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 책은 김중배 선생의 올곧은 삶이 녹아 있다.
▲ 대기자 김중배 신문기자 50년 이 책은 김중배 선생의 올곧은 삶이 녹아 있다.
ⓒ 나남

관련사진보기

영원한 언론인 김중배 선생의 50년의 삶과 글을 모은 <대기자 김중배, 신문기자 50년>(2009년 1월, 나남)이 '김중배 기자 50년 기념집 발간위원회'에서 출판됐다. 정확히 말해 기자 김중배의 삶은 올해로 51년째이다.

그의 삶과 글은 분명 우리사회의 하나의 신화이자 전설이었고, 우리 곁에 있는 큰 바위의 얼굴이었다. 지난 반세기의 그의 글과 삶을 조명한 <대기자 김중배, 신문기자 50년>은 말 그대로 우리 현대사 100년의 절반, 그것도 정확히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결정한 반세기의 속살을 읽어볼 수 있는 소중한 증언일 뿐만 아니라 그 시대가 남긴 귀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이 책은 김중배 선생의 평전이 아니다. 그의 글과 삶은 물론, 다수의 언론인, 시민운동가, 언론학자, 친구들이 함께 만드는 종합 평전일지이다. 현장 기자, 칼럼리스트, 언론운동가, 언론경영인, 친구로서의 김중배 기자 50년의 여러 모습을 솔직하게 그렸다.

이 책 제2부 '행동하는 지성인 김중배'를 기고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의 <동아일보>편집국장 강제 해직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언론자본 <동아일보>는 91년 8월 1일 김중배 국장을 돌연 해임했다. 동아 사주 김병관 사장은 김중배 국장을 경질한데 이어 사내간부들에게 보도지침이라는 문건을 회람시켰다. 김중배 국장의 편집방향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언론자본의 도전이었다. 김 국장은 즉각 사표를 던졌다. 기자 환송행사에서 그는 '가장 거대한 권력은 정치권력이 아니라 자본권력이다'라고 했다. 이어 '자본의 도전에 대응하는 하나의 몸부림으로 작은 초석을 놓으려 한다'라고 말하며 <동아일보>를 그만뒀다."

또 이 책을 통해 '엄동설한에 얼음장을 깨던 소리'를 기고한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행간을 읽어야 그의 글의 속뜻을 알 수 있다. 서슬 퍼런 감시의 눈길을 피하자니 김 선배는 하나하나의 단어에서 의미를 돌리고 돌려서 쓰는 느낌이었다. 어느 한 곳에서도 행간을 읽지 않고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뜻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읽고 또 읽어야 알 수 있었다. 그의 단어는 금서에 담긴 암기호 같아 약속된 의미를 깨닫기에는 숙독이 필요했다. 비유와 상징이 이어지는 그런 글의 연속이었다. 그는 그것을 우화(寓話)의 화법이라고 나중에 설파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제1부는 그가 쓴 글을 통해 시대의 주요 굴곡들을 예리하게 해부했고, 이를 바루기 위한 그의 노력이 어떠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제2부는 그와 함께 동고동락했던 시간과 사건들을 기억하고 그의 칼럼이 지니는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동아일보> 기자 시절부터 <한겨레신문>까지 자유언론실천의 도반이었던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 사장, 암울한 시대에 유배된 일본 동경 외곽의 좁은 다다미방을 찾기 시작하면서 그 언론의 의병장 신도가 되어버린 조상호 나남출판사 사장, 일산의 김삿갓으로 김중배 선생을 모시는 박호성 서강대 정외과 교수, 김종구 <한겨레>신문 편집국장, 엄기영 MBC 사장, 큰 아들 김일 등이 ‘김중배 기자 50년 기념집 발간위원회’의 멤버들이다.

김중배는 34년 전남 광주 출생으로 대학을 졸업한 직후인 1957년부터 63년까지 <한국일보>, <민국일보> 기자로, 이후 <동아일보> 기자, 논설위원, 편집국장을 지냈다. 그는 1990년 7월 <동아일보> 편집국장에 취임했고, 독재 권력의 탄압에 맞서다 강제 해직됐다. 91년 9월 6일 이임식에서 "언론은 이제 권력과 싸움에서 보다 원천적인 제약세력인 자본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93년 6월부터 94년 6월까지 한겨레신문 대표이사를 지냈다. 94년부터 99년까지 참연민주사회시민연대 공동대표, 98년 8월부터 2001년 2월까지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2001년부터 2003년 2월까지 문화방송 사장을 지냈다. 2004년부터‘포럼 언론광장’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태그:#김중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