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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해 겨울은 참 따뜻했는데 올 겨울은 몹시 춥게 느껴집니다. 나의 건강이나 나이로 보아 머지않아 저승에 갈 나이지만…."  "반가워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이끌어 주셔서 감사해요."  "당신은 대한민국의 자랑이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우리 아이들 자긍심의 표본이 될 것입니다. 어디서든 지켜볼 수 있는 역사의 주인공으로 영원히 남길 바랍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방문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쓴 엽서 내용이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지난해 연말 봉하마을 만남의광장에 '희망우체통'을 설치했으며, 6일 저녁 수거해 정리했는데 무려 1000통의 엽서가 모였다.

 

노사모는 만남의광장에 '희망우체통'과 함께 노란색 '희망리본', '희망탑'을 달거나 설치했다. 방문객들이 노 전 대통령한테 하고 싶은 말은 엽서나 리본에 써서 우체통에 넣거나 달도록 한 것이다.

 

희망우체통에는 어린 학생부터 어른이 쓴 엽서가 가득 들어 있었다. 지역도 부산·경남뿐만 아니라 호남과 충청권 등 전국에 걸쳐 있다.

 

 

한 초등학생은 "노무현 대통령께. 우리 아빠가 제일 좋아하시는 분이세요"라고, 주부라고 소개한 방문객은 "당신에게는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습니다"고, 설아무개씨는 "지난 방문 때 소매 끝으로 나온 언 손가락을 어루만지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언 손을 잡아 드릴 수 없지만 마음으로 따뜻한 입김을 드려요"라고 말했다.

 

60대 노인은 "60년을 살아오면서 나 아닌 다른 사람으로 가슴 아프기는 처음입니다. 움츠려들지 말고 항상 당당하세요"라고, 한 초등학생은 "변호사가 꿈인데, 대통령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대통령이 될 거예요"라고 엽서에 썼다.

 

베트남에서 온 방문객도 한글로 엽서를 썼는데, 그는 "베트남에서 왔어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지내세요"라고 말했다.

 

 

노사모 사무국장(아이디 '필승')은 "방문객들은 희망엽서가 노 전 대통령께 직접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7일 비서진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건평씨의 세종증권 매각 비리 개입 의혹이 한창 불거졌던 지난해 12월 5일 생가를 찾은 방문객 앞에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 나오겠다"고 인사한 뒤 사저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봉하마을에는 새해 들어 방문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노건평씨 사건이 터지자 한때 방문객이 줄어들기도 했는데, 봉하마을 관광안내센터에 따르면 새해 첫날에만 1000여명, 이튿날에는 2500여명이 방문했다.

 


태그:#봉하마을, #희망우체통,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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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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