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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고공 농성자에게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

 

지난 24일 새벽 6시 30분부터 "현대미포조선 비정규직 복직" 등을 요구하며 민주노총 간부와 현대미포조선 정규직 노동자 등 2명이 회사 인근 소각장의 70m 높이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소각장 소유주인 현대중공업측이 농성자에게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자 노동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가 "비인도적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고공농성 노동자 2명은 당초 먹을거리로는 생수 2통만을 가지고 올라갔다. 그외 바람막이용 비닐, 방한복, 밧줄 한 타래를 지닌 채 굴뚝에 올라갔는데, 농성하는 곳이 바닷가 인근이어서 바람이 거센 상태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이창규 국장은 26일 "담당 경찰서장과 동구 의원, 노옥희 울산진보신당 위원장이 인도적 차원에서 음식물을 굴뚝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합의했었다"며 "하지만 굴뚝 소유주인 현대중공업측의 통제로 음식물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중공업 경비가 출입을 통제하면서 음식물 등의 반입을 막고 있는 것.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노동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이 26일 오후 2시 농성 굴뚝 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각장 소유주인 현대중공업 사측이 경비들을 동원해 최소한의 음식물과 방한용품 지원조차 막는 반인권적 작태를 벌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울산본부를 비롯해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시민연대, 울산여성회, 울산청년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울산민주노동당, 울산진보신당, 사회당 등 정당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현대중공업측과 경찰을 함께 성토했다. 이들은 "경찰이 현대중공업 눈치를 노느라 추위와 배고픔에 고통받는 고공농성자들에게 최소한의 음식물과 방한용품을 전달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지켜야 할 직분을 다하지 못한 직무유기"라고 비난했다.

 

현대중공업측은 현재 음식물 반입은 여전히 금지한 상태며, 생수 2통과 무전기 반입은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 기물에 불법침입해 업무를 방해한 사람들에게 되레 음식물을 제공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오히려 현대중공업이 피해자며 업무방해를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언급하던데, 그러면 굴뚝에서 내려오면 될 일 아닌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인도적으로 생수 및 소통할 수 있는 무전기 반입은 허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관할 울산 동부경찰서측은 "인도적 차원에서 조만간 음식물이 반입되지 않겠느냐"며 "현재 반입되지 않고 있는 것은 위에서 결정할 일이라 경찰직원들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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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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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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