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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새해가 밝았다.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도약의 길을 힘차게 열어갈 미래의 주역들이 사회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 따뜻한 가정에서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과는 달리 부모가 없거나 병이 들어 혹은 장애를 안고 태어나 절망속에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새해의 희망이 싹트고 있다. 기축년을 맞아 생활 형편이 어려운 소띠 아이들을 만나 새해의 희망찬 꿈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저소득층 아이들 공부방 푸른학교(청주시 복대·모충동)

경기침체 여파로 후원의 손길이 뜸해진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인 푸른학교.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게 느껴지지만 아이들 입가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래의 밝은 내일을 꿈꾸며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 중 2009년 소띠 해를 맞는 송화의 느낌은 남다르다.

1997년생 소띠 최송화양(초 5)은 "1학년 때부터 공부방에 나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장난도 치면서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며 "하루 일과 중 푸른학교에 오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송화는 화가가 꿈이다.

최 양은 "평소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매일 그림연습을 하고 푸른학교에서도 미술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다"면서 "미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신윤복·김홍도 같은 훌륭한 화가가 되고 싶다"며 장래 희망을 밝혔다.

최 양은 "온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적지만 새해에는 꼭 아빠·엄마·동생과 함께 놀이동산에 가고 싶은 게 올해의 작은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대병원 소아암 병동

지난 5월 림프성 백혈병으로 충북대학교병원에 입원한 성락이의 작은 새해 소망은 놀이터에 가 보는 것이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격리 병실에서 아빠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은 강성락군(12)은 간호사 누나의 허락 없이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 조차 쉽지 않다. 강 군은 "친 구들과 놀이터에 나가 마음껏 놀아보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 과학에 재능을 보이는 성락이는 자신과 같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줄 수 있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

강 군은 "병에 걸려서 와보니 나보다 더 아픈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백혈병을 비롯해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생명공학자가 되고 싶다"고 장래희망을 말했다. 강 군의 아버지(42)는 7개월여 간의 간병생활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지만 2009년 새해에는 아이가 꼭 나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의료진의 얘기에 누구보다 기쁜 한해를 맞고 있다.

그는 "성락이가 힘든 항암치료를 잘 견뎌내서 내년이면 퇴원을 할 수 있다"며 "아직 통원 치료가 남았지만 하루빨리 성락이가 건강해져서 다른 아이들처럼 뛰어 노는 모습을 보는게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이라며 새해 소망을 기원했다.

충북재활원

충북재활원의 태민이는 성치 않은 몸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면 나쁜 사람들을 잡을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은 게 새해에 다짐한 소망이다. 방학이 되면 홀로 재활원에 남아 있어야 하는 김태민군(12·지적장애 3급)은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여느 초등학생들과 달리 방학이 싫다. 세상에는 나쁜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태민이의 꿈은 경찰관이다.

김 군은 "나쁜 일을 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어른들이 너무 많아요. 경찰관이 돼서 나쁜 아저씨들을 잡으러 다니고 싶다. 나같은 장애인들도 경찰관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후배들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달리기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는 김 군은 2009년 소띠 해를 맞아 어느때보다도 열심히 체력을 키우는 게 새해 목표다. 김 군은 "경찰관이 되려면 운동도 공부도 열심히 해야 되기 때문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내기로 약속했다"면서 새끼 손가락을 내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동들의 새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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