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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대 KBS 노동조합위원장을 뽑는 선거에서 지난 노조를 계승하는 기호 1번 강동구-최재훈 후보가 사원행동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자 언론계는 "안타깝다"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KBS 선거를 관심있게 지켜본 이들은 "새 노조가 또다시 공영방송 사수 투쟁보다 내부문제만 갖고 벌이는 투쟁에 매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한편, "정권의 방송장악을 막기 위해서는 연대의 광장에서 만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최문순 "KBS 구성원, 내부화 안타깝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전 언론노조 위원장)은 "KBS 내부 구성원들이 '내부화'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KBS 노조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지키기 위한 위상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언론재단 노조와 같은 '내부화' 흐름에 다시 합류해 걱정이 많이 된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방송 노조의 이념과 설립목적, 사회 공헌이라는 고유 역할이 있는데 이걸 포기한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일갈했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 역시 "결과만 놓고 볼 때 매우 안타까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영방송인 KBS가 사유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이걸 막는 게 가장 핵심적인 노력인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이건 우리 사회 민주주의와 직결되어 있는 문제"라며 "지난 KBS 노조 집행부가 공영방송 사수 역할을 해내지 못한 데다 같은 성향의 후보가 당선됐으니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영방송 사수활동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우 대변인은 또 "KBS 노조가 공영방송을 지키는 역할, 공영성을 강화하는 역할, 적극적으로 사측과 정권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강동구-최재훈 후보가 '언론노조의 발전적 해체와 새 연대체 건설'을 공약하면서 동시에 '민주노총과의 연대 강화'를 주창한 점과 관련, 우 대변인은 "언론노조와의 오해와 갈등을 먼저 풀어야 한다"면서 "어느 조직이든 단위사업장과 갈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조직 해체를 주장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갈등을 풀고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재 언노련 위원장 "KBS 치열한 내부 논의 이어가야"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선거 직후 제기된 임원들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라며 "선거는 끝났지만 공영방송의 미래에 대해 치열한 내부 논의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언론노조 발전적 해체'라는 강-최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지금 오만한 구호를 외칠 때가 아니"라며 "외부에 대해 과도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KBS와 KBS 노조에 등을 돌린 사람들의 주장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잘할 땐 격려를 받고 못할 땐 회초리를 맞는다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은 "당선자와 낙선자의 표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은 만큼 '통합'이라는 숙제가 남았다"면서 "지지하지 않았던 조합원들까지 포용해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서 언론노조, 다른 방송국 노조와 함께 힘을 합치자"고 독려했다.

 

심석태 SBS 노조위원장은 "선거결과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며 걱정했던 것보다는 사원행동 후보들이 '선전'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심 위원장은 "KBS 조합원들이 언론노조 탈퇴 투표할 당시보다 많이 생각이 옮겨 온 것 같다"면서 "사원들의 많은 뜻은 사원행동 후보에게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집행부 구성이야 승리한 후보 위주로 되겠지만 사원행동 의사나 외부의 시각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외부의 주장과 충고에 귀를 닫지 말아야 하며 작금의 언론 상황을 잘 고려해 대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은 "당선된 분이 선거 과정에서 YTN 노조의 투쟁을 폄하하는 듯한 말씀을 하셨으나 같은 언론 노동자로서 연대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동구-최재훈 후보는 선거 팸플릿을 통해 "'사원행동처럼 사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2년 내내 퇴진 투쟁에만 올인해야 한다. 그러면 YTN이 우리의 미래가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국민의 외면"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명박 시대의 싸움은 짧게는 4년, 길게는 9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노조의 임기는 2년에 불과한데, 이것만 갖고 9년 갈 싸움에서 좌절할 수는 없고 좌절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KBS 내부 구성원들의 선택이니까 외부에서 말하긴 좀 어렵다"면서도 이 같은 우려의 말을 전달했다.

 

"KBS 조합원들이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정치권력이 KBS를 장악하고, KBS 2TV를 신문재벌들에게 넘기려 하는 판이다. 그런데 사실상 관제사장에 동조하는 노조가 또 탄생했다. 지금 시국의 중대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무서운 것은 국민의 외면이다. 억지로 방송 내보내는 건 유지할 수 있겠지만 신뢰도가 뚝 떨어진다. 수신료 인상? 누가 동의할까? 국민들이 등을 돌리는 사태가 올 수 있다. 방송의 소중한 가치인 공익성과 공공성을 지키려는 KBS 조합원들이 불행해지면 안 된다. 그런데 지금처럼 가면 불행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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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KBS, #최문순, #박성제, #심석태, #노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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