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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즐기는 놀이 중 퍼즐과 레고가 있다. 큰 아이는 초등학교 들어가지까지 퍼즐에 무슨 한이 맺힌 것처럼 퍼즐만 보면 갖고 싶다고 했다. 100개짜리 퍼즐부터 500개짜리 퍼즐을 한 번 보면 쉽게 맞추었다.

자기가 맞춘 퍼즐을 선물하는 것도 좋아했다. 6살 때 울산 사는 고모가 아파트를 샀을 때 축하한다고 500피스 퍼즐을 선물했다. 광주 사는 고모도 아파트를 샀을 때 엄마와 아빠 힘을 조금 빌려 2000피스 퍼즐을 선물했다.

 7살때 맞춘 퍼즐이다.
7살때 맞춘 퍼즐이다. ⓒ 김동수

 일주일 동안 2000개를 온 가족이 맞춘 퍼즐.
일주일 동안 2000개를 온 가족이 맞춘 퍼즐. ⓒ 김동수

숙모가 셋째 아이를 가졌을 때 엄마와 아빠와 함께 온 가족이 2000피스 퍼즐을 선물했다. 첫째 아이는 500피스부터 2000피스까지 조그만 가르쳐주어도 쉽게 맞추었다. 공부에는 집중력이 별로지만 퍼즐에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다.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는 퍼즐보다 레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레고를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다양한 모형을 만들었다. 자기가 만들고 싶은 모든 모형을 만들 수 있었다.

우리집 아이들이 많이 만드는 모형은 집, 자동차, 비행기, 배, 항공모함 따위다. 지난 5일밤에도 <EBS>에서 하는 <모래요정 바람돌이>를 보고나서 레고를 방바닥에 펴놓고 만들고 싶은 모형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레고를 펼쳐놓고 만들기를 하고 있다.
레고를 펼쳐놓고 만들기를 하고 있다. ⓒ 김동수

퍼즐에 능력을 보였던 큰 아이는 레고도 다양한 모형을 만든다. 오늘은 항공모함을 만들었다. 항공모함을 만들고 싶은 이유는 넓은 바다를 다니는 웅장함 모습에 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웅장함 때문에 감동받았다지만 항공모함이 수많은 전쟁을 수행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해했는지 앞으로 알았으면 했다.

 항공모함을 만드는 큰 아이
항공모함을 만드는 큰 아이 ⓒ 김동수

“인헌이 항공모함이 어떤 일 하는지 알아?”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면서 항공모함을 만들어?”
“큰 배잖아요. 멋있어요.”
“큰 배고, 멋있기 때문에 만들지 말고, 항공모함이 무슨 배인지 알고 만들면 좋잖아. 항공모함이 무슨 일을 하는 배인지 공부 좀 하렴.”

딸 아이와 막둥이는 아주 작은 모형을 만들고 있었다. 경찰서란다. 왜 경찰서를 만들었는지 물었다. 

 딸 아이가 경찰서를 만들고 있다.
딸 아이가 경찰서를 만들고 있다. ⓒ 김동수

“우리 예쁜 서헌이는 왜 경찰서를 만들었어?”
“경찰이 우리를 도와주고, 지켜주잖아요.”
“경찰 아저씨들이 안 무서워?”
“안 무서워요.”
“막둥이는?”
“앞으로 경찰이 되고 싶어서 경찰서를 만들었어요? 경찰서 안에 있는 컴퓨터예요.”
"막둥이는 어떤 경찰이 될 거지?"
"나쁜 사람들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어요."
"그래 나쁜 사람들로부터 막둥이 같은 아이들을 지켜주어야지."


▲ 레고 만들기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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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을 맞추고 레고로 여러가지 모형을 만들면서 아이들은 서로 도와주는 법도 배운다. 동생이 잘 모르면 형이 가르쳐주고, 누나가 가르쳐준다. 레고가 좋은 이유는 거의 모든 모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모형을 통하여 자기가 만들어가는 세상이 레고에 있다.

항공모함, 경찰서, 비행기, 자동차, 헬리콥터, 다리 따위 만들지 못하는 모형이 없었다. '공부' '공부' 하는 것보다 레고를 통하여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꿈꾸면서,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다.


#레고#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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