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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부터 부동산을 띄우는 이유가 뭘까?"

 

새해 첫 출근부터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이 들썩거린다"는 일부 신문의 보도가 포털사이트 주요 기사에 배치되자, 누리꾼들의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수작부리지 말라" 등의 강도 높은 비판이 많았다.

 

실제 현장의 설명은 어떨까?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규제완화, 개발 호재 등의 기대감으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가 올라갈 뿐"이라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가격 상승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결국 '일부 언론의 오버'란 뜻이다.

 

 <아시아경제>가 2일 보도한 '강남 집값 기지개.. 매수문의 빗발' 기사.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기사의 내용과 달리 "집값이 상승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가 2일 보도한 '강남 집값 기지개.. 매수문의 빗발' 기사.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기사의 내용과 달리 "집값이 상승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 <아시아경제> 화면 캡쳐

 

일부 신문 "강남 아파트 가격이 들썩거린다"

 

이날 누리꾼들의 성토 대상이 된 기사를 살펴보자. 바로 <아시아경제>의 '강남 집값 기지개… 매수 문의 빗발'이라는 기사로, 이날 오후 한때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본 경제 뉴스'에 오르기도 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들썩이고 있다"고 시작하는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은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을 법정 상한선까지 허용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에 따라 대치동 은마아파트, 개포동 주공1단지, 잠실동 주공5단지 등의 매매가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일 오전 6시 17분에 송고된 이 기사는 "개포동 공인중개사무소들이 12월 31일~1월 1일 단체휴무에 들어갔음에도 전화통이 불이 났었다"며 "2일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시아경제>는 또한 "제2롯데월드 건축 심의 요청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집값 상승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3주전 7억원대였던 잠실 주공아파트 112㎡(34평형)가 현재 9억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폭탄 돌리느라 애쓴다", "강남 부녀회에서 세뱃돈 받았느냐" 등의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다음 주요뉴스에 올라온 <헤럴드경제>의 '강남 3구 트리플 호재 반색'이라는 기사도 만만치 않는 비판댓글 숫자를 보이고 있다.

 

기사는 "강남에는 재건축 단지 용적률 상향, 투기지구·투기과열지구 해제, 잠실 제2롯데월드 건축 등 트리플 호재에 지하철 9호선 개통 등의 복합 호재가 자리 잡고 있다"며 "잠실 주공5단지 등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아이디 '상변선생'은 "'차라리 용암이 뜨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을 하라"고 비판했고, 아이디 '삼UL'은 "조중동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기사와 뒷일을 감당하지 않는 터프한 헤드라인"이라고 비꼬았다.

 

 <헤럴드경제>가 2일 보도한 '강남 3구 트리플 호재 반색' 기사.
<헤럴드경제>가 2일 보도한 '강남 3구 트리플 호재 반색' 기사. ⓒ <헤럴드경제> 화면 캡쳐

 

현장 분위기 "집값 상승? 기미도 안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 현장의 분위기는 어떨까? 일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최근 평소보다 많은 문의 전화가 걸려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만 올라갈 뿐, 가격이 상승한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앞에 소개된 기사에서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소개된 잠실동 주공아파트 5단지 인근의 A공인중개사무소의 이재천(가명) 대표는 "기사의 내용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름 전, 112㎡형이 7억7천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매도자들이 매물 가격을 9억원으로 올렸다"며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함께 강남 3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와 제2롯데월드 건축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들썩거리는 건 아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그는 "예비 매수자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시중에 돈이 없고, 급매물이 사라진 상황에서 어떻게 거래가 이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사 내용은 언론의 기대감을 나타낸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인근의 최호진(가명)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달 전, 49.5㎡(15평)가 6억5천만원 내외에서 거래됐고, 현재 호가가 수 천만원 올랐다"면서도 "이곳은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때마다 관심을 갖는 곳으로, 이를 가격 상승과 연결시키는 건 언론이 오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시장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중론이다. 박흥수(가명)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02㎡(31평) 매물 가격이 8억 5천만원 내외로 큰 변화가 없다"며 "문의 전화도 많이 오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시장 상황을 남들보다 긍정적으로 본다는 공인중개사 김동인(가명)씨는 "최근 들어 매도자들이 매물을 철회하고, 일부 급매물이 소화되고 있다"면서도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상승할 거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는 이번 주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0.09% 하락해 1주 만에 하락 반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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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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