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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 사무실. 안건수 소장(왼쪽부터) 김미나 간사, 최한나 씨
▲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 사무실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 사무실. 안건수 소장(왼쪽부터) 김미나 간사, 최한나 씨
ⓒ 강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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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외국인노동자 사이의 문화·언어·인종·종교의 벽을 허물고 '함께 나누며 함께 웃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단체가 있다.

지난 2004년 11월16일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창립된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소장 안건수·청주시 복대동)'는 외국인노동자의 인권유린사례를 비롯해 각종 피해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외국인노동자 인권 지킴이자 만능 해결사'로 이미 외국인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나 있다.

소장을 포함한 3명의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는 인원노동상담, 교육사업, 문화·복지사업을 매년 빠짐없이 추진하는 등 늘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복지회는 특히, 지난해 수백여건에 이르는 노동관련 상담을 진행하는 등 외국인노동자들에게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복지회는 지난 한해 동안 노동상담과 관련해 급여·퇴직금 등 임금관련 상담 155건, 부당노동행위·사업체 변경 문제 상담 60건, 의료상담 15건, 산업재해 상담 8건 등 모두 238건을 처리했다. 외국인근로자들의 끊임 없는 도움 요청에 해를 넘겨 진행중인 상담 사례만 해도 60건에 이른다.

가장 많은 노동상담은 퇴직금 미지급이나 4대보험 미가입에 따른 강제 해고, 임금체불, 산업재해시 근로복지공단의 형식적인 판정으로 병원을 가지 못하는 사례 등으로, 다양한 계층의 외국인노동자들이 고용 불안 등을 호소하고 있다.

복지회는 설연휴 이주노동자와 이주결혼여성과 함께 하는 '스키여행 행사'와 '스리랑카 연예인 초청 공연', 각 나라별 전통음식체험가 공연을 펼치는 '외국인의 날 문화축제', 각 나라의 문화와 풍습을 알리는 '지역특화 문화축제', 이주민과 함께하는 '한국전통문화(도자기, 토우만들기) 체험' 등 서로의 문화를 뛰어넘어 모두가 함께하는 문화·체육대회를 해마다 열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한글교육과 노동·출입국 관리법 교육, 컴퓨터 교육 등도 펼치고 있다. 이주인권연대 실무자 모임을 비롯해 외국인노동자와 함께 하는 모임, 이주인권연대 대표자 회의·수련회·사회통합 토론회·세미나·심포지엄 등 인권연대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김미나 간사는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인권 보호를 위해 노동상담을 통한 법률지원, 노동법 교육, 노동기본권 홍보와 각종 관련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며 "타국에서 소외되고 외롭고 고통받는 외국인노동자들의 권리 찾기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나 같은 사람도 있어야 약자들 도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인터뷰] 안건수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 소장

"남들은 요즘 같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왜 평범하고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아무런 대가도 없는 고난의 길을 자처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나 같은 사람도 있어야 사회 약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충북지역 외국인노동자들의 안식처이자 아버지 큰 형님 같은 존재인 안건수(47) 소장. 안 소장은 6년 전 당시 신협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던 중 오랫동안 활동해 온 한 교회 모임에서 외국인근로자들이 각종 피해를 당해도 마땅히 도와줄 곳도 기댈 곳도 없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는 얘기를 접하고 이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무작정 뛰어 들었다.

안 소장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외국인근로자는 불평등과 불이익을 받는 등의 인권 유린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 소장은 "이주노동자 100만명 시대에도 내것이라는 정체성이 강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도 외국인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갖고 있다"며 "이상하게도 서구 문화는 부러움을 갖고 적극 받아들이는 반면 후진국 사람들은 괄시하고 멸시하는 이기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국민들의 생각 자체가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줘야만 하는 측은한 존재가 아니라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친구이자 이웃이라는 변화된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그들도 우리나라 근로자이고 우리나라 발전에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인 만큼 근무여건 뿐만 아니라 일한 뒤 편히 쉬고 생활할 수 있는 그들의 문화·교육적 환경여건이 시급이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에 대해 "지자체는 이주여성에는 그나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주노동자들을 배려하고 생각해주는 지원책은 전무하다"며 "외국인노동자들도 오로지 일만하는 기계가 아니라 이들도 우리나라의 문화나 그들의 문화를 만끽하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수년간 일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그들의 언어로 쓰여진 책 한권 읽을 수 없는 사회적 현실을 보더라도 노동 착취만 당한 외국인근로자들이 얼마나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자체와 국민들의 관심 속에 이들을 위한 문화·복지·교육·상담이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는 종합적인 시스템이 꼭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외국인노동자, #외국인인권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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