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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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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이 추진하는 ‘한민족 IT봉사단’으로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 소학교로 작년 9월 30일부터 12월 23일까지 3개월간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KADO에서는 중국, CIS등 한민족이 거주하는 국가에 봉사단을 파견하여 그곳에서 한국 문화, 역사, 그리고 정보화 교육을 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자고 일어나면 아침 일찍 조선족 소학교로 가야 한다는 착각이 들곤 합니다. 봉사를 다녀온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마음만은 아직 그 곳에 두고 온 것 같습니다. 차라리 한달정도 단기 봉사활동을 다녀왔다면 이렇게 그립지는 않았겠지만 3개월이라는 시간은 서로 정이 들기에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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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중국에 도착해서는 음식이 맞지 않아서 고생도 많이 했고 언어와 문화도 많은 차이가 있어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현지 학교 학생들은 너무 순수했습니다. 그 곳 학생들은 저희를 한국 선생님이라고 불렀고 학생들 사이에 우리의 인기는 정말 인기 아이돌 그룹 못지않았습니다.

언제나 우리가 길을 가면 학생들에게 둘러싸여서 제대로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떠난 부모님을 가진 학생들이 많아서 학생들은 헤어진다는 것을 무척 싫어했고 우리 팀의 마지막 수업시간에는 엉엉 우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 가지 놀란 것은 중국의 조선족 분들은 중국에서 오래 살아와서 조선의 옛 전통은 많이 남아있지는 않은 듯 보였지만 조선민족의 전통을 유지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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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팀이 봉사활동을 시작하자 교장선생님께서는 전통 예절 교육 시간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개설했고 예절 교육 시간에는 다른 선생님들도 참관해서 예절을 함께 배웠습니다. 또한 교장선생님께서는 봉사활동을 마치기 전에는 50여분의 현지 선생님을 모시고 전통예절 공개수업을 진행해 달라고 부탁하셨고 그 수업내용을 녹화해서 앞으로 봉사단이 떠난 후에도 학생들이 예절교육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수업자료로 활용한다고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통 미술로 서예, 수묵화, 수묵담채화 교육을 했고, 컴퓨터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조선족 분들이 조선의 전통을 유지 할 수 있는 데에는 중국의 교육정책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시교육청에서는 소수민족의 전통을 유지하게 하는데 많은 도움과 자금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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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지 선생님들이 내년에 파견될 봉사단은 꼭 전통놀이 교육도 실시해 달라고 부탁까지 하는 모습에 정말 조선 민족의 전통을 지키려는 의지에 한민족으로서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각지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들을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조선민족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중국현지에서는 조선족은 어느 분야든  최고로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없다고 합니다. 분명히 한족에 비해 차별 대우가 존재했고 완전 중국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사람으로 그들은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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