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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대통령과 그의 형제들의 고향이다. 그곳 구룡포에 내년 정부 예산으로 일본인 기념 거리를 조성한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그렇게도 일본 통치시대가 그리운가?

 

일본인들이 살던 곳은 포항 말고도 수없이 많다. 식민지시대 우리는 이를 치욕의 역사로 받아들이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족정기를 되살린다는 뜻에서 일본통치의 상징인 옛 총독부 건물을 헐고 경복궁을 복원했다. 그 자리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박물관도 지었다. 이런 역사의 흐름을 모를 리가 없다.

 

시대가 바뀌어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면서 일본 덕택으로 우리가 잘 살게 되었다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뉴라이트 세력이 득세했다. 이들은 친일세력에게 면죄부를 주고 독립투사들을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정한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를 발간했다.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총재까지 나서서 이를 지지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6·10항쟁의 산물인 현행 헌법의 정신에 부합한다는 판정을 받아 교육 현장에서 채택되어온 고교 근현대사 교과서에 수정지시를 내리고 출판사의 팔을 비틀어 억지로 내용을 수정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여 관철시켰다.

 

집필자들은 이에 반발하여 법원에 호소했지만, 3권 분립은 말뿐이고 언제나 행정권의 수장인 대통령의 뜻이 관철되어온 우리의 관행으로 보아, 법원의 판결에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 정부 각부처의 1급이상의 일괄사표제출도 충격적이고 전대미문이다. 고소영 간부자 그리고 뉴라이트세력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발령으로 “집토끼“만을 기용하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뉴라이트의 ‘식민지근대화론’은 일본제국주의에게 면죄부를 주고. 이에 협력한 매국노들을 미화하면서 독립투사들을 폄하함으로써 빈축을 샀다. 이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어느덧 친일행위가 면죄부를 받는 풍조가 지배하게 되었다. 일제시대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마저 있다. ‘식민지가 되어 더 잘 살게 되었다는 역사관이 전부의 공인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대통령 형제의 고향에 일제시대를 기념하는 거리를 국민의 혈세로 조성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소식이라고 본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이 기념 거리를 보기 위해 일본인 관광객들이 모여들 것을 기대한다고 한다. 포항엔 일제 때, 돈 벌기 위해 운집한 일본인 어민들로 성시를 이루었고 일본문화의 상징인 ‘유곽’(성매매업소)이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일본의 신을 모신 신사도 있었을 것이다. 내친김에 이런 것까지 복원하면 금상첨화라는 비아냥거림마저 들려온다.

 

정말로 정신 나간 짓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인 관광객의 푼돈을 벌기 위해 민족혼까지 팽개쳐도 된다는 말인가. 돈이면 최고인 세상에 살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 과연 이 민족은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민족혼과 민족공동체 정신은 어디로 갔는가.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세상이 되고 말았다는 느낌이다.

 

연말 예산심의 과정에서 대통령 형제의 고향인 포항은 특단의 배려를 받았다는 소식이다. 다른 지방은 이를 부러워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오이 밭에서 구두끈을 매지 말라는 격언을 잊은 것 같아 씁쓸하다. 권력을 쥔 사람은 그것을 공정하게 행사하도록 항시 조심하는 것이 본인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부정부패를 현저하게 경감시켰다고 평가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마저 뇌물로 구속되었다. 역대 대통령 치고 부정부패의 오명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는 것은 민족공동체정신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근자에 라디오 대국민담화에서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것을 호소하면서, 전 국민을 가족과 같이 받들겠다고 약속했다. 공동체는 가족으로부터 극가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족공동체정신에 충실해야한다. ‘고소영’과 ‘강부자’의 비아냥거림에서 비껴나야만 성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해 온 신자유주의경제학은 1998년 가을이래의 세계적 대공황의 발발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돈만이 최고의 가치라고 본 정치경제학은 이제 통용될 수 없다. ‘공동체의 정치경제학’이 아니면 이 난국을 해쳐나갈 수 없다.

 

이런 정치경제학의 체계를 받아들이면 강력한 정적까지도 껴안았던 미국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 링컨에 버금가는 위대한 대통령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런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면 지옥이 입을 열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덧붙이는 글 | - 이 기사는 '통일뉴스', '평화만들기' 에도 송고합니다.
- 주종환 기자는 동국대 명예교수,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민화련'이사장이다. 


# 이명박대통령#링컨대통령#뉴라이트#역사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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