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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신나요. 과학 원리도 많이 배웠어요."

"다른 친구들에게 미안하지만 체험학습 오길 잘했다 싶어요."

 

전북지역 중학교 1, 2학년 12명(9개 학교)이 일제고사 대신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을 택했다. 일부 학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체험학습에 나섰다.

 

이들은 23일 오전 11시경 대전엑스포과학공원에 도착해 전기에너지관을 비롯 돔영상관, 에너지관과 국립중앙학생과학관, 화폐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이들은 대부분 '사회공공성·공교육강화 전북네트워크'의 홈페이지 공지문을 보고 체험학습에 참여했다. 이 단체는 체험학습 신청자격을 중 1, 2학년으로 대상을 제한해 일제고사 거부 의미를 분명히 했다.

 

"학교시험도 많은데 일제고사까지 필요한가요?"

 

신아무개 학생은(중 1학년) "너무 재미있다"며 "과학공원에서 여러 3D영상물을 접했는데 재미도 있지만 과학상식을 많이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제고사는 쓸데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시험을 통해 학교별로 순위를 매기는 것 자체가 좋지 않고 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1학년인 전아무개학생은 "학교에서 보는 시험과 등수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학교별로 순위를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체험학습을 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박아무개 학생은 "일제고사는 한마디로 '의리를 빼앗는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아빠가 먼저 체험학습을 권유해 동의해 오게 됐다"고 밝혔다.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아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온 나아무개씨(40, 전주시 효자동)는 "일제고사는 학생을 시험성적으로 줄세워 과도한 경쟁사회로 내모는 일"이라며 "폐지해야 한다는 소신을 실천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체험학습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씨는 "하지만 아들과는 충분히 얘기하지 못해 오늘 대전으로 오는 버스안과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도중에 토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학습 신청하자 교감선생님이 병결처리 요구"

 

학교에서는 체험학습 신청을 선뜻 받아 주었는지 궁금했다.

 

"웬걸요. 직접 학교를 찾아가 담임선생님께 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나중에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처음에는 체험학습을 안 가면 안되겠냐고 하시더니 나중에는 무단결석 처리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전북도교육청이 학교별 거부를 허락하지 않았냐고 되물으니 다시 '병결처리'하면 안되겠냐'고 해요. 물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죠."

 

체험학습단을 인솔한 전교조전북지부 노재환씨는 "일제고사는 학생들을 경쟁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며 "미래가 아닌 과거로 회귀하는 교육정책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학공원 에너지관에서 3D 입체영상 체험을 하던 이들은 가상체험 시설에 몸을 맡기고 한참 동안 비명을 내질렀다. 

 

"일제고사 폐지로 체험학습 부러워하는 일 없었으면..." 

 

이들은 하나같이 이날 일제고사를 대신한 체험학습 결과에 매우 만족감을 표시했다. 

 

전북 김제에 있는 한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임아무개 학생은 "체험학습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한참 시험을 치고 있는 친구들이 체험학습을 즐기고 있는 나를 부러워하겠지만 그만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당국이 일제고사를 폐지해 누구도 미안하거나 부러워하지 않는 학교 분위기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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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체험학습, #일제고사, #중1,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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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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