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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뷴 컴퍼니의 파산보호 신청을 보도하는 시카고 트리뷴. 사진은 트리뷴 컴퍼니의 소유주 샘 젤.
 트리뷴 컴퍼니의 파산보호 신청을 보도하는 시카고 트리뷴. 사진은 트리뷴 컴퍼니의 소유주 샘 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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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동차에 이어 미디어까지…'

미국의 초대형 미디어그룹 트리뷴 컴퍼니가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시간으로 9일 미국 주요언론들은 '트리뷴 컴퍼니가 극심한 경영난과 막대한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리뷴 컴퍼니의 부채 규모는 무려 1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의 몰락으로 시작된 혹독한 경제 한파가 자동차 산업에 이어 결국 미디어그룹까지 무너뜨린 것이다.

경제 한파에 무너진 '미디어 공룡'

트리뷴 타워
 트리뷴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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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7년 설립되어 161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트리뷴 컴퍼니는 무려 23개 방송사와 12개 신문사에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명문구단 시카고 커브스까지 보유하고 있는 그야말로 미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공룡'이다.

트리뷴 컴퍼니가 보유한 시카고 트리뷴, LA 타임스 등은 미국에서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며 TV 방송과 라디오로 영역을 확장해왔고 지난 1993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터넷 신문 서비스를 시작할 정도로 미디어 산업을 선도해왔다.

하지만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로 트리뷴 컴퍼니의 주력 상품이었던 종이신문이 독자들과 광고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자 미디어 그룹의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광고수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계속되는 경영 부진으로 주주들의 강한 항의에 시달리던 경영진은 지난 2007년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트리뷴 컴퍼니를 인수한 것이 바로 지금의 소유주인 샘 젤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던 샘 젤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산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트리뷴 컴퍼니를 인수했다.

광고수입 감소가 치명타 

하지만 샘 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샘 젤은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고 직원을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미국 전역을 덮친 경제 한파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들은 저마다 광고비용을 줄이기에 바빴고 트리뷴 컴퍼니의 광고수입은 올해 3분기에만 19%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샘 젤은 자금 마련을 위해 또 다시 계열사의 추가 매각과 시카고 커브스 구단까지 매물로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은 이미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고 결국 파산보호 신청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고야 말았다.

트리뷴 컴퍼니는 "광고수입 감소와 부채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며 "파산보호 기간 동안 신문사와 방송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며 시카고 커브스는 파산보호 신청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파산보호 신청으로 트리뷴 컴퍼니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었지만 경영난이 해결될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들을 내놓았다.

미디어 산업으로 퍼진 위기

트리뷴 컴퍼니를 강타한 경제 한파는 미국의 미디어 산업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다. 기업들이 당분간 광고수입을 계속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역시 올해 3분기 광고수입이 14% 하락하는 등 재정 악화를 견디지 못해 뉴욕에 있는 본사 건물을 담보로 2억 2500만 달러를 대출받을 계획이며 CNN, NBC 등 대형 방송사들 역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미국을 지탱하던 금융과 자동차 산업에 이어 미디어 산업까지 무너지면서 미국 경제는 또 다시 큰 충격에 빠졌다.


태그:#트리뷴 컴퍼니, #시카고 트리뷴, #LA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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