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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둠은 창녕의 자랑거리로 무엇을 정할까?
▲ 모둠 협의 중인 아이들 우리 모둠은 창녕의 자랑거리로 무엇을 정할까?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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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아이들에게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곳은 어떤 의미일까? 그저 좋다고, 아름답다고, 자랑스럽다는 얘기가 분분했다. 아직도 떠나 사는 사람들의 애환을 맛보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  낯선 곳에 뿌리를 두고 사는 이들과 사뭇 달랐다. 여태껏 수학여행이나 캠프활동으로 고작 며칠 정도 집을 떠나본 게 전부인 아이들, 고향은 뜨악한 이야기라는 표정이었다.

친구야, 우린 뭘 만들지?
▲ 친구야 친구야, 우린 뭘 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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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은 ‘우리가 사는 창녕의 자랑거리는?’이란 주제로, 그 얘깃거리를 안내판으로, 그림으로, 실제모형으로 만들어 보는 특설단원수업. 주어진 시간은 네 시간, 블록제다. 첫째시간은 창녕의 문화재와 우포늪을 생각해 봤다. 아이들 입에서 의외로 많은 창녕자랑거리들이 쏟아졌다. 평소 자기 고장 창녕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는 증거다. 이어서 그 중에 하나씩 선택해서 하고픈 것을 만들도록 하였다.

우리가 사는 창녕의 자랑거리는

아이들 제각각 준비한 자료를 내놓고 만들기에 분주했다. 재료는 재활용제품. 다 모아놓고 보니 교실 하 가득이다. 아이들 스스로 얘깃거리에 맞게 모둠을 만들고, 서로의 생각을 짜 맞추었다. 몇몇은 혼자서 하나의 꼭지를 붙들고 씨름했다. 시작부터 글로건으로 골판지를 붙이는 아이, 알록달록한 색지로 예쁘장하게 치장하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도 있었다. 하나같이 자르고, 오리고, 붙이고, 문질렀다. 그렇게 아이들은 몰입했다.   

폐품을 이용하여 부곡온천모형을 만들고 있는 어린이
▲ 오리고 붙이고 폐품을 이용하여 부곡온천모형을 만들고 있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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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바닥에 앉아서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
▲ 오리고 붙이고 교실 바닥에 앉아서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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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 시간을 그렇게 공들인 끝에 창녕의 자랑거리가 차츰 윤곽을 드러냈다. 국보인 술정리 동삼층석탑이 은은한 한지로 우뚝 솟았고, 수수깡을 이용해서 만든 영산만년교도 만들어졌다. 화지에는 천혜자원 우포늪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유유히 헤엄치는 고니 떼, 비상하는 기러기들도 화면 가득 찼다. 그뿐이랴. 가시연꽃이 도드라졌고, 광활한 우포늪에 따오기가 고아한 자태를 부시고 있다.

창녕은 양파의 고장이다

창녕은 양파의 고장이다. 근데 아이들 눈에 비친 양파는 어떤 모습일까? 어린 나이인데도 다른 먹을거리들보다 양파를 쉽게 접해서 그런지 우선 양파효능을 소개하는 안내판을 만들었다.

창녕양파를 소개합니다 

지애 어린이는 창녕양파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래서 알림판을 만들었다.
▲ 창녕양파 안내판을 만들고 있는 지애 어린이 지애 어린이는 창녕양파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래서 알림판을 만들었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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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즙의 효능 중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에 좋은 식품입니다. 그 외 동맥경화, 콜레스트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당뇨 등 성인병에 많은 도움이 되요. 양파에 솔잎을 더하면 궁합이 좋아, 효과와 맛이 더 좋다고 합니다.

양파는 운동과 함께 먹으면 다이어트에 좋습니다.

또한 양파는 코가 막힐 때, 아기들이 경풍을 일으킬 때, 충치로 이가 아플 때, 감기에 걸렸을 때 양파를 갈아서 생으로든, 익히든, 끓이든지 해서 사용하면 효과가 좋아요.

참, 생양파를 먹게 되면 입에서 냄새가 나지요. 그때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싹 해결된답니다. 창녕양파는 그 유효성분이 인정되어 있어 장시간 보존해도 성분이 변하지 않으니 많이 잡수세요. 저는 평소에 양파를 많이 먹어 건강하답니다. -하지애 글

우포늪의 자랑 “가시연꽃”

우리 반 우성이는 특히 가시연꽃을 좋아한다. 큼직한 이파리가 맘에 든단다.
▲ 가시연꽃을 그리고 있는 우성이 우리 반 우성이는 특히 가시연꽃을 좋아한다. 큼직한 이파리가 맘에 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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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창녕 우포늪의 여러 식물 중에서 가시연꽃을 특히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 ‘창녕자랑거리발표대회’에 가시연꽃을 그렸다.

가시연꽃은 우선 그 이파리가 거대하다. 잎 표면에 가시가 송송 나 있다. 근데 어떻게 그렇게 커다란 잎이 물 위에 둥둥 떠는 것일까? 우포늪에 갈 때마다 그것이 궁금했다. 그렇지만 아직 한번도 잎을 만져보거나 뒤집어보지 못했다.

선생님께 그 이유를 여쭤봤더니
“가시연꽃 식물 전체에 억센 가시가 있는 일년생 수초로서 잎이 아주 크지. 그렇게 때문에 부력이 커서 물 위에 뜨는 거란다. 그리고 잎에 가시가 많지? 그런데 모두 있는 것이 아니야. 두 번째, 세 번째 잎은 화살모양으로 수중에 그대로 있고, 네 번째 잎부터 수면 위로 나와 퍼진단다.

그 후에 나오는 본 잎들은 수면에 퍼져 네가 그린 그림처럼 원형으로 되지. 꽃과 잎자루도 가시가 많이 있으나 표면의 경우보다는 부드러워. 그래서 언뜻 보면 잎에 수많은 가시가 돋아 있는 것처럼 보여. 그래서 가시연꽃이라 부르는 거지. 암튼 가시가 많은 이유는 가시연꽃이 연꽃의 원시종으로 초기에는 다른 생물들이 먹을 수 없도록 진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라고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현재 자연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창녕 우포늪에서 국내 최대 군락지를 볼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지난번 람사르 총회 때도 우포늪을 방문한 분들에게 가시연꽃은 자랑할만한 볼거리였다고 한다. 
그런데 가시연꽃은 환경조건에 따라 해거리가 매우 심하다고 한다.
내년에도 새롭게 돋아난 가시연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_ 정우성 글 

현정이와 아정이는 술정리 삼청석탑을 만들었다.
▲ 술정리 삼층석탑 현정이와 아정이는 술정리 삼청석탑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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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간을 꼬박 정성들인 끝에 아이들이 바람 하는 자랑거리들이 다 만들어졌다. 우포늪 전경이 자그마한 모형 안에 담겼고, 삼청석탑도 단아하게 섰다. 우포늪의 가시연꽃은 거대한 이파리를 한껏 펼치고, 따오기 고니도 고아한 모습으로 아이들 곁에서 자유롭다. 창녕석빙고와 영산만년교도 아이들 손으로 그 모습이 산뜻하다. 이 모두가 아이들이 손꼽는 창녕의 자랑거리다.

이밖에도 창녕은 제2의 경주라고 할 만큼 많은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다.

반 아이들이 네 시간동안 공들여 만든 작품
▲ 한데 모은 전체 작품 반 아이들이 네 시간동안 공들여 만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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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창녕, #자랑거리, #우포늪, #가시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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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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