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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담벼락 밑 화단에 나무가 죽어 있어 보기 싫었어요.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파랑새'를 앉혀 놓았는데, 학생과 등산객들도 좋아 하네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주례초등학교 담벼락 화단 고사목에 달린 '파랑새'를 바라 본 김금석(45)씨가 한 말이다. 개금2동 새마을지도자인 김씨는 나무를 조각하는 재주를 가진 곽순호(51)씨와 함께 지난 3주 동안 매주 일요일마다 시간을 내서 '파랑새'를 매달았다.

 

1년여 전부터 이곳에 수령 10년 안팎인 낙엽송 나무 3그루가 죽기 시작했다. 나무가 말라 죽은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주민들은 개금2동 주민자치위원회 지원으로 화단에 꽃을 심고 가꾸어 왔는데, 고사목이 생겨 안타까웠다.

 

김금석씨는 "다른 나무들은 봄과 여름, 가을을 지나면서 잎도 매달리고 낙엽도 떨어졌는데, 1년여 전에 죽은 나무 3그루는 잎도 매달리지 않아 미관상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가 마음을 냈다. 손재주가 남다른 곽씨한테 이야기해서 새를 조각해 고사목에 매달아 놓자고 했던 것. 두 사람은 3주 전부터 매주 일요일에 만나 나무를 깎기 시작했다.

 

이들이 고사목에 매단 나무새의 이름은 '파랑새'다. <파랑새>는 벨기에 극작가 마테를링크가 지은 동화극이기도 하지만, '길조(吉兆)'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두 사람은 '꿈의 전도사'라 할 만하다. 김씨는 "처음에는 파랑새를 보고 어린이와 주민들이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하자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만든 '파랑새'는 20여마리.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나무새가 좋다고 떼어가 버리는 일이 벌어진 것. 지금까지 5마리가 다른 이의 손에 의해 다른 장소로 모셔졌다.

 

두 사람은 파랑새를 몇 마리 더 조각해 매달 예정이다. 또 고사목이 썪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호장치도 할 예정이다.

 

김금석씨는 "고사목은 학교 바로 옆에 있어 교실에서도 학생들이 볼 수 있는데, 이전에는 죽은 나무로 있어 쓸쓸한 느낌이었다고 한다"면서 "지금은 파랑새가 있어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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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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