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교대 경기캠퍼스가 지난 2005년 안양에 개교한 지 4년이 돼 오는 2월, 첫 졸업생 배출을 앞두고 있으나 학교측이 졸업식을 인천캠퍼스에서 실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졸업생들은 졸업식 불참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경인교대와 학생들에 따르면 인천교대는 인천광역시 계산동에 인천 캠퍼스를, 안양시 석수동에는 경기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기캠퍼스는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학교 측은 인천·경기 양 캠퍼스에서 각각 졸업식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경기캠퍼스가 행사에 필요한 시설 등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천캠퍼스와 경기캠퍼스 졸업식을 합쳐 오는 2월 13일 인천 계산동에 위치한 인천캠퍼스에서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경인교대 교육지원처는 "학생들의 의사도 검토하고 논의했으나 경기캠퍼스 시설 여건이 현재 졸업식을 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 인천캠퍼스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학교측은 경기캠퍼스 학생 및 학부모를 위한 차량지원 등을 할 계획이다. 경기캠퍼스 학생과 학부모들이 오전 11시 인천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졸업식 행사(1시간정도 소요)에 참석한 후 학교에서 준비한 버스를 이용, 경기캠퍼스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기캠퍼스 첫 졸업생 수만 500여명에 후배들과 축하를 하러 올 가족 친지까지 합치면 어림잡아 2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이 안양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버스만 50여대를 대절해야 하고 차량 승차와 이동 등 적지않은 불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소식이 경기캠퍼스 학생들에게 전달되자 경인교대 홈페이지 '학교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불만의 목소리와 졸업식 불참 의사 표현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고 경기캠퍼스 학생들끼리 자체 졸업식을 개최하려는 움직임까지 일어나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박모씨는 "세상에 어떤 학생이 자신이 공부하던 정든 학교를 두고서 다른 학교에서 졸업식을 합니까?"라며 "경인교대는 하나의 학교라구요? 그냥 인천교육대학교라고 하세요. 도대체 인천교육대학교가 왜 안양에 있는 것일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씨는 "경기캠퍼스는 지난 4년동안 온갖 추억을 만들었던 곳으로 졸업식에 찾아오는 부모님과 친지분들에게도 경기캠퍼스의 모습을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경기캠퍼스 학생들은 경기캠퍼스에서 졸업식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학교측에 촉구했다.
또 한모씨는 "입학시험에 ROTC에 졸업식까지 한두 가지가 아니기에 부속학교로 취급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1회 졸업생을 배출하는 시점, 그 시작을 양보할 수는 없으며 상식적인 시각에서도 4년을 함께한 캠퍼스에 졸업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와관련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총학생회 운영위원회'는 '각 캠퍼스의 졸업식은 각 캠퍼스에서 할 것을 요구한다!' 제목의 글에서 "한 캠퍼스(인천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졸업식을 철회하고 양 캠퍼스(인천.경기)에서 따로 졸업식을 진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경기캠퍼스 총학생회 입장에 일부 학생들은 '나는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겠습니다' 등의 지지댓글을 달고 있다.
특히 경기캠퍼스 유아교육과는 "졸업식을 인천캠퍼스에서 강행될 시 전원 보이콧 하기로 하였다"고 밝히는 등 경기캠퍼스 졸업생들은 각 과별로 별도 학사모와 졸업 가운을 빌려 자체적으로 졸업식을 진행할 뜻을 표명하고 있다.
경인교대측은 5일 현재까지 졸업식 일정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공지하지 않고 있어 인천 캠퍼스에서 통합 졸업식을 강행할지, 일자 또는 시간을 달리하여 인천캠퍼스 경기캠퍼스로 별도 졸업식을 진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경인교대 경기캠퍼스는 경기도로부터 안양시 석수동 삼성산 자락의 21만9566㎡(6만7천여평)의 부지 및 시설비 899억원을 지원받아 2003년 12월 착공, 2005년 3월 1일 첫 신입생으로 494명을 모집해 개교했으며 현재 전체 학생수는 2천여명에 달한다.
경기도는 교육대학 설립을 위해 2001년 '경기교육대학 설립 1천만 서명운동'을 펼쳐 2003년 경기도가 대학 설립예산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경기캠퍼스 설립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개교이후 일부 문제점들도 도출돼 경기캠퍼스 설립에 1천억원대에 달하는 막대한 도민 세금이 투입됐음에도 경인교대측이 신입생 선발에서 도내 학생 30%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겠다는 도민과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난과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욱이 행정안전부는 지난 2006년 5월 경기도에 대한 감사에서 경인교대 경기캠퍼스가 지방자치법과 대학설립운영규정을 위반했다며 경기도에 부지와 건물을 국가기관에 매각하라고 처분조치를 내려 지난해까지 경기도와 정부 부처간에 줄다리기가 계속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