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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5월 1일 오후 5시20분]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이성헌 의원(서울 서대문갑)이 한 기업가와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을 주선해준 대가로 5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이 의원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시기인 지난해 5월 LED 등을 제작하는 B기업의 김 아무개 회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게 해준 뒤 김 회장의 사업파트너측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50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프라임그룹 수사와 관련 선병석 전 서울시테니스협회 회장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포착했다. 검찰은 어제(4월 30일) 이 의원을 검찰로 불러 9시간여에 걸친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서울지검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기업인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됐다"며 "이는 불법정치자금 수수에 해당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김 회장의 만남을 주선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적절한 금품을 받은 적은 결코 없다"고 부인했다.

"세 차례에 걸쳐 호텔, 식당 등에서 5000만 원 건넸다"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지난해 4월 김 아무개 회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광고제작 등을 하는 A기업측 인사를 만나 박근혜 전 대표와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기업측의 인사는 알고 지내던 선병석 전 회장을 통해 이성헌 의원과 접촉했고, 결국 같은 해 5월 23일 서울의 한 유명호텔 식당에서 김 회장과 박 전 대표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이 의원은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조직총괄단장을 맡고 있었다.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한 선병석 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황제테니스'를 주선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박 전 대표의 고액 후원자 중 한명이다. 그는 A기업측의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3억 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김 회장은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에게 신세를 많이 져서 박 전 대표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100억 원의 정치자금 제공'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의원이 두어 차례 김 회장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김 회장은 후원금을 전달하지 않았다.

B기업과 사업파트너 관계에 있었던 A기업측은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이 성사되기 전인 5월 초에 서울 S호텔 일식당에서 이 의원을 만나 2000만 원을 건넸고, 박 전 대표와 김 회장이 만난 직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추가로 건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성헌 의원에게 직접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B기업측의 한 인사는 "김 회장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후원금을 제공하겠다고 해놓고는 한푼도 주지 않았다"며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을 어렵게 주선한 이 의원에게 미안해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성헌 의원 "박근혜 전 대표와 만남 주선한 건 사실... 돈거래는 없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박근혜 대표를 한 호텔 식당에서 만난 적이 있지만 정치자금 제공 등과 같은 정치적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아는 사람이 '박근혜 전 대표를 초대했는데 알아두면 좋으니까 한번 만나 보라'고 해서 점심을 먹는 자리에 참석한 것"이라며 "선병석 전 회장이나 이성헌 의원이 참석했는지는 오래 돼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거액의 정치자금 제공을 약속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하면서 "그날 식사만 하고 헤어졌고 그 이후로 다시 박 전 대표를 만난 일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성헌 의원도 박근혜 전 대표와 김 회장의 만남을 주선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이 의원은 "김 회장이란 분이 박정희 정권 때 댐공사를 했는데 자신이 박정희 대통령을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박 전 대표를 만나고 싶다고 해서 같이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선 회장을 통해 (나한테 돈을 건넸다는) B기업측 인사를 만나게 됐다"며 "저하고 그 인사하고 돈거래를 한 적이 전혀 없다, 게다가 여러명이 함께 있었는데 거액의 현찰을 어떻게 받을 수 있냐"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일축했다. 

또한 이 의원은 김 회장이 거액의 후원금을 제공하겠고 제안했다는 주장과 관련 "김 회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다며 도와주고 싶다고 했지만 그런 말만 해놓고 도와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선병석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선 회장의 형님이 광주에 사는데 박근혜 후보 광주지역 조직사업을 도와주었던 분이어서 선 회장을 우연히 알게 됐다"며 "선 회장과 돈을 거래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성헌#박근혜#선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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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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