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쌩쌩 불어오는 8차선 도로와 맞닿은 우리 집 건물 1층에는 천막사가 있습니다. 지하, 지상 1층, 2층해서 임대가 된 곳은 천막사 하나뿐입니다. 얼마전에는 천막사 옆에 자리하던 스테인리스 등 철물을 다루는 가게도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나갔습니다.
'경제만은 꼭 살려내겠다' '주식투자하면 대박난다'던 누구의 예언은 빗나가 나라경제와 금융시장이 죽을 쑤고 얼어붙어 살얼음판과 같으니, 주식·펀드투자는커녕 먹고 살기도 힘든 농어민과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진짜 죽을 맛입니다. 소형트럭 뒤 짐칸에 천막을 설치해주는 천막사의 일이 확 줄어든 것만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2% 부자만을 위한 감세정책'만 퍼붓는 정부와 한나라당은 내년부터 '삽질로 경제를 살리겠다' 합니다. 그 많은 자금을 어디서 어떻게 충당하려는지? 결국 목도리를 건네준 대신 국민들의 빈 호주머니마저 박박 긁어 뺏어가려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경기 한파로 한동안 일없던 천막사에 얼마전 새 일거리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처음보는 특이한 모양의 샛노란 삼륜차의 짐칸에 천막을 얹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천막작업을 위해 집앞에 주차시킨 소형비행기의 머리를 닮은 삼륜차는, 오가는 행인들의 눈을 한번에 사로잡았습니다. 길가에 차를 대놓고 바로 옆 해장국집에서 식사를 한 운전자들이나 행인들은, 아이들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삼륜차 주변을 이리저리 기웃거렸습니다.
"오오! 이거 새로 나온 차인가?" "와! 이 정도면 괜찮은데~" "어 이거 중국산 아닌가?" "도로에서는 달리지 못할 것 같은데…" 하면서 탄성도 지르고 꼼꼼히 살펴보고 간단한 평도 했습니다. 삼륜차의 그 모습이 하도 신기해, 저도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차 앞에 'OO농기계'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일반 소형차량이 아닌 운반용 농기계로 제작된 듯 싶었습니다. 다만 농기계라고 하기에 꽤 괜찮은 차체와 색상, 디자인, 짐칸, 운전석(안전벨트, 전후진 가능)을 가지고 있어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다만 바퀴가 작아 비포장 도로나 흙길을 내달리기에는 벅차 보였습니다. 농기계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거리장사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별 무리가 없어 보였습니다.
차가운 겨울날처럼 얼어붙은 경제위기와 날로 힘겨운 세상살이 속에서 희망을 싣고 달릴 샛노란 2인승 삼륜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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