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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공원관리사무소에서 10분 정도 가파른 계단식 등산로를 오르면 파란 겨울 하늘이 눈부신 고갯마루 쉼터가 나온다. 등산객들은 그 고갯마루 능선을 따라 계양산 정상으로 향하거나 연무정, 무당골로 나아가거나 목상동 솔밭으로 내려간다. 하느재고개는 공원관리사무소에서 오르는 등산로를 택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르게 되는 길목에 있다.  

 

그곳에 지난 10월 1일부터 계양산 골프장 반대 릴레이 100일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인천시민과 구민들이 있다. 3년째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소나무 위에도 오르고 삼보일배, 촛불집회, 거리행진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안 해 본 것 없는, 인천 시민, 계양구민, 계양산골프장반대인천시민위. 그들은 다시 차디찬 흙길 위에 자리를 폈다. 쉼터 주변에는 재벌기업과 계양구청이 추진하는 골프장과 근린공원 개발의 문제점을 알리는 현수막과 피켓, 계양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식물 사진을 매달아 놨는데, 시민들의 발길을 잡는다.

 

계양산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은 골프장 개발 소식에 놀라고 분노해, 골프장 반대 서명에 동참하고 시민운동 기금에까지 동참해 주고 있다. 그렇게 두달 동안 모은 기금이 25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하느재고개 단식농성장에서 하루에 1~2천원에서 많을 때는 6~7만원이 모금된다고 한다. 지난 11월 16일에는 신영복 선생님도 계양산에 찾아 골프장 반대 서명을 했다 한다. 눈과 비를 피할 천막도 없이 돗자리와 스티로폼 하나 깔고 앉아 그렇게 인천시민들은 계양산을 지키고 있다.

 

지난 24일 골프장 반대 릴레이 85일째 날인, 24일 하느재고개를 찾았다. 당시 시민위원회 노현기 사무처장과 구민대책위 공동대표뿐만 아니라 산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로 89일차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시민들의 농성일지(기)도 엿볼 수 있었다. 릴레이 단식농성에 임하는 시민들의 심정과 다부진 각오를 차근차근 넘기며 보고 있는데, 눈에 띄는 글귀가 있었다.

 

 

74명이 골프장 반대 서명을 해준, 릴레이 단식농성 48일째 맞은 날 등산객이 오가며 한 이야기였다.

 

"여보! 나 서명하고 갈래. 골프장 싫어!"

"OOO, 돈도 많으면서 왜 그런데...."

"아니 골프장이 그렇게 많은데 왜 하필 계양산이야..."

 

인천의 진산이라는 계양산마저 훼손해 개발하려는 재벌기업과 계양구청이 인천시민과 구민, 등산객들의 이런 안타깝고 씁쓸한 소리와 질타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미 넘쳐나는 골프장을 이용할 것이지 왜 저러고들 있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이 답답함을 떨쳐버리기 위해, 블로거 antiwa님이 89일차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하느재고개에 올라야겠다. 고갯마루에서 "계양산 골프장 반대"를 외쳐야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계양산, #릴레이단식농성, #골프장,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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