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금 100미터 높이 굴뚝에 올라가 농성 중인 영도형.

 

얼마나 배고프세요.

얼마나 추우세요.

 

지난 2008년 12월 24일 아침 6시 경

영도형은 미포조선 노동자 한분과 함께 보기만 해도 아찔한

100미터나 되는 높은 굴뚝 사다리를 타고 올라 갔지요.

 

민주노총 울산본부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마지막으로 해결하고 싶었던 미포조선 문제.

그러나 미포조선 사측의 완강한 반대에 부디쳤고

이대로는 있을수 없어 마지막 결단을 하게 된거 같네요.

 

이제 새해 1월 2일 금요일이면 올라간지 10일을 맞네요.

단식하러 올라간것도 아니고

생명있는 사람이니 어렵고 힘들지만 먹을건 올려 주겠지.

영도형은 그렇게 사람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거 같습니다.

 

영도형과 마음을 같이 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야

형이 결단하고 올라간것에 안타까워 하고 그래서

먹거리라도 또 방한복이라도 올려 보내주고 싶지만

그게 뜻대로 안되고 있는거 같습니다.

 

"굶기면 내려 온다"

현대중공업 사측과 미포조선 사측은 형이 굴뚝에 올라가자마자

완강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경찰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받아

먹거리와 방한복이나마 올려 보내고자 노력했지만 허사였다고 합니다.

 

미포조선 사측도

현대중공업 사측도

너무도 냉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방도로 노력해 보았으나 9일이 지나는 지금까지도

형과 또한분의 노동자에게 먹거리와 방한복 마져 올리지 못하고 있답니다.

 

마음이 아립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얼마나 추우세요. 이 엄동설한에...

얼마나 배고프세요. 단식농성도 아닌데...

 

지난해 말 기자회견을 대책위에서 했다고 합니다.

'현대중공업과 경찰의 반인권, 반인류적 작태를 규탄한다. 고공농성자에게 음식물과 방한용품을 즉각 반입하라'라는 내용의 기자 회견문을 낭독했다고 합니다.

 

사진으로 보았습니다.

마치 옛날 군부독재시절 백골단을 연상케하는 사진이 보였습니다.

중공업 경비대였습니다.

머리를 보호하는 오토바이용 헬맷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미 그들은
싸울것을 대비하고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현대중공업 자본가가 얼마나 위용있는가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중무장한 경비들은 양 갈래로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하는 곳을 에워 쌌더군요.

 

굶기면 내려온다.

이 얼마나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입니까.

굶기면 내려온다.

이 얼마나 노동자를 무시하는 태도입니까.

 

이나라 자본가의 태도는 하나도 변한게 없네요.

그럼에도 자본가의 소식지들은 한결같이 노사화합을 외치고

노사평화를 외치니 속빈강정이네요.

 

자본가들이 얼마나 노동자를 비웃고 있는지 알수 있네요.

형도 알지요?

자본가들이 이토록 노동자를 비웃고 있는건 다름 아니지요.

대기업 노조가 노사협조주의로 빠졌기 대문이고

진보라는 이름의 정치세력이 하나로 뭉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난 노조활동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요.

정치에 대해서도 잘은 모르지만요.

그렇게 어림짐작은 할수 있습니다.

 

영도형

제발 무사하세요.

제발 살아서 내려 오세요.

 

 

#굴뚝#미포조선#현대중공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간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노동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청소노동자도 노동귀족으로 사는 사회는 불가능한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