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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 사성암 약사전과 대웅전.
 오산 사성암 약사전과 대웅전.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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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구례를 생각하면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이 먼저 떠오른다. 사찰을 얘기하면 지리산 화엄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크고 웅장하기 때문이다. 국보와 보물 등으로 지정된 문화재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소박한 아름다움은 오산 사성암에 더 있다. 사성암은 지리산 노고단이 저만치 보이는, 전라남도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 오산(531m)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다. 연기조사가 처음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 사성암(四聖庵)은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선사, 의상대사가 수도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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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안개가 휘감았을 때와 안개가 걷힌 모습. 같은 풍경이지만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안개가 휘감았을 때와 안개가 걷힌 모습. 같은 풍경이지만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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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을 찾아가는 길은 그리 녹록치 않다. 사찰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지그재그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올라야 한다. 걸어가면 1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다.

10여분 동안 거친 숨을 내쉬며 산을 오른 버스가 멈추는 곳은 사성암 입구. 버스에서 내려 위를 올려다보면 바위 사이에 박힌 조그마한 암자가 눈에 들어온다. 사성암이다.

바위를 뚫고 나온 듯한 모습의 구조물은 약사전이다. 바위에 살짝 얹어놓은 듯 단아한 건축물은 대웅전이다. 모두가 산과 하나인 것처럼 배치돼 있다.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저만치 섬진강이 흐르고 있다.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저만치 섬진강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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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성암 약사전 가는 길. 돌담 위로 까만 기와에 새긴 하얀 소망이 눈길을 끈다.
 사성암 약사전 가는 길. 돌담 위로 까만 기와에 새긴 하얀 소망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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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은 뭇 사람들의 소박하나마 간절한 소망을 가득 품고 있다. 그 흔적은 계단 옆을 따라 돌담 위에 얹어진 기와에서 금세 찾을 수 있다. 까만 기와에 하얀 글씨로 새겨진 소망이 차곡차곡 포개져 있다.

대웅전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돌면 저 아래로 섬진강이 돌아 흐르고 있다. 발 아래로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강 너머로는 섬진강과 지리산이 품은 들녘과 구례읍 시가지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한 폭의 동양화도 펼쳐진다. 때로는 구름이, 때로는 안개가 휘감은 산등성이가 감탄사를 자아낸다. 지리산 노고단도 저만치서 눈에 들어온다. 산 위에 있는데도 산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만 같다.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섬진강과 구례 들녘이 안개에 휩싸여 있다.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섬진강과 구례 들녘이 안개에 휩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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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안개가 자욱했을 때와 걷혔을 때 풍경이 색다르게 다가선다.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안개가 자욱했을 때와 걷혔을 때 풍경이 색다르게 다가선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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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 보이는 곳에서는 도선국사가 참선을 했다는 도선굴을 만날 수 있다. 좁은 바위 틈에서 희미한 촛불만이 그 흔적을 보여준다. 나도 모르게 겸허해진다.

그 마음을 안고 약사전 안으로 들어가면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암벽에 새겼다는 마애여래입상이 자비로운 미소로 맞아준다. 깊은 산 속에 숨어 있는 '은자의 부처' 같다. 명상에 잠겨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열반에 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살포시 감고 있는 눈 그리고 온화한 표정이 속세의 때에 절어 있는 방문자를 숙연케 한다.

산등성이로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정지된다. 빨갛게 익은 산수유보다도 더 붉게 물드는 서녘 하늘이 한참동안 걸음을 붙잡아 놓는다. 아무리 먼 거리에 살더라도 금명간 다시 찾고픈 곳이다.

 겨울철 암자는 '빛나는 여행지'다. 비가 내리는 날 사성암 풍경이다.
 겨울철 암자는 '빛나는 여행지'다. 비가 내리는 날 사성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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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성암 약사전. 마치 바위를 뚫고 나와 있는 것 같다.
 사성암 약사전. 마치 바위를 뚫고 나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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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사성암#오산#구례#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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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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