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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1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총 2,444가구의 래미안퍼스티지(내년 7월 입주예정)에 샘플하우스를 구경하기 위해 시민들이 찾고 있다. 서울 고속터미널 역세권의 대규모단지로 주목받은 이 아파트단지 역시 부동산 침체 직격탄을 맞아 적잖은 미분양 물량이 남았다.
지난 10월 1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총 2,444가구의 래미안퍼스티지(내년 7월 입주예정)에 샘플하우스를 구경하기 위해 시민들이 찾고 있다. 서울 고속터미널 역세권의 대규모단지로 주목받은 이 아파트단지 역시 부동산 침체 직격탄을 맞아 적잖은 미분양 물량이 남았다. ⓒ 권우성

"집값 폭등을 막으려던 노무현 정부 때는 집값이 폭등했고, 집값 폭락을 막으려던 이명박 정부 때는 집값이 폭락했다."

지난 26일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이 2008년 부동산 시장을 이같이 정리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수록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집값 급락이 본격화된 2008년 하반기, 이명박 정부는 10차례에 걸쳐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완화, 서울 강남지역 외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를 통한 대출 규제 완화,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9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집값 하락은 가속화됐다.

노무현 정부 때 집값이 크게 상승한 서울 강남지역 등 버블세븐 지역에는 2006년 하반기 최고점 가격에 비해 30~40%가 떨어진 아파트가 수두룩한 상황이다. 이마저도 매수자를 찾기 힘들다.

그렇다면 2009년 부동산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특히, 내년엔 2008년 정부가 발표한 정책들이 대부분 본격 시행되면서 정부는 내심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바람과 달리, 2009년에도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제 완화] 줄어든 세 부담이 수요 진작보다는 집값 떨어뜨릴 수도

 지난 11일 13일 오후 헌법재판소가 종부세법에 대해 일부 위헌 판결을 내린 가운데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재동 헌법재판소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위헌 판결에도 불구하고 종부세법의 입법목적에 대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났다며 취지를 살려나갈 것을 촉구했다.
지난 11일 13일 오후 헌법재판소가 종부세법에 대해 일부 위헌 판결을 내린 가운데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재동 헌법재판소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위헌 판결에도 불구하고 종부세법의 입법목적에 대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났다며 취지를 살려나갈 것을 촉구했다. ⓒ 권우성

이명박 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과 맞물려 부동산 관련 세 부담은 내년 1월 1일부터 큰 폭으로 줄어든다. 양도소득세율이 9~36%에서 6~35%에서 떨어지고,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제도(세율 50~60%)는 2년간 한시적으로 크게 낮아진다. 또한 실질적인 종합부동산세 무력화로 인해 종부세 대상자 숫자 및 납부액도 크게 줄어든다.

이 같은 세제 완화는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세 부담을 줄여줘, 주택 수요를 늘리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예상과 전혀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의 말을 들어보자.

"오히려 시장에 매물이 쌓인다. 줄어든 세금 때문에 집을 더욱 싼 가격에 내놓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전매제한까지 완화되면서 시장에 물량이 대폭 늘어나 집값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찬휘 KB국민은행연구소 부동산연구팀장은 "세제가 완화돼 거래 활성화에 다소 도움이 되겠지만,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하락 추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규제 완화]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오름세... 내년 재건축 시장은?

 대표적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모습(자료사진).
대표적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재건축 규제 완화는 지금껏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 변수였다. 2008년 정부는 3차례에 걸쳐 재건축 용적률 최대 300%까지 허용, 소형평형·임대주택 의무비율 완화,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허용 등 재건축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았다.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심의 중이거나 지자체와 협의 중에 있으며, 정부는 내년 초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재건축 시장에서 투기세력을 내쫓았던 재건축 개발이익환수 제도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2월 넷째 주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4개월 만에 0.27% 오름세를 보였다. 2009년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요동치는 조짐일까?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12월 마지막 주에 잠깐 급매물이 빠졌다, 한 단지에 한두 건 거래된 것으로 큰 의미가 없다"며 "재건축 규제가 모두 풀려도 재건축 아파트의 급락을 막는 수준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재건축 규제 완화에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될 경우, 일반 분양분의 가격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수익률이 높아진)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튀는 등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출 규제 완화] 돈 빌릴 사람도, 돈 빌려줄 은행도 없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 중에 하나는 대출 규제 완화다. "시중에 돈의 씨가 말라 아파트를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산다"는 일선 부동산중개업자들의 말처럼 대출규제가 풀리거나 금리가 인하되면 매수심리를 강하게 자극할 수 있다.

현재까진 집값 하락에 따른 대출 금융기관 부실 위험 우려가 크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서 서울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유보한 건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이 폐지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에서 60%로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투기지역 등의 해제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최근 "강남3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강만수 장관의 말처럼 이 조치에 대한 정부 내 공감대가 이뤄졌고, 시행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또한 일부에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DTI·LTV 등 대출 규제를 전면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시행돼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헌동 본부장은 "소득이 늘고 집값 상승 전망이 좋을 때 사람들은 돈을 빌려 아파트를 사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은행 역시 바보가 아니라면 집값 전망이 안 좋은 상황에서 대출을 해줄 리 없다"고 강조했다.

다수 전문가 "내 집 마련은 최소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지난 11월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내놓은 시세 정보판. '급급매물'이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지난 11월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내놓은 시세 정보판. '급급매물'이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내년 내 집 마련을 꿈꿨던 이들에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은 하반기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다. 집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 시점과 관련해 2010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다수의 의견이었다. 또한 집값 하락폭은 10%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수현 교수는 "2007년부터 과잉공급, 전 세계적인 경기 부진, 그리고 일부 지역의 거품을 고려하면 'V'자 상승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내년에 버블세븐 지역 집값은 다소 하락해 바닥권에서 움직이고, 올해 4월까지 많이 올랐던 서울 강북이나 경기북부지역은 큰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회복은 2010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덕 소장 역시 "내년 중엔 부동산 시장 회복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을 보면 보통 버블 붕괴에서 상승세로 돌아갈 때까지 적어도 4~5년은 걸린다"며 "내년엔 전국적으로 소득이 줄고 실업이 늘면서 집값 하락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예상하는 내년 연간 집값 하락폭은 6~7%다. 내년 10% 내외의 집값 하락을 전망한 박상언 대표 역시 "매매시장의 선행지표인 경매시장의 낙찰가율이 감정평가액의 70~75%에 불과해, 매매시장 활성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사람은 최소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한 이는 김헌동 본부장이다. 그는 "규제가 풀리면서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데다 판교신도시를 필두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공급이 크게 늘어난다"며 "내년 상반기 최소 20%는 더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내년 하반기부터 집값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 금융위기 해결의 틀이 갖춰지면서 부동산 시장 심리가 살아나고,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조정·반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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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동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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