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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을 보도하는 AFP
 영국 해리 왕자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을 보도하는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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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의 왕위 계승 서열 3위 해리 왕자(24)가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AFP,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시간으로 12일 "해리 왕자가 3년 전 사관생도 시절 동료들에게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가 공개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뉴스 오브 더 월드>가 공개한 이번 비디오에서 해리 왕자는 지난 2006년 해외훈련을 위해 공항에서 항공기 탑승을 기다리던 중 곁에 있던 아시아계 동료 생도에서 '파키 친구(Paki friend)'라고 불렀다. 

'파키'는 파키스탄이나 인도 등 주로 남아시아 이민자들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인 단어로서 금기시되고 있는 표현이다.

사관생도들의 훈련을 촬영한 화면에서는 해리 왕자가 군사용 위장술을 한 동료에게 "레그헤드처럼 보인다(you look like a raghead)"고 말했다. '두건 머리'로 번역되는 '레그헤드' 역시 아랍인을 비하할 때 쓰이는 인종차별적 단어다.

해리 왕자의 동료 생도가 촬영한 이 비디오가 보도되자 영국 왕실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문을 발표하며 해명에 나섰다.

영국 왕실 대변인은 "해리 왕자는 자신이 한 말들이 아주 공격적인 표현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깊은 유감(extremely sorry)을 나타냈다"며 "인종차별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해리 왕자는 탈레반이나 이라크의 반군세력들을 의미하는 뜻으로 '래그헤드'라고 단어를 쓴 것이며 아랍인들을 비하하는 뜻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왕실의 사과에도 해리 왕자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던 파키스탄 출신 생도의 아버지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깊은 상처를 받았다"며 "해리 왕자가 직접 파키스탄 정부에 사과해야할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여기에 영국 야당의 데이비드 카메론 보수당 당수도 "해리 왕자의 발언들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unacceptable) 실수였다"고 비판에 가세하면서 사태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해리 왕자는 지난 2005년 나치 제복을 입고 가장무도회에 참석해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지난해에는 아프가니스탄 최전선 복무에 나서면서 영국 왕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다는 칭찬도 받는 등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태그:#영국왕실, #해리 왕자,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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