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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여교사 신붓감 발언'과 관련해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이 나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맨 위 사진은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가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운데는 경남지역 20여 여성단체가 진주시청에서, 맨아래는 여성단체들이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가 열린 동남지역관리본부 앞에서 각각 기자회견과 피켓시위를 벌이는 모습.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여교사 신붓감 발언'과 관련해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이 나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맨 위 사진은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가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운데는 경남지역 20여 여성단체가 진주시청에서, 맨아래는 여성단체들이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가 열린 동남지역관리본부 앞에서 각각 기자회견과 피켓시위를 벌이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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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신붓감 발언'으로 여성·교육계로부터 사과 압력을 받은, 한나라당 제6정책조정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계는 "우리가 더 비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권지은 경남여성연대 집행위원장은 "여성계가 비참하게 되었다"고, 김복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장은 "1인 시위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달 11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 초청강연에서 교원평가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1등 신붓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 신붓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 신붓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 신붓감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이라고 말해 여교사 비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나경원 의원과 한나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전교조 여성위원회와 경남지부뿐만 아니라 교육정책에 있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성명을 통해 나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나 의원의 강연회를 열었던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는 지난 11월 18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 의원의 신붓감 발언은 여성 비하가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틀 뒤인 11월 20일 경남지역 20여개 여성단체는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경원 의원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국민 무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는 나 의원이 발언이 여성 비하가 아니라고 했지만, 지역 20여개 여성단체는 여성비하 발언이라고 했던 것.

인터넷도 뜨거웠다. 나경원 의원의 미니홈피에는 한때 연일 나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나경원 의원이 진주에서 강연회를 연 지 한 달 가까이 되어 가지만 나 의원은 묵묵부답이다.

"1인시위라도 해야 할 것 같다"

나경원 의원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여성계는 다시 사과를 촉구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김복희 전교조 여성위원장은 "1인시위라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나경원 의원의 발언은 여교사 전체를 매도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더군다나 한나라당이 교원평가법안을 상정하는 모습을 보니 더 분개한다"면서 "그것은 교사를 우습게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자기들이 마음대로 하면 누구든 무조건 따라 오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지은 경남여성연대 집행위원장은 "여성계가 더 비참하게 되었다"면서 "한나라당에서 그동안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정몽준 의원이 형식적인 사과를 한 것을 제외하고 속시원하게 사과하지 않고 넘어갔고, 한나라당 안에서 여성 문제와 관련해 제도적 장치를 하라는 요구도 들어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권 집행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야당일 때도 그랬는데 지금은 여당인 마당에 요구를 더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 여성 활동가들은 나경원 의원이 사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도 했지만, 어쨌든 마무리는 필요하기에 조만간 경남지역 여성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해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현직 인사는 강사로 초청 안하겠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전통 수법 중 하나가 불리하면 아예 언급 안하거나 무시하는 전략이다"며 "나경원 의원은 그것이 사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그동안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딴지 걸고 흠집을 내기를 해왔다"면서 "나경원 의원이 여성 차별과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국민들은 쉽게 잊어버리지 못할 것이며,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으면 끝까지 이 문제는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대변인은 "나 의원이 발언한 게 지난 달 11일이었는데, 조금 더 기다려보고 그래도 사과하지 않을 경우 한 달이 되는 즈임에 한번 더 사과를 촉구하는 논평을 낼 것"이라며 "나 의원은 제6정조위원장 자리를 내놓아야 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영순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 회장은 "나경원 의원은 시중에 떠도는 말을 농담 삼아 한 것인데, 꼬투리를 잡고 있다"면서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고, 더 이상 그 발언으로 시끄럽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같은 이야기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사회에서 보는 시각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여성들이 정치를 잘했으면 한다는 차원에서 강사를 선정해 왔는데, 앞으로는 현직에 있는 사람은 초청하지 말아야겠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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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나경원, #여교사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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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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