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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과불식  씨과실은 먹지 않고 땅에 묻어 이듬 해 봄의 새싹이 됩니다.
석과불식 씨과실은 먹지 않고 땅에 묻어 이듬 해 봄의 새싹이 됩니다. ⓒ 더불어숲 홈피

 

노회찬마들연구소 주최로 서울북부고용지원센터 1월 7일 10층 대강당에서 신영복 선생의 강연이 있었다. 집에서부터 여유있게 걸어서 7시 30분 정각에 도착했다. 나 외에도 여러 사람이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

 

강연장은 꽉 차고 보조의자까지도 꽉 차고 뒤에 설 자리도 부족한데  사람은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앞에 야외용 돗자리 깔아놨으니 앞으로 와서 앉아서 들으란다. 늦게 온 것이 오히려 로얄석에 앉게 되었다.

 

곧 강연은 시작되었고 강연 안내 요지도 미리 준비돼 있었다.  당신의 경험을 예화로 들어주시며 아주 적절한 비유로 설명을 하시며 청중들을 웃게 하셨다. 2시간을 쪼그리고 앉아 듣는데 다리가 저려 자세를 뒤척거리면서도 강의 내용은 하나도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다음은 선생의 강연 요지다.

 

성찰과 모색

 

1. 희망의 언어 석과불식(碩果不食)

2. 우리시대 인간의 위상

3. 근대사회의 패러다임

4. 오래된 미래

5.「나의 대학시절」

6. 물은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7. 가장 먼 여행

 

석과(碩果)란 씨과실 즉 가지 끝에 마지막 남은 한 개의 과실입니다. 석과는 먹지 않고 이듬 해 봄의 새싹이 됩니다.이 <씨과실>을 먹지 않고 새싹으로 키워내는 석과불식이 바로 희망의 언어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성찰을 해야 하고 잎을 떨구어 앙상한 가지를 직시하고 떨어진 낙엽으로 뿌리를 거름해야 하고 거름해야 할 뿌리란 바로 사람입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사람 사이에선 관계가 이루어지는데 관계는 만남으로써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대사회는 익명성의 사회이고 만남이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통이 없고 인간의 정체성이 제대로 설 수가 없습니다.

 

현대에는 과학이 발달하고 미디어 등이 발달하면서 서로간에 만남이 없어도 서로를 잘 안다고 하는데 이것이 환상입니다. 사물을 보지 않고도 사전만 보고도 많은 것을 안다고 하는데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만남이란 관계이고 관계란 한걸음 한걸음 신뢰가 쌓여가는 것입니다.

 

 인간=구두 OOO켤레나 혹은 다른 물질로 비교하면 언짢아 하면서도 연봉1억인 사람이라고 하면 별로 언짢은 감정을 비치지 않고 때에 따라선 흐뭇해하기까지 하는 것. 이것은 인간을 보는 방식이 문제입니다. 인식이 문제입니다.인간의 정체성이  황폐화된 것입니다. 구두 OOO켤레나 연봉1억이나 결국은 물질을 등가물로 비유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인간을 하나의 상품으로 보는 것. 과연 올바른 정체성인지 반성해봐야 할 일 입니다.

 

이렇게 몰아가는 것은 우리 사회가 패권논리에 물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변화해야 합니다. 논어의 화동담론(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이 이것을 잘 보여 줍니다. 진정한 화(和)란 자신이 변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자신이 변하려면 관계를 회복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 환상을 버려야만 가능합니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낮은 곳으로의 연대(下方連帶)가 필요하고  연대란 만남이고 만남은 방법이기 이전에 그 자체가 삶의 내용이고 목적입니다.

 

잎사귀를 떨고 자신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더 나아가 우리사회를 새롭게 바꾸어 가는 일은 대단히 먼 여정이며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과 "가슴으로부터 발에 이르는 여행"입니다. 이 긴 여정을 견디게 하는 것이 양심과 자부심이고 양심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모처럼 뿌듯했다. 추위 속에 암울한 한해를 시작하는데 가슴 속에 희망의 불씨가 지펴졌다. 그동안 나름대로 어렵게 살아온 것이, 비주류로 살아온 것이 궁색해 보이고 때로는 서글펐는데 오늘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위안이 되었다.

 

다들 사교육에 휘둘려 또는 앞장서서 달려갈 때 무모할 정도로 소신있게(?) 사교육없이 두 애들 고등학교 졸업시켰고, 남들 주택마련에 허리띠 졸라매며 허걱거릴 때, 세상의 것들은 내것이 아니고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며 결혼 후 20여년이 지나도록 집 한 번 가져 본 적 없고, 번듯한 자동차 한 번 가져보지 못하고도 당당하게 살아왔다. 아이들 기죽지 않고 살아왔다.

 

선생님은 강연하실 때 힘과 에너지가 넘쳐 보이셨다.

"선생님  당신은 우리의 희망이고 촛불입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세요!"

"앞으로도 오래오래 우리에게 더 많은 희망의 언어를 전해 주세요."

 

ⓒ 더불어숲 홈피

#신영복#감옥으로부터의 사색#성찰과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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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과 감동은 늙지 않는다"라는 말을 신조로 삼으며 오늘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움이 주는 설레임을 추구하고 무디어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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