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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스러운 따끈한 호떡
 먹음직스러운 따끈한 호떡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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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여수 화장동) 아파트 담장아래에는 호떡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인가 나이 드신 노부부가 함께 호떡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이곳에 호떡가게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목욕탕 앞에 있는 붕어빵집이 제법 장사가 잘 되었었는데 지금은 붕어빵집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날씨가 포근한 날은 호떡가게도 손님이 뜸합니다. 호떡가게는 그 변변한 간판 하나 없지만 사람들은 그런 건 개의치 않습니다. 그곳에는 호떡을 파는 곳이 딱 한 곳만 있기 때문입니다. 호떡가게는 오후 2시가 되면 어김없이 문을 엽니다. 날씨가 추운 날 유독 사람들은 호떡가게로 많이 모여듭니다. 이곳은 뜨끈뜨끈한 어묵도 같이 팔기 때문이죠.

날이 추울수록 호떡은 더 맛있습니다. 추운 겨울날 따끈한 호떡을 호호 불며 먹는 맛이 아주 그만입니다. 뜨끈한 어묵국물도 한몫을 단단히 하지요. 꽁꽁 언 시린 가슴을 데워주니 말입니다.

호떡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바깥 날씨가 몹시 추운가 봅니다. 호떡가게 할머니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거나, 사람들이 없어 놀고 있을 때는 무척이나 힘이 든다고 말합니다.

"항꾼에 사람들이 몰려들거나 놀 때는 힘들어, 손님이 계속 있으면 좋제."

할머니는 양푼 한가득 반죽을 만들어왔습니다. 이걸 다 팔아야 하루 장사가 끝난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양푼 한가득 반죽을 만들어왔습니다. 이걸 다 팔아야 하루 장사가 끝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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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부지런히 호떡을 굽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부지런히 호떡을 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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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푼 한가득 반죽을 만들어왔습니다. 이걸 다 팔아야 하루 장사가 끝난다고 합니다. 요즘은 돈 벌기가 여간 힘이 든다고 합니다.

"돈 벌기가 힘들어요. 밀가루도 오르고, 가스비도 오르고, 안 오른 건 하나도 없는 디 호떡 값만 안 올랐어!"

3년째 호떡장사를 한다는 할머니는 천원에 호떡을 4개나 줍니다. 근처의 붕어빵은 천원에 3개 주는데... 그래서 이곳에 손님이 그리도 많았나 봅니다. 사실은 이날 호떡가게 문을 열자마자 찾아갔습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기다리는 사람들 배려한다며 할머니의 손길이 갑자기 바빠집니다. 한 아주머니가 어묵을 찾자 가스 불을 세게 켭니다.

"붕어빵은 체인점에서 재료가 오지만, 나는 내가 반죽을 해온께 붕어빵보다 싸요."
"오뎅(어묵)하나 묵으까?"
"오뎅 끓네.”"
"어머 어머 소 뼉다구 고아부네."

아주머니들이 수다를 떱니다. 호떡은 할머니가 집에서 직접 반죽을 만들어 오기 때문에 맛도 좋고 값도 저렴합니다. 이곳 호떡가게는 셀프입니다. 호떡을 사고 나서 손님이 값을 치르고 돈 통에서 잔돈을 거슬러갑니다. 할머니는 호떡을 만드느라 손에 기름이 잔뜩 묻어 있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부지런히 호떡을 굽고 있습니다. 아무튼, 호떡 맛도 좋고 별난 호떡집입니다.

뜨끈뜨끈한 어묵
 뜨끈뜨끈한 어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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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어묵국물은 꽁꽁 언 시린 가슴을 데워줍니다.
 뜨끈한 어묵국물은 꽁꽁 언 시린 가슴을 데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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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호떡, #호떡가게, #추운 겨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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