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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월) 오후 3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성호 의원의 책 <굿바이 노무현>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책 <굿바이 노무현>은 19년간 <조선일보>에 몸담아온 진 의원이 기자 시절에 쓴 칼럼과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엮은 정치칼럼집이다. 진 의원은 출판기념회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책 출판의 의미를 "한마디로 다시는 노무현 시대와 같은 광기와 암흑의 날들을 대한민국이 맞아서는 안 될 것이란 생각에서"라고 밝혔다.

 책 '굿바이 노무현' 출판기념회장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저자 진성호 의원.
 책 '굿바이 노무현' 출판기념회장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저자 진성호 의원.
ⓒ 이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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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개에 달하는 화환들이 줄지어선 출판기념회장은 300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상득, 정몽준, 공성진 의원 등 한나라당 내 거물급 인사를 비롯하여 이윤성 국회부의장, 고흥길 문광위원장 등 핵심 인사들이 줄지어 참석했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의 수는 무려 70여 명에 달했다. 그외에도 안국정 전 SBS사장을 비롯하여 KBS 부사장, 아리랑 TV사장 등 방송계 인사, 진 의원의 지역구인 중랑구의 구청장, 중랑구민 등이 자리를 지켰다.

이날 사회는 개그맨 심현섭이 맡았다. 마치 "여러분은 지금 출판기념회가 아니라 국회 본회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일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출판기념회장은 내빈 소개에만 20분이 소요될 정도로 한나라당 의원들로 넘쳐났다.

내빈 소개가 끝난 후, 타악기 여성그룹 '스팟'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잘록한 허리를 드러내며 한층 멋을 낸 젊은 여성들이 활동적인 무대를 보여준 타악기 축하공연. 그러나 기자의 눈에는 도무지 출판기념회와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 사회 심현섭의 "책을 영어로 하면 북(Book)이므로 북(타악기) 공연을 준비했습니다"란 허탈한 농담에서 연관성을 찾아야 할 정도였다.

 출판기념회의 타악기 여성그룹 축하공연.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앞에 나온 여성 2명이 벨트를 안하고 있었는데, 바지가 흘러내리면 어떡하나 아주 긴장했습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출판기념회의 타악기 여성그룹 축하공연.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앞에 나온 여성 2명이 벨트를 안하고 있었는데, 바지가 흘러내리면 어떡하나 아주 긴장했습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 이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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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축전을 시작으로 안국정 전 SBS사장, 이윤성 국회부의장, 정몽준, 공성진, 이상득 의원, 고흥길 문광위원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직접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밝히고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층 성숙해지고 일류국가로 도약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윤성 국회부의장의 사담은 걸작이었다.

"축하공연을 아주 긴장하면서 봤습니다. 앞에 나온 여성 2명이 벨트를 안 하고 있었는데, 바지가 흘러내리면 어떡하나 아주 긴장했습니다. 그 이상은 나가지 않겠습니다. 더 나가면 여기 계신 여성의원이 바로 기자실로 달려갑니다."

젊은 여성들의 축하공연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고, 그런 생각을 스스럼없이 밝히는 모습에서 이윤성 국회부의장의 여성관을 엿볼 수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계가 있다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란 말로 축사를 시작한 정몽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독설을 내뱉었다.

"'노무현'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포퓰리즘, 분열, 선동, 증오, 반지성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교훈은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이 유구한 우리의 역사 속에서 하나의 짧은 시대적 오류로 남게 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합니다."

노무현 전 정권을 '시대적 오류'로 규정한 정몽준 의원. 하지만 후보단일화를 통해 결국 '시대적 오류' 탄생에 기여했던 정몽준 의원은 어떠한 사과의 말, 반성의 말도 꺼내놓지 않았다.

'형님정치'의 진원지인 이상득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탄생에 기여한 진성호 의원에게 "고맙다, 수고했다"란 말을 전했고,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진 의원이 재선, 3선, 4선, 5선 나아가 국회의장까지 해야 한다. 그러면 중랑도 강남처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길고 화려한 미사여구로 장식됐던 축사와는 달리 진성호 의원의 저자 발언은 의외로 짧고 간단했다. 진 의원은 중랑구민과 한나라당 동료의원 그리고 <조선일보>에 고마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 의원은 "지난 주말 우리가 예산안을 정말 힘들게 통과시켰다"란 술회와 함께 한나라당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70여 명에 가까운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석한 책 '굿바이 노무현'의 출판기념회. 주요 참석자들이 모여 떡커팅을 하고 있다.
 70여 명에 가까운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석한 책 '굿바이 노무현'의 출판기념회. 주요 참석자들이 모여 떡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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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떡커팅과 저자사인회를 끝으로 정치실세들이 대거 참석했던 '화려한' 출판기념회는 막을 내렸다.

출판기념회 자리를 내내 지켰지만 기자의 머릿속에서 책 이름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분명 <굿바이 노무현>의 책 소개에는 미디어 및 언론정책에 대한 진 의원의 칼럼 및 기고, TV토론 등 활동상을 필두로 인터넷과 다양한 문화현상에 대한 저자의 전문적 시각을 담았다고 되어 있다. 인터넷과 다양한 문화현상에 대한 저자의 전문적 시각을 담았다면 왜 굳이 책 제목을 그렇게 지어야만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개운한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노무현 시대를 '광기와 암흑', '다시는 맞아서는 안 될 날'로 규정하고 있는 진성호 의원. 그의 말 속에서 증오의 기운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슈퍼MB맨'을 자처하며 가슴 속에 'MB'가 새겨진 슈퍼맨복을 입고 있는 진 의원. 큰 권력을 손에 쥔 채 증오의 망토를 나풀거리는 그를 보며, 싸늘해진 등골로 출판기념회장을 나서야 했다.

 책 '굿바이 노무현'의 표지. '슈퍼MB맨'을 자처하며 가슴 속에 'MB'가 새겨진 슈퍼맨 복을 입고 있는 진 의원.
 책 '굿바이 노무현'의 표지. '슈퍼MB맨'을 자처하며 가슴 속에 'MB'가 새겨진 슈퍼맨 복을 입고 있는 진 의원.
ⓒ 진성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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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호#굿바이 노무현#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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