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화순군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위협받고 있다.

 

집행부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군민에게 보여주는 의회방송 송출을 무단으로 차단시켰는가 하면 본회의장에서 이를 항의하는 의원들에게 뜻을 달리하는 주민들이 집단으로 욕설을 퍼붓는 등 의정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4일 열린 화순군의회 156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는 행정지원과를 비롯한 6개 실과단소의 업무보고가 진행됐다.

 

행정지원과의 경우 화순군이 올해 26명의 직원을 특채로 채용한 후 이중 사회복지사로 채용한 6명 중 4명을 일반행정업무에 배치하면서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한 특혜채용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한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게다가 행정지원과는 특채와 관련 모의원이 5분자유발언을 통해 군민들에게 특채와 관련된 의혹들을 알리려고 하자 사전에 아무런 예고없이 임의대로 방송송출을 차단, 의회의 심기를 건드린 상태다.

 

이날 본회의는 군수선거 당시 현 군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선거운동을 했던 정모씨를 비롯한 주민들이 대거 방청하면서 회의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에 문행주 의원은 업무보고가 끝난 후 질의에 앞서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신변에 위협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하며 방청객들이 어떤 의도를 갖고 시비를 걸거나 의원들을 제재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며 주승현 의장에게 예상되는 사태에 대한 원만한 의사진행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원들의 질의가 화순군의 공무원 특별채용 의혹에 이어 지난 8월 화순군이 전직원을 상대로 받은 ‘보안서약서’, 집행부의 의회방송 송출 무단중단 등으로 이어지고 문행주 의원이 의회방송 송출 차단에 대한 전완준 군수의 입장을 묻자 방청객들이 소란을 일으켰다.

 

집행부의 의회방송 송출 차단은 제155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지난달 24일 이뤄졌다. 이날 문행주 의원은 5분자유발언을 통해 화순군 공무원채용과 관련된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화순군이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특채로 자격증을 가진 기술직을 채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진 이들을 채용한 후 이들을 사회복지업무가 아닌 일반행정업무에 배치했고, 게다가 특채로 채용된 이들의 상당수가 전현직공무원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이들의 자녀 등 가족들이었다는 내용이다.

 

이에 화순군은 각 읍면사무소 등에 송출하던 의회방송을 무단으로 차단했고 이날 주무과장은 “시중에 떠도는 의혹들이 방송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송송출을 중단시켰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전완준 군수도 “주무과장의 방송송출 중단은 옳은 행동이었다”고 옹호했다.

 

그러자 문행주 의원은 “열린행정을 구현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의원들의 발언이 집행부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의회방송 송출을 중단시켜 군민들의 알 권리를 막는 등 군민과 의회와 ‘닫힌행정’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개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의원들을 향해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는 등 고성을 지르면서 흥분한 의원이 방청객에게 욕설을 하는 등 고성이 오갔다.

 

일부 방청객들은 문행주 의원의 발언 중에서도 특히 보디랭귀지를 문제삼았다. 질의답변과정에서 문 의원이 손으로 자료나 군수 등을 가르키는 행동이 예의에 어긋나고 더욱이나 군수를 추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이들은 “감히 일개 군의원이 화순군을 대표하는 ‘군수님’을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느냐”고 항의했고 소란을 일으키기 이전에도 방청석에서 손가락으로 본회의장을 가리키며 ‘싸가지가 없다'느니, '썩을 놈’이라는 등의 듣기 거북한 언사들을 주고받았다.

 

이는 각 지역의 주민들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 달라며 투표를 통해 주민들의 대표로 선출한 군의원들과 화순군의회 전체를 무시한 것이며, 이들을 대표로 선출한 군민들까지도 무시한 처사인 것이다.

 

방청객들의 소란이 계속되자 주승현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고 의원들의 퇴장하자 일부 방청객들은 의원들의 뒤를 쫓으며 고성과 욕설을 퍼붓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 와중에 화순군예산으로 급여를 지급받는 준공무원격인 유관단체 관계자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화순군체육회(회장 전완준(당연직화순군수) 사무국장 정모씨는 처음 고성과 욕설을 퍼부었던 일부 주민이 본회의장을 나간 후 의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본회의장을 향해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정씨는 군수선거당시 전완준 군수의 측근으로서 선거 후 화순군체육회 사무국장에 임명됐다. 당시 체육회사무국장은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무보수자리였지만 집행부는 예산을 세워 사무실리모델링은 물론 정씨에게도 2천여만원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특정 의원에 대한 반감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군수의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행주 의원은 민주당 소속인 군수와 10명의 군의원 중 7명과는 달리 무소속으로서 집행부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 대한 충분한 타당성과 성과가 검증되었는지를 추궁하는 몇 안되는 의원 중의 한명이다.

 

이날 전완준 군수는 “의원들과 논의도 하고 9명의 의원들과는 문제가 없지 않냐”며 특정의원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화순군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어떤 사항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고 글로 남겨 같이 나누고싶어 글 올립니다. 아직 딱히 자신있는 분야는 없지만 솔직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