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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 마스터>겉그림. 아서 미· J.A. 해머튼 엮음, 정명진·서경호 옮김. 부글, 2008.
<경제학 마스터>겉그림. 아서 미· J.A. 해머튼 엮음, 정명진·서경호 옮김. 부글, 2008. ⓒ 부글

살다보면 직업상 그 일에 도통한 사람(전문가)이라서 핵심을 잘 헤아리는 경우가 있고, 직접 관련된 것은 없지만 깊은 관심을 갖고 파헤쳐 그 일에서 제법 쓸 만한 지식을 얻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먹고 사는 일에 직접 관계된 일(경제 또는 경제학)이라면 그 일을 직업으로 하였든 그렇지 않든 간에 적잖은 관심을 갖고 한마디씩 하게 마련이다. 먹고 사는 일이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공통분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구에게나 공통분모인 이 경제란 것을 조금만 깊이 살펴보려면 이만 저만 복잡한 게 아니다. 일단, 만드는 폭(공급)과 사는 폭(수요)이 어떻게 어울리느냐에 따라 경제 흐름이 달라지고, 전체 흐름을 살펴할 때나 경제 흐름이 지나치게 어긋나는 때에 정부가 조정 역할을 하려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겠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공급과 수요 관계는 어떤 원인에서 발생하고 어떤 원칙 아래 움직이는지, 또 경제와 정치와 어떤 관계를 지니는지 등을 묻기 시작하면 점점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먹고 사는 일이야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일이지만 그 원인을 따지고 논쟁하는 일이야 어디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던가.

 

가깝고도 먼 당신 '경제', 고전(古典)에 한 번 비춰볼까

 

경제는 마치 시시각각 변하는 생물체인 것 같다. 정치가 바로 그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생명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숨 쉬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관심을 갖고 끼어들게 되는 것은 경제나 정치나 마찬가지인가보다. 이럴 때는 늘 길잡이 역할을 해줄 이가 필요하다.

 

여하튼,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 흐름을 보면서 우리는 가끔 우리에게 조언해 줄만한 적절한 책을 찾게 된다. 우리가 보는 이 경제가 어떤 원리에서 돌아가는지 또는 경제 원리와 흐름을 분석하는 경제학 전문가·사상가들은 무슨 말을 했는지 궁금해지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질문을 하다 보면 당연히 경제학 고전이라는 것까지 관심을 갖게 된다.

 

이 책 <경제학 마스터>(부글 펴냄, 2008)가 바로 경제학 관련 고전들을 모아놓고 호소한다. 경제 원리와 흐름에 대해 따지는 데 나름대로 기여한 고전들을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게 말이다. 존 메이나트 케인스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포함하여 16권에 이르는, 오랜 명성을 지닌 경제학 관련 책들이 한 권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나는 학생 때 처음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하 일반이론)을 읽었다. 그리고는 아마 내 세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처럼 몇 십년간 다시는 그 책을 펼쳐보지 않았다. 현대 경제학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데 전념한다. 누가 70년 전에 처음 출판된 책을 보면서 시간을 낭비하려 하겠는가. 그러나 여전히 『일반이론』은 읽고 또 읽을 가치가 있다. 단지 경제에 대한 가르침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경제사상 발전사의 본질을 알기 위함이다. 경제학과 학생 시절, 난 케인스의 번뜩이는 재치와 현란한 산문을 좋아했다. 하지만 정교하게 방법론을 설명하는 부분은 힘들게 읽어냈거나 대충 넘겨버렸다. 수백 편의 논문을 쓴 중년의 경제학자가 된 뒤에야 매우 다른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본 『일반이론』은 외경(畏敬) 자체였다. 예전에 따분해보이던 대목은 경제학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거대한 역작이었다."(폴 크루그만이 한 말, <경제학 마스터>, 5에서 재인용.)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만이 존 케인스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 지닌 가치를 ‘재발견’한 것을 예로 들면서, 옮긴이들은 가깝고도 먼 경제학 뿌리를 고전에서 ‘재발견’하기를 권유한다. 그것이 오래 오래 가치를 지닐 깊은 지식으로 남으리라는 뜻이겠다.

 

책은, 거시경제학을 태동시킨 ▲존 메이나드 케인스(1883~1946)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비롯하여 ▲이반 블로흐(1836~1902)의 <전쟁의 미래> ▲에드워드 벨러미(1850~1898)의 <과거를 돌아보며> ▲헨리 조지(1839~1897)의 <진보와 빈곤>, ▲칼 마르크스(1818~1883)의 <자본론>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의 <정치경제학 원리> ▲오귀스트 콩트(1798~1857)의 <실증철학강의> ▲토머스 로버트 맬더스(1766~1834)의 <인구론> ▲토머스 페인(1737~1809)의 <인간의 권리> ▲에드먼드 버크(1729~1797)의 <프랑스 혁명에 관한 고찰> ▲제러미 벤담(1748~1832)의 <도덕과 입법의 원리들> ▲애덤 스미스(1723~1790)의 <국부론>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사회계약론> ▲몽테스키외(1689~1755)의 <법의 정신> ▲토머스 홉스(1588~1679)의 <리바이어던>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의 <군주론>등 총 16권을 담고 있다. 토머스 홉스, 니콜로 마키아벨리를 뺀 나머지 14명은 생애 중심 시기를 18~20세기 사이에 보냈다.

 

한편, 이 책에 등장하는 경제학 고전 16권이 원본 내용 그대로 소개된 것은 아니다. 아서 미와 J.A 해머튼이 각 권 핵심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하여 나온 책이 바로 이 책 <경제학 마스터>이다. 그리고, 소개하는 각 책 처음에는 해당 저자에 관한 간략한 이력, 주요 저서, 활동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 나온다.

 

참고로, ‘위기에 더욱 빛나는 경제학 고전 16권’이라는 부제(한국판)가 모든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될지는 잘 모르겠다. 고전이라는 말에 선뜻 눈길이 가면서도 고전이 지닌 시대 한계 때문에 의외로 낯설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전이라 일컫는 책들 내용 전체도 아니고 요약·정리한 것이어서 각 책에 대한 기본 이해가 없는 이로서는 아무래도 단번에 충분히 이해하며 읽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이 소개하는 16권 고전이 애초부터 어려운 게 아니냐는 문제 역시 각자 판단에 맡길 일이다. 엮은이들이 더할 나위 없이 각 책 핵심을 잘 요약·정리했다 하더라도 말이다. 하루에 고전 1권씩 보름 정도에 걸쳐 읽어 가면 좋겠다. 그 사이사이에 해당 책과 지은이에 관한 정보를 인터넷이나 다른 책을 통해 따로 더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덧붙이는 글 | <경제학 마스터> 존 메이나드 케인스 외 지음. 아서 미· J.A. 해머튼 엮음. 정명진·서경호 옮김. 부글, 2008.


경제학 마스터 - 위기에 더욱 빛나는 경제학 고전 16권

존 메이나드 케인.헨리 조지즈 외 지음, 서경호.정명진 외 옮김, 부글북스(2008)


#경제학 마스터#경제학#경제#고전#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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