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안양 비산대림조합아파트 이중분양 사기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째, 한동안 서너개 동 십여개 정도의 아파트 창문과 베란다에 켜지던 불빛이 지금은 각동 창문마다 환한 불빛이 켜져있어 일단락 된듯 싶지만 피해자들 및 조합원들의 아픔과 속앓이는 계속되고 있다.

이는 안양시가 지난 10월 27일 사용승인(준공허가)을 내준 이후 피해자들과 조합, (주)새로본, 새로본 건설, 대림산업 사이에 '구상권 청구', '입주 및 등기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공방전과 피해 보상을 둘러싼 논란과 소송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 비산대림아파트
 안양 비산대림아파트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조합원들 24일 총회 개최 조합장 선출 및 대책 논의

비산대림주택조합의 경우 조합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계약금과 중도금 납부와 관련 연체료 납부 요구, 심지어 시공사 대림산업에서 시행사에 준 대여금 240억을 조합이 지불하라는 청구소송까지 제기됐으나 정작 조합원들은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시행사가 부도가 난 상태에서 조합원들은 1, 2차 조합원으로 양분되는 갈등을 빚고, 이중분양사기 주범인 조합장이 임시총회 소집을 거부하며 구치소에서 업무를 계속 보는 어처구니 없는 형국이 계속되어 왔으나 다행히 법원의 결정으로 총회를 열게 됐다.

이와관련 비산대림주택조합 비대위(이하 조합비대위)에 따르면 "총회를 소집하려 했으나 조합장의 거부로 난항을 겪다가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이 총회소집허가결정을 내려 오는 24일 오후 7시 안양시청에서 총회를 열고 새 조합장을 선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수원지방법원(제 30 민사부)은 황모씨 등 8명의 조합원이 조합장(구속 중) 김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조합총회소집허가' 신청과 관련 "조합장이 정당한 이유없이 총회개최를 거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히면서 "조합 총회를 소집하는 것을 허가한다"고 주문했다.

법원의 총회소집 허가 결정문
 법원의 총회소집 허가 결정문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조합측이 개정하려는 주택조합조합규약(안)
 조합측이 개정하려는 주택조합조합규약(안)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이에 총회에서는 조합장을 비롯 감사와 대의원을 선출하고, 법원이 결정한 총회소집허가를 결정하면서 첨부한 조합규약을 포함한 비산동대림지역주택주합 규약을 개정하는 등을 검토할 예정이나, 대림산업이 청구한 240억과 연체료를 놓고 난상토론이 예상된다.

"총회를 개최하는 날이 크리스마스 당일로 가족 모임 등으로 불참하는 조합원들이 혹시 많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동안 조합 내부의 갈등으로 속수무책이었지만 우리 힘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성탄절의 사랑으로 원만히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일반분양 수분양자들 중 명의변경자나 공동명의자들의 등기이전에 대하여 조합장이 거부함에 따라 피해자를 막기 위해 부기등기에서 보호하고 있는 기한인 26일 이전에 등기할 수 있도록 24일 총회를 열고 조합장을 선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조합원은 비대위 카페에 올린 글에서 "사기분양자와 맞서 싸우고 일반분양자들 빨리 등기하는 일 아닙니까. 부기등기 끝나면 어떤 소송이 들어올지 몰라 내집에 입주하고도 기쁨보다는 분담금이 더 나올까봐 걱정이고 누구를 믿어야 할지 불안하다"며 "조합이 빨리 서고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서 일할 분이 선출돼 좋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중분양사기 피해자들 명단
 이중분양사기 피해자들 명단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사기분양 피해자들, 각개전투식 피해 구제 모색중

이번 비산대림아파트 이중분양사기사건으로 피해를 본 이들은 약 140여명에 달하고, 그 피해 유형 또한 제각각으로 전체적으로는 피해자 대책위가 구성돼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피해 유형에 따라 2-3개의 소규모 비대위를 통해 법적 대응과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비산대림주택조합 시행 대행사 또는 조합장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 일부 피해자들의 경우 대림산업 통장으로 입금시킨 중도금 등은 당연히 돌려받아야 할 돈으로 대림산업측도 돌려줄 것을 약속했으나 예치기간의 이율 등을 놓고 적지않은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브로커 최모 여인의 알선과 소개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중도금까지 수억원을 한번에 조합장과 최 여인에게 건네줘 결국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경우로 이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해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뿐 아니라 구제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최모 여인 통장으로 입금된 피해 금액
 최모 여인 통장으로 입금된 피해 금액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특히 여기에는 부동산중계업자, 브로커 최모 여인, 조합장 김모 씨 등이 얽히고설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작게는 2억 많게는 7억까지 피해를 보고, 그 수는 23명에 피해액만도 92억이 넘는 것으로 확인돼 이들은 분양 계약서를 근거로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그동안 피해 보상을 받기위해 '만약 문제 발생시 책임지겠다'는 각서까지 쓴 최모 여인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구속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법률적으로 사기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피해자들은 곤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이에 피해자들은 최모 여인과의 협상을 통해 형사적 책임에 대하여는 일부 보상을 받는 선에서 고발을 취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강구중에 있다.

이중분양사기 피해자의 절규
 이중분양사기 피해자의 절규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한편 이중분양 사기사건이 발생한 비산동 대림조합아파트는 486가구 중 조합원분은 282가구, 일반 분양분은 204가구로 주택조합장 김모씨가 직접 또는 부동산업자, 브로커 등을 통해 이중 분양해 현재 확인된 피해자는 136명에 피해액은 360여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수사에 나선 경찰은 주택조합장 김모(35)씨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9월 23일 구속한데 이어 시행사 새로본 건설 대표 김모(48)씨도 조합장과 공모 혐의로 24일 구속하여 9월 30일 검찰로 송치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중에 있다.

또 경찰은 2007년 9월 중순께 안양시청 휴게실에서 비산대림주택조합 시행 대행사 대표 김아무개(48·구속)씨로부터 아파트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안양시청 6급 공무원 최모(45)씨를 11월 12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이어 지난 12월 4일에는 사기분양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148㎡ 평형대 아파트 1채를 불법 분양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시공사인 대림산업 전 주택사업팀장 김모(44)씨와 105㎡ 평형대 아파트 1채를 불법 분양받은 전 팀원 홍모(41)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태그:#안양, #비산대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