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1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김포공항 스카이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및 경제살리기 국민한마음 희망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정체성을 훼손하는 굉장히 폭넓고 뿌리 깊은 상황이 있다"고 발언한 배경이 밝혀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국가정체성 발언'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여러 차례 그와 유사한 말씀이 있었는데, 이렇게 이해하면 된다. 우리 정체성이라는 게 대한민국의 정통성, 자유 민주주의 기본질서와 시장경제 아닌가. 그런데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에 반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든다면 대한민국의 건국 이후 역사를 부끄러운 역사로 폄하한다든가, 북한에 대해 내재적 접근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편향된 사관을 아이들에게까지 가르친다든지, 반미 친북 반시장적 내용을 계기 수업이라는 형태로 주입하는 것이다. 또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시위를 막는 경찰에 대한 폭행, 테러를 인권침해라는 편향된 시각으로 보는 것도 있다."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이 문제삼고 있는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와 전교조의 계기수업 그리고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폭력진압을 문제삼은 보고서를 채택한 국가인권위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동관 대변인은 "국가 정체성의 확립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좌편향된 역사 교과서를 가운데로 갖다 놓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인 22일, 지난해 대선 캠프의 직능정책본부 관계자들과 한 비공개 만찬에서 국가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조갑제 "이상득 '인권위가 이 정부에서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느냐' 발언"
▲이상득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김지은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도 국가인권위원회를 맹비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2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도 최근 당내 모임에서 '시위대에 얻어맞아가면서 촛불 난동을 어렵게 진압한 경찰의 행위를 인권탄압이라고 규정한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정부하에서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은 좌경적인 국가인권위원회를 국가권익위원회에 흡수시키는 법안 제출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李 대통령, 좌파정권 10년의 후유증 개탄!'이라는 제목의 글 하단에 있던 이상득 의원의 발언 부분은 오후 7시 현재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상득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로 의원과 통화했는데 '당내 행사나 모임에 간 적도 없고, 조갑제 대표를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은 인권위에 대한 보수세력의 불만에 대해, 지난 10일 세계인권선언 60돌 기념사에서 "독립성을 흔드는 사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민주 사회에서 법치와 인권은 어느 것이 우위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함께 달리는 것"이라며 "법치를 내세우면서 인권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은 민주적 사회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며, 그 자체로 인권의 후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의 인권후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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