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지난 15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남북관계 등에 대해 언급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제발 가만히 계시라"고 충고했다.
이 총재는 16일 오전 국회 자유선진당 대표실에서 열린 5역 회의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제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남북관계에 관한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면서 "한마디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입을 뗐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의 첫 단추를 잘못 낀 장본인"이라며 "햇볕정책 10년 동안 북한은 선군정치의 기치 아래 핵무기를 개발했고, 이제는 핵보유국으로 행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열기 위해서는 먼저 대북 삐라 살포를 중지시키고 6·15, 10·4 선언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것은 북한의 억지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머리를 숙이라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대북 삐라 살포는 우리 헌법상 인정된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행위다,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막으라는 이야기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또 "6·15, 10·4 선언은 비록 전임 대통령이 해놓은 것이라 하더라도 현 대통령은 공동 선언에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수정 및 변경할 책무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지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요구는 전혀 남북관계의 실상, 남북경색의 원인이 어디 있는지를 외면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김 전 대통령이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에게 '북한에게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일괄 타결의 모개 협상을 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일괄 타결은 김 전 대통령 당시에도 이미 나왔던 이야기"라며 "이미 10년이 지나 시대와 상황이 바뀐 지금에 와서 이러한 일괄 타결을 요구하는 김 대통령의 사고는 10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 총재는 다시 한 번 "김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경색에 관해서는 직접 남북 정상회담을 처음으로 성사시켰고 그 후 10년 간 매우 왜곡된 남북관계를 이끌어 온 당사자"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해야 할 입장이지 이렇게 북한을 대변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끝으로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이라면 이러한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제발 전직 대통령들은 가만히 계시는 것이 나라를 위해서 도움이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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