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학교급식법이 개정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강동․송파구 관내 중․고등학교 교장단 대부분은 2010년 학교급식 직영전환 강제를 골자로 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해 학교급식을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반해 관내 상당수 학부모들은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 직영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하면서도 학교 눈치를 보며 정부나 자치단체 차원에서 안전한 학교급식의 기반을 구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 내 이러한 논란은 정부를 비롯해 관할 교육청과 자치단체의 소극적인 대처에 따른 것으로 학교급식의 직영전환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제도적인 인프라와 예산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지역 내 학교급식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동부신문>는 2006년 이후 강동·송파구 관내 초·중·고교의 학교급식 현주소를 조명해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타 자치단체를 비롯해 해외사례를 통해 안정적인 직영급식 전환을 위한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유전자변형농산물(GMO)에 대한 안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GMO에 특히 취약한 강동․송파구 관내 학교급식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국내외 GMO 논란에 대한 쟁점과 과제를 조명해 강동․송파구 관내 안전한 학교급식의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직영전환… 학교 '기피', 기관 '방관', 학부모 '눈치'

학교급식 직영전환 지지부진, 책임회피 vs 책임전가

지난 8월 30일 강동구의회에 상정됐던 '강동구 학교급식 지원조례안'이 미료됐다. 이유는 구체적인 예산확보 방안이 미흡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구로․관악․양서구 등 3개 구청만이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례안 발효의 시행착오가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똑같은 이유로 송파구청도 조례안 상정자체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서울시는 지난 3월 18일 '서울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25개 자치구가 서울시로부터 학교급식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조례안 통과로 내년부터 관내 초․중․고등학교 중 직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일정 선정기준에 부합하면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으나 강동․송파구의 경우 해당 자치구가 학교급식지원조례안의 상정과 통과를 미루면서 내년도 관내 급식학교의 예산지원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강동․송파구 급식지원조례 연내 통과 '절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8월 강동구의회에 상정돼 미료된 '강동구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의 연내 통과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강동구의회가 밝힌 미료사유와는 별도로 이번 조례안이 재상정 돼야하는 상황에서 미료된 조례안은 이미 조례안이 통과된 서울시나 타 자치구와 비교했을 때 수정하고 보완해야할 내용들이 많다.

우선 지원의 목적을 규정해야하는 학교급식 지원원칙이 배제돼 있다. 서울시 조례의 경우 직영급식 학교에 우선지원으로 급식방법의 전환을 유도하고 학교급식 지원사항에 대한 투명한 공개로 급식지원제도 정착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교급식심의위원회 구성에 있어 급식의 핵심주체인 학교장 및 교사․급식전문가 등 학교측 인사가 배제돼 있다. 또한 실질적으로 조례안의 역할 수행을 이끌어갈 주민 등 시민단체의 참여가 명문화돼 있지 않다.

이밖에도 심의위원회 결정사항에 따라 상시적으로 실무를 처리할 소위원회 구성내용이 빠져있고, 급식지원센터의 정확한 역할에 대한 이해부족 그리고 지원금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사항 공개조항 등 구체적인 지도․감독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관내 중․고등학교 급식 직영전환 '전무'

현재 강동․송파구 소재 초등학교의 경우 강동교육청 내 57개 초등학교 전체가 직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것에 반해 중학교의 경우 41곳 중 세륜중학교와 서울체육중학교 2곳을 제외한 39개 학교가 위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고등학교의 경우도 강동․송파구 관내 총 29개 학교 중 서울체육고․잠실고․문정고․영동일고 등 4개 학교만이 직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표 참조>

지난 2006년 위탁 급식사고 이후 정부와 각 지역 교육청이 위탁급식 학교의 직영운영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관내 중․고등학교에서 직영급식으로 전환한 학교는 단 1곳도 없는 상황. 오히려 강동․송파구를 포함해 서울시 국․공립중학교 교장단이 학교급식을 위탁으로 할지, 직영으로 할지 학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청원을 추진 중이다. 이를 두고 공교육을 시행중인 학교가 학교급식에 있어서는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는 비판과 학생들의 양질의 교육을 위해 노력해야 할 학교가 급식에만 매달리게 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위탁급식 위생안전 여전히 '뜨거운 감자'

다행히 올 상반기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관내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학교급식 위생안전 및 운영점검 결과’중학교의 경우 평균 88.2점, 고등학교의 경우 평균 89.1점으로 모든 학교의 급식 위생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위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강동구 소재 모 고등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위탁급식 위생 안전사고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 학교 식중독 사고통계 분석결과에서도 2006년도의 경우 학교단위 급식제공 10만건당 직영급식은 15건인데 반해 위탁급식은 15.4건이 발생했고, 식중독 발생건수 비율도 직영급식보다 위탁급식에서 8년간 누적평균 5.3배 더 많이 발생해 위탁급식의 위생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식중독 사고와 환자 수에서도 최근 8년간 직영급식은 155건에 1만 5412명, 위탁급식은 150건에 1만 7559명이 발생해 누적평균 사고건당 환자 수는 직영급식 99명, 위탁급식 117명으로 위탁급식의 사고규모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직영․위탁 급식비 동일... 식자재 구입비는 '딴판'

현재 강동․송파구 관내 학교급식에 소요되는 1끼 당 급식비의 경우 초등학교는 평균 2050원 정도를 받고 있는 것에 반해 중학교의 경우 2670원, 고등학교의 경우 2800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학교가 직영급식을 실시하고 초등학교를 제외하고 관내 중․고등학교의 학교급식비는 직영급식이나 위탁급식 모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는 학교급식비의 사용처에 있어 직영급식의 경우 급식비의 72% 정도를 식품비로 사용하는데 반해 위탁급식의 경우 교육부의 학교급식 관리지침에 의거 65% 이상을 식자재 구입비용으로 사용토록 규정돼 있으나 원가부담을 느끼고 있는 급식업체들은 55% 정도도 맞추기 어려운 현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위탁급식의 경우 국내산 식자재를 사용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급식 운영형태별 쇠고기 사용실태 조사에서도 직영급식 학교의 경우 96.3%가 국내산 쇠고기를 사용하는데 반해 위탁급식 학교의 경우 10.4%만이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에서도 식자재 사용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