍과 관련 "내년 상반기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그 단계를 넘어서야 주식에 대한 희망을 담을 수 있다"고 전했다.

지금껏 이 대통령 말 믿고 주식에 투자했다면 큰 손해

한 펀드가입자의 펀드 수익률.
 한 펀드가입자의 펀드 수익률.
ⓒ 인터넷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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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의 내년 주가 전망에 비춰보면, 24일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은 '나홀로 낙관론'인 셈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주가가 많이 떨어졌는데, 주가가 최저일 때 세계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1년 내에 다 회복이 된다"며 "어느 땐가는 (금융위기가) 해결이 될 것이다, 빠른 나라는 빨리 늦은 나라는 늦게 되겠지만 그래도 3년 이상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환위기 때 워싱턴에 잠깐 있었는데 그 때 한국 가서 주식 사고 부동산 사서 큰 부자가 된 사람을 봤다, 자기 이익이지만 어려울 때 사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재차 주식 투자를 권유했다.

지난해 12월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년에 (주가가) 3000을 돌파한다"고 강조한 이 대통령은 9월 금융위기 심화 후, 여러 차례 주식투자를 권유하는 발언을 했다.

9월 17일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간접투자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고 말했고, 지난달 30일 언론사 경제부장단 오찬에서는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아직까지 펀드를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이 대통령 말만 믿고 섣불리 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지금껏 큰 손해를 봤다. 9월 17일 1426.26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11월 25일까지 31% 폭락한 983.32포인트까지 떨어진 탓이다. 현재 인터넷에선 "이 대통령이 '미네르바'냐, 입이 너무 가볍다"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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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주식 투자,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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