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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렁쇠 굴리기.
 굴렁쇠 굴리기.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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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영화를 본 적 있다. 아이들과 함께 그 영화를 재밌게 봤었다. 그렇게 살아있는 박물관, 재미난 박물관이 있다. '대나무고을' 전남 담양에 있는 송학민속체험박물관이 그런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담양에 가면 죽녹원, 대나무골테마공원 등 대밭을 가보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관방제림을 둘러보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담양여행의 진수는 체험에 있다. 그 체험은 박물관에서 이뤄진다.

사실 박물관 하면 왠지 딱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재미도 별로다. 그래서 중요한 전시품에 눈도장을 찍는 것으로 박물관 견학을 기념하고 만다. 나중에 생각하면 ‘거기에 가봤었다’는 것 외에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떼기(띠기).
 떼기(띠기).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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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
 널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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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송학민속체험박물관은 확실히 다르다. 담양군 금성면 담양호 밑에 자리하고 있는 이 박물관은 기존의 박물관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단박에 깨버린다. 모든 전시품을 손끝으로 만져 보고 두드려 보며 오감으로 느껴볼 수 있다. 전통의 민속 체험꺼리도 널려 있어 박물관이라기보다 아이들의 놀이터라 해도 손색이 없다.

겨울이 되면서 붕어빵 만들기와 떼기(띠기)가 인기다. 밀가루 반죽과 팥소(앙꼬) 등 붕어빵을 만드는 재료는 다 준비돼 있다. 취향에 따라 팥소를 많이 넣어 만들 수도 있다.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한다.

어릴 적 그런 경험들 한두 번쯤 다 갖고 있을 것이다. 설탕을 국자에 담아 연탄불에 녹여 사탕으로 만들어 먹는 것. 이른바 ‘띠기’다. 그러면서 국자를 못 쓰게 만들어 엄마한테 혼난 기억들. 박물관에서 떼기 체험도 가능하다.

고구마 구워먹기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민속놀이란 민속놀이는 다 해볼 수 있다. 굴렁쇠 굴리기, 널뛰기, 윷놀이, 투호놀이 등등. 대형 비눗방울 만들기도 사철 가능하다.

붕어빵 만들기.
 붕어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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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흉내내기.
 영화 흉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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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도 체험장이다. 보통의 박물관과 달리 유리관이 따로 없어서 전시품 자체가 체험꺼리다. 옛날 선조들이 입었던 옷을 입어보고, 대감모와 삿갓도 써볼 수 있다. 순간 어엿한 대감마님이 되고 사또가 된다. 영화 속의 주인공이 입었던 옷을 걸치고 소품용 칼을 꺼내들어 칼싸움도 해볼 수 있다.

옛 모습 그대로의 책걸상이 놓여 있는 교실에선 당시 교과서와 문구를 뒤적이며 지금과 비교해 본다. 발을 굴리며 건반을 두드리는 풍금 연주와 타자기를 이용한 글자입력도 재밌다. 먹물을 묻혀 한지에 찍어보는 목판인쇄 체험도 가능하다. 아이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신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 어른들은 가난하고 불편했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금세 그리움으로 채색된다.

박물관은 그리 넓은 편이 아니다. 여느 박물관처럼 눈으로 보고 그냥 지나칠 경우 30분이면 대충 둘러볼 수 있다. 그러나 전시품 하나하나 직접 체험하다보면 하루 해가 짧기만 하다.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정말 오진 곳이다.

학교놀이.
 학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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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싸움.
 칼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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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체험을 하고도 여유가 있다면 주변의 체험꺼리를 찾아봐도 좋다. 대나무박물관에 가면 여러 가지 죽세공예를, 황토명가에선 대숯 천연염색을 체험할 수 있다. 대에서 추출한 죽초액으로 비누를, 산나무 열매로 다식을 만들어볼 수 있는 곳도 담양에 있다. 대잎차를 마시며 다도체험도 할 수 있다.

데이트 삼아 걸어볼만한 곳도 여러 군데 있다.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지금 황토색으로 물들어 절경이다. 죽녹원과 대나무골테마공원 등 대숲도 색다른 기분을 선사한다. 소쇄원, 식영정, 부용당, 송강정, 독수정, 면앙정 등 누정도 호젓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먹을 것도 푸짐한 곳이 담양이다. 떡갈비와 대통밥, 국밥이 유명하다. 삼겹살이나 갈비를 대나무 불판에 구워먹는 색다른 곳도 있다. 담양천변에 가면 국수집도 즐비하다. 멸치를 우려낸 국물에 삶아낸 국수가 일품이다. 모두가 담양여행의 품격을 높여주는 것들이다.

대형 비눗방울 만들기.
 대형 비눗방울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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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 체험.
 다도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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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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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송학민속체험박물관, #박물관체험, #담양, #대나무건강나라,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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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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