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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기어이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지금까지 보도된 바에 의하면 용산 철거현장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죽었다고 한다. 중태에 빠진 사람들 중에서 앞으로 사망자는 더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최소한 6명이나 죽은 이번 참사의 책임을 두고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나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이 그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물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과잉충성'을 한 이들의 책임이 큰 것은 사실이다. 이들은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일으킨 더 큰 주범은 따로 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초부터 4대 권력기관장의 물갈이와 함께 개각을 추진하면서 이른바 '공안정국'을 예고했다. 거기에다 소위 '짝퉁 대운하'를 비롯해 한강변 스카이라인이니 잠실 제2롯데월드니 하면서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한 무리한 '개발'들을 계속 밀어붙였다.

 

6명이나 죽은 이번 참사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개발'과 '공안' 두 가지다. '개발'을 밀어붙이고 거기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가차 없이 '공안'을 동원해 진압하겠다는 것이 바로 이명박 정권이 내세운 방침이다. 국민들의 '생존'은 안중에도 없고 소위 '준법'이라는 탈을 쓴 공안을 내세워 국민들을 강압적으로 지배하겠다는 속셈이다.

 

잠실 제2롯데월드 사건을 봐도 그렇다. 이명박 정권의 '개발' 앞에서는 국민의 생존은커녕 '국가안보' 마저도 손쉽게 버릴 수 있는 대상이다. 군대마저도 이런 정권에 찍소리 못하는 마당에 힘없고 돈 없는 철거민들이야 사람으로 보일 리가 있겠는가? 이명박 정권의 눈에 철거민들은 단지 쓸어 없애버려야 할 사람들처럼 보일 것이다.   

 

또한 이번 참사는 비단 철거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앞으로 저항하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걸 소위 '시범케이스'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범 케이스'가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밀어붙인 '공안'과 '개발'이라는 악마의 불길이 애꿎은 철거민들과 경찰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다.

 

이명박 정권은 경제위기로 인해 올 봄에 쏟아져 나올 수많은 실업자들과 살기 힘든 국민들의 생존요구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이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지배하기 위해 지금까지 공안정국을 준비해왔다. 올 봄에 노동계의 춘투와 더불어 촛불집회라도 다시 시작된다면 정권유지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초조해하던 이명박 정권이 기어이 대형 사고를 저지르고야 말았다.

 

'개발'과 '공안'으로 철거민들과 경찰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들의 '피 값'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든 그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그것이 어떤 형태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 그가 기독교인 장로라고 하니 이승에서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면 저승에 가서라도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고영근 기자는 토지정의시민연대에서 정책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철거민,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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