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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대가리는 왜 버리나요?

어두일미- 대가리 모여라.
 어두일미- 대가리 모여라.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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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외할머니는 장날(5일장)이 되면 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하셨다. 장이 파할 때쯤 가면 팔고 남은 생선을 종이에 싸서 집으로 돌려보냈는데 갈치, 명태, 조기, 병어… 그때는 명태나 갈치가 지금처럼 귀하지 않고 흔히 먹을 수 있는 생선이었는데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명태나 갈치는 내장은 물론이고 대가리도 젓갈을 담아 먹기도 했는데 어릴 때지만 그 맛은 지금도 기억해낼 수가 있다.

도시로 이사온 후에 생선을 사온 어머니는 뭔가가 못마땅한 표정일 때가 있었다.

'아따 여기사람들은 대가리는 안 묵는갑다..'

생선 대가리를 안주 는것이 못마땅했지만 도시생활에 적응이 안된 어머니는 가게주인에게
따지지 못하고 그냥 오신거다. 생선을 토막쳐서 손질까지 해주는것이 나에게도 낯설었다.

마트나 재래시장을 가더라도 생선대가리를 그냥 주는 일은 없다. 물론 몇몇 특정 생선에 한정된 경우로 동태 같은 국거리탕이나 도미처럼 대가리가 큰 생선들은 대가리맛이 일품이므로 절대 빠지면 안되는 것이고 주로 구이나 조림용으로 먹는 고등어류의 생선들 말이다. 하지만 어두일미(魚頭一味)라고 하지 않던가. 잘 챙겨오면 밥도둑을 만들 수 있다.

생선을 구입할 때 '대가리도 챙겨주세요' 말하면 된다. 먹을 것이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사료로 줄 것이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요리해서 먹을 것이라고 말하면 씨익 웃으면서 날카로운 앞이빨 부분은 다듬어준다. 대가리에는 살코기가 적더라도 다른 부위에서 맛볼 수 없는 맛이 있다. 꼭 드셔보시기를...  무우나 묵은지를 넣고 조림을 하면 맛있다.

대가리 조림. 밥도둑이다.
 대가리 조림. 밥도둑이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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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해, 공짜로 소고기맛 좀 보시렵니까?

올해가 기축년(己丑年) 소의 해라고 한다. 방송에서도 12간지의 역사에서부터 먹을거리 까지 다양하게 소개해 주는데 먹을거리가 눈에 들어오지만 그림의 고기일 뿐이다. 소는 머리에서 꼬리까지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할 정도로 각 부위별로 조리법과 맛이 다르다.

육개장이나 순두부처럼 얼큰한 국물을 보면 빨간고추기름이 뜨는데 얼큰한 맛을 낼 때 사용하는 고추 양념에 들어가는것이 흔히 '소기름'이라고 부르는 지방 부분이다. 소기름으로 고추양념을 만들어 두면 조리할 때 맛을 내기 좋고 소기름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

소기름 정육점에 가면 공짜로 얻을수 있다.
 소기름 정육점에 가면 공짜로 얻을수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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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이나 동네 정육점에 가서 고기를 살 때 '소기름 좀 얻을수 있나요' 하면 얻을 수 있다. 소기름으로 만든 고추양념은 우리집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쓴다.

소기름에 고추가루를 볶아주면 양념이 된다.
 소기름에 고추가루를 볶아주면 양념이 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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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의 약한 불에서 천천히 소기름을 달구어 기름을 짜낸다. 고운 고춧가루를 소기름에 섞어서 볶아준다(뜨겁게 볶아내면 고추 풋내를 없앨 수 있다). 볶아낸 고추 양념에 추가로 마늘, 생강, 양파를 갈아서 섞어주면 된다.

간을 좀 해두려면 세우젓을 갈아서 넣어주거나 소금으로 간을 해도 된다. 냉장고에 보관해놓고 얼큰한 국물이나 볶음요리에 적당량을 넣어주고 맛을 내면 된다.

얼큰한 시래기탕 이마에 땀이 송송..
 얼큰한 시래기탕 이마에 땀이 송송..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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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에 얼큰한 맛을 낼 때도 좋다.
 순두부에 얼큰한 맛을 낼 때도 좋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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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생선, #대가리,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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